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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북핵 신고는 뒤로" 핵 폐기 역행으로 간다


[사설: "정부 '북핵 신고는 뒤로' 핵 폐기 역행으로 간다," 조선일보, 2018. 10. 5, A39쪽.]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 워싱턴 포스트지 인터뷰에서 "미국이 종전 선언을 하고 북한이 이에 따라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할 경우 비핵화의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전 선언과 북한 핵 시설 신고를 맞바꾸자는 미국과, 종전 선언과 영변 핵 시설 폐기를 교환하자는 북한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북한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강 장관은 과거 미 부시 행정부가 북핵의 신고·검증을 추진하다 실패했던 사례를 들며 "북의 핵 신고는 미·북 간에 신뢰가 형성된 이후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런 편의주의를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폐기하겠다는 영변 원자로는 플루토늄 생산 시설로 이미 북은 핵무기를 고농축 우라늄탄으로 바꾼 지 오래다. 영변 원자로 역시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미사일 발사대처럼 사실상 쓸모를 다한 노후 시설이다. 미국 전문가 상당수는 이를 '고철'로 평가하고 있다. 영변 시설도 없애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그것으로 마치 비핵화에 큰 진전이나 이뤄진 듯이 하면 정작 핵탄두나 고농축우라늄 시설은 손도 대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 국제사회는 핵탄두와 고농축우라늄 시설은 어디 있는지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 '북핵 폐기'라는 것도 바로 이 핵탄두와 고농축우라늄 시설 폐기를 말하는 것이다. 이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사안을 뒤로 물리고 지엽에 불과한 영변 시설 철거와 종전 선언을 맞바꾸자는 것은 사실상 북핵 인정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종전 선언은 결국엔 유엔사령부 존폐 및 주한 미군 지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북이 앞으로 협상 과정을 잘게 잘라 점점 더 엄청난 요구를 해오면 북핵은 완전히 미궁에 빠지고 말 것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폐기를 놓고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폐기 시한 설정을 포기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어떤 사안이든 협상의 장기화는 곧 문제의 기정사실화로 이어진다. 북핵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트럼프는 무엇이든 가시적 성과를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고 김정은은 이를 잘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정부까지 북한 편을 들어 북핵 신고·검증을 기약 없이 뒤로 미루자고 하면 북핵 폐기가 아니라 핵 동결로 문제가 봉합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미·북 간에 이런 식의 타협이 이뤄지려는 기미만 보여도 한국 정부가 가로막고 나서야 할 입장이다. 미국과 싸울 각오까지 해야 한다. 그런데 정반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 지구상에 핵실험까지 마친 나라가 핵을 포기한 사례는 단 하나도 없다. 북은 여섯 번이나 핵실험을 했다. 북의 속마음 역시 '핵 보유 '라고 보는 것이 옳다. 이런 북을 핵 포기로 이끌려면 북이 싫어해도 핵탄두와 핵 시설이라는 문제의 본질로 들어가 치열하게 협상하고 압박해야 한다. 그런데 북이 싫어한다고 핵심 문제를 뒤로 돌리기 시작하면 북이 올바른 판단을 했더라도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있다. 지금은 한·미 정부가 쉬운 보여주기가 아니라 어렵지만 해야만 하는 일을 결단하고 해야 할 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4/20181004041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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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현 시점의 대북지원·대화 추구는 ‘북핵 제재’ 이탈이다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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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中 등 핵보유국이 북핵 안 막으면 NPT 흔들릴 것 293
32 北核의 목적은 적화통일이다 316
31 중국의 착각,미국의 오해 342
30 北 핵탄두 소형화, 미사일 탑재 가능… 美 본토에 실질적 위협 385
29 북핵 키운 그들의 망언 827
28 북핵 저지,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 882
27 왜 핵무장론인가? 777
26 북핵, 독자적 핵 억지력 보유가 해법이다 765
25 중국이 원유․쌀․돈줄 등 북한의 급소를 누를 때다 1011
24 나라, 국민 지키려면 '원치 않은 결단' 내릴 수 있다 755
23 北의 핵실험, 구경만 할 것인가 907
22 북이 대륙간 탄도탄(ICBM)을 만드는 이유 779
21 남이 핵 가져야 북이 협상한다 925
20 아무리 무기 좋아도 정신 무너지면 고철 881
19 '대한민국' 생존의 문제 925
18 고장난 무기부터 갈아치우라 887
17 북도발 규탄에 좌우 따로 없는 유럽 1146
16 한반도 비상시 미군 신속하게 증파 못할 것 1110
15 북 위협에 대한 원칙적 입장 필요하다 1079
14 북(北)은 우리를 겨냥한다 1089
13 이래도 '안보 위협'이 아닌가? 1124
12 북의 우라늄 농축 선언 1069
11 ‘핵 게임’ 김정일의 네 가지 노림수 1107
10 核도 갖고 南에 14조원 덤터기도 씌우려는 北 1033
9 결코 이행 못할 문서 또 생산 1016
8 북한 체제에 대한 이해 1121
7 미군철수→ 순식간 남한 적화(赤化) 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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