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괴물 미사일은 ‘현무-5′… 지하 100m 김정은 벙커, 한 방에 파괴
2022.10.05 13:37
괴물 미사일은 ‘현무-5′… 지하 100m 김정은 벙커, 한 방에 파괴
탄두 9t ‘세계 최대급’ 국군의날 영상 선보여
최장 3000㎞ 날아간다
[유용원, "괴물 미사일은 ‘현무-5′… 지하 100m 김정은 벙커, 한 방에 파괴," 조선일보, 2022. 10. 3, A8쪽.]
우리 군 당국이 1일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행사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 무기인 ‘괴물 미사일’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괴물 미사일은 ‘현무-5(Ⅴ)’로 명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무-5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8~9t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탄두 중량을 줄이면 3000㎞ 이상 날아가는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첫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은 물론 중국 등 주변 강국의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형 독침 무기’인 셈이다.
정부 소식통은 2일 “국군의 날 행사 영상에 등장한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은 종전 현무-4보다 탄두 중량 등에서 성능이 향상된 현무-5 미사일로 안다”고 했다. 군 당국의 현무-5 미사일 공개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도발 등에 대응하는 의미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과 우리 군의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군 관계자들은 대통령 기념사의 ‘압도적 대응’ 표현은 현무-5 등을 포함한 한미 연합군의 전력을 총동원해 북한 도발을 억지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1일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현무-5 영상은 1일 ‘한국형 3축 체계’의 ‘대량응징보복(KMPR)’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공개됐다.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라는 해설과 함께 6~7초 정도의 영상이 소개됐다. 현무-5는 발사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지상에서 발사되는 현무 탄도미사일들은 발사대에서 직접 엔진이 점화돼 발사되는 ‘핫 론치’(hot launch) 방식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현무-5는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공중으로 30여m가량 튀어오른 뒤 엔진이 점화돼 발사되는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이다. 한 소식통은 “무거운 탄두를 운반하는 현무-5의 엔진은 매우 강력해 발사대에서 직접 점화될 경우 발사대가 녹아내리는 등 부서질 가능성이 커 콜드 론치 방식을 택했다”고 전했다.
현무-5는 콜드 론치 방식으로 솟구친 뒤 엔진이 점화되기 직전 미사일 아래 부분에 붙어있던 보호판이 떨어져 나가고 접혀 있던 날개가 펼쳐치는 모습도 보였다. 크기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과 비슷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럴 경우 길이는 15~16m, 직경 1.6m 안팎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현무-5의 세계 최대급 탄두 중량에 주목하고 있다. 사거리 300㎞를 기준으로 8~9t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량응징보복의 핵심 무기로, 유사시 평양 주석궁과 지하 100m 이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벙커’를 단 1발로 무력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고폭탄 탄두를 달 경우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등을 단 1발로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 전문가인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8~9t 탄두는 기존 무기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놀라운 무게”라며 “탄두를 1t급 이하로 줄이면 3000㎞ 이상 충분히 날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거리 3000~3500㎞면 사실상 중국 전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어 유사시 주변 강국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사거리 3000~5500㎞는 중거리 미사일로 분류되기 때문에 현무-5는 사실상 한국의 첫 중거리 미사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