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반입이 중요한 이유

히로시마 원폭의 5000~6000배 전략핵무기는 실제 쓰긴 어려워
핵보유국이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는 소형 전술핵
美 전술핵 다시 들여오면 북핵 억지력 될 수 있어

[이용준,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반입이 중요한 이유," 조선일보, 2022. 10. 24, A34쪽.]

저명한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강대국들이 보유한 핵무기의 엄청난 파괴력이 그들 사이의 전쟁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세계 평화 유지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했다. 승자와 패자의 구별도 없고 전방과 후방의 구분도 없이 모두 함께 멸망하게 될 핵전쟁의 공포가 역설적으로 평화를 지켰다는 얘기다. 그건 사실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히로시마 원폭보다 훨씬 큰 핵탄두를 무려 5000개씩이나 보유하고 있지만 그건 전면 핵전쟁이 벌어지지 않는 한 사용이 불가능한 창고 속의 무기일 뿐이다. 어느 쪽이건 선제 핵 공격을 하면 즉각 보복 공격을 받아 공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475kt 수소탄두 8개가 장착된 다탄두 트라이던트II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핵잠수함 1척에 이런 미사일이 24기가 탑재되는데, 전체 폭발력 합계가 히로시마 원폭의 5500배나 된다. 러시아 핵무기는 더 엄청나다. 벨고로드급 핵잠수함에 탑재된 초대형 핵어뢰 포세이돈은 탄두가 최대 100Mt이라는데, 이는 히로시마 원폭의 6200배에 해당한다. 해상에서 500미터 높이의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켜 반경 1500km 이내의 모든 생명체를 초토화한다 해서 ‘지구 최후의 날(Doomsday)’ 핵무기라 불린다. 벨고로드급 핵잠수함에는 이런 핵어뢰가 6기나 탑재된다. 그러나 두 나라가 보유한 이런 가공할 전략핵무기들은 동반 자살을 각오하지 않는 한 아무도 먼저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전술핵무기다. 전략핵무기는 도시 단위 면적을 초토화하나, 전술핵무기는 히로시마 원폭보다 훨씬 작은 1kt 내외로서 전투 현장에서 반경 0.5~1km 정도를 초토화하는 용도이며, 방사능 확산도 제한적이다. 이는 미국이 냉전 시대에 소련 진영의 압도적 탱크 전력을 저지할 목적으로 개발해 서유럽과 한국에 배치했었고, 현재는 대부분 폐기되었다. 핵무기를 크게 만들기는 쉬워도 작게 만드는 건 고난도 기술이어서 현재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만 전술핵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패퇴하기 시작한 러시아가 궁여지책으로 핵 사용을 위협함에 따라 국제사회에 핵전쟁 공포가 급부상하고 있다. 물론 러시아가 핵무기를 쓰더라도 전략핵이 아닌 전술핵에 국한되겠지만, 미국과 나토(NATO) 진영의 강력한 응징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어서 선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유럽연합(EU)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떤 핵 공격이든 발생하면 러시아군은 군사적으로 전멸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고, 미국과 나토도 “심각한 후과”를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가 핵 사용을 강행할 경우, 나토의 강력한 재래식 무력 응징을 초래하게 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2017년 제6차 핵실험에서 핵무기 소형화와 수소탄 실험에 성공한 북한은 향후 제7차 핵실험을 통해 전술핵무기급 초소형 수소탄 실험을 실시할 전망이다. 북한이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에 이어 전술핵무기 제조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나, 만일 그것이 현실화한다면 한국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북한의 전략핵무기는 자멸을 각오하지 않는 한 사용할 수 없는 쇼윈도 속의 무기일지 모르나, 전술핵무기는 경우에 따라 실제 사용될 수도 있는 직접적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술핵을 사용하고도 국제사회의 강력한 응징을 받지 않는다면 북한은 전술핵 활용의 유혹을 강하게 느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전술핵 개발 움직임과 9월 ‘핵 선제 사용 법제화’ 발표에 자극받은 한국 정부는 미국 전술핵 재반입과 전략자산의 한국 상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듯하나, 미국이 쉽사리 응할 것 같지는 않다. 한국 내 미군 기지는 대부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과 장사정포 위협에 노출되어 있어 예민한 전략자산의 상주에 부적합하고, 전술핵무기 재반입은 다소 심리적 위안은 될지언정 100개 내외의 강력한 북한 전략핵무기에 대한 억지력이 될 수는 없다. 또한 유사시 미국 핵무기를 동맹국 전폭기가 대신 적국에 투발한다는 ‘핵공유’ 개념도 핵미사일 활용이 보편화된 현 시대의 전략 환경과는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핵보유국들이 실제 사용 가능한 핵무기는 현실적으로 소형 전술핵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전술핵 재반입은 북한의 전술핵 사용 의지를 차단하는 중요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번호 제목 조회 수
공지 화웨이의 충격적인 실체 172
공지 안보를 위태하게 하는 정부 184
공지 역설의 국제정치학 209
공지 2년 만에 월남 공산화 초래한 1973년 평화협정 1014
공지 평화에 취한 월남, 누구도 남침 믿지 않았다 1210
공지 월남의' 붉은 민주 투사'들 1029
공지 베트남, 패망전 비밀공산당원 5만명 암약 1105
공지 1975년 월남 패망(敗亡)의 교훈 1262
공지 입만 열면 거짓말인 북한전문가들 926
공지 2004년 육사 假입교생 34% ‘미국이 주적’ 1193
258 [안보] 사설: 트럼프·푸틴·시진핑이 몰고 올 혼돈의 2024년 29
257 [안보] 사설: 국정원 대공 수사권 넘겨받은 경찰, ‘간첩 수사’ 준비돼 있나 6
256 [안보] 사설: ‘햇볕정책’에 대한 본심 드러낸 김정은, 애초에 환상이었다 5
255 [간첩 재판] 사설: 간첩 피고인들 재판 지연 방치하다 전원 석방해 준 법원 19
254 [안보] 6·25 참전 반대했던 ‘미스터 공화당’ 19
253 [안보] 사설: 해안포 열고 ‘남반부 점령’ 외치는데 “북 억압 말라”니 15
252 [안보] 박정훈, 이스라엘은 왜 ‘더러운 평화’를 거부했나 28
251 [선관위] 사설: 선거 해킹 위험 드러나도 경각심 대신 축소 급급한 선관위 20
250 [9.19 자료] 노석조, “北이 NLL 인정” 文 발언, 사실 아니었다 60
249 [선관위 보안망] 김민서. 노석조,뻥 뚫려 있는 선관위 보안망...“北에 해킹당할 우려” 9
248 [안보] 사설: 민변 온갖 수단 동원 간첩 재판 지연, 혐의자들 줄줄이 풀려나 10
247 [안보] 박정훈, ‘더러운 평화黨’의 ‘싸우는 충무공’ 마케팅 24
246 [안보] 사설: 김정은 찬양하다 군사 기밀 빼돌린 민주당 보좌관, 한 명뿐일까 14
245 [안보] 사설: ‘3不 1限’ 모두 사실, 나라 주권 中에 내준 매국 행위 아닌가 9
244 [안보, 대만] 이벌찬, 대만 前 총통의 전쟁 걱정 6
243 [안보] ‘더러운 평화’ 8
242 [반국가 세력] 문재인, 정곡 찔렸나···슬쩍 나타나 또 "탈냉전·닥치고 평화" 타령 10
241 [사드 전자파] ‘사드 전자파 무해’ 알고도 5년간 숨긴 文 정부 8
240 [안보] 軍은 김관진식 정신무장과 실전 훈련으로 거듭나야 11
239 [안보] 안보에 관한 주권적 선택엔 외국의 어떤 간섭도 허용해선 안 된다 7
238 [김관진 문제] 김관진 문제는 대한민국의 문제다 14
237 [북한] 굶주려 죽어가는 주민 짓밟고 발사되는 北 ICBM 8
236 [우크라이나 전쟁] “강해지는 것 말고 우리에게 다른 선택권은 없었다” 13
235 [안보, 선관위] 中·北 해킹 대비, 선관위 시스템 재정비하라 17
234 [안보, 민노총] 北 지령문만 90건, 민노총·北 관계 안 밝혀진 게 더 많을 것 8
233 [선관위] 北 해킹에 보안 점검 거부한 선관위, 무얼 감추겠다는 건가 9
232 [민노총, 안보] 민노총·통진당 수백 차례 방북, 간첩 활동과 관련 없나 13
231 [통진당 세력] ‘내란 선동’ 이석기 추종 세력이 국정원 포위 시위하는 나라 7
230 [안보 좌파정권] 彼我 구분 못하는 나라의 국민들 10
229 [안보] ‘국가 기간 시설 타격’ 이석기派 핵심들 줄줄이 국회 재진입 12
228 [안보] 국회 진출 진보당, ‘간첩 당원’ 입장부터 밝혀야 11
227 [안보] 끔찍한 北 인권 참상 숨기고 비호하던 시기에 늘어난 간첩들 7
226 [사드, 안보] “참외 오염시킨다”던 사드 전자파, 기준치의 2600분의 1 20
225 [안보] 민주당 정권들 ‘북핵은 대남용 아니다’라고 하지 않았나 15
224 [안보] 北, 이번엔 SRBM 2발 쐈다... 청주·군산 공군기지 겨냥했나 15
223 [안보] DJ·盧·文정권 “북핵, 南겨냥 아니다”더니… 北, 비행장 파괴 협박 15
222 [안보] ICBM 실전 배치 끝낸 北,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뭔가 18
221 [안보] 우리 전투기 50% 없어진 뒤 전쟁 시작될 것 24
220 [안보] 재판 지연으로 풀려나 활보하는 간첩 용의자들 20
219 [안보] 北이 화낼까 간첩 수사 막았다는 충격적 국정원 내부 증언들 21
218 [안보, 민노총] 민노총 내부에 북한 지하조직이 들어앉은 게 사실인가 19
217 [안보] 전국에 뿌리내린 간첩단, 국정원 대공 수사권 복원해야 한다 16
216 [안보] 어쩌다 전국에 北 간첩이 활개 치는 나라 됐나 22
215 [안보] 文정부, 간첩수사 손 놔… 4년동안 3명 적발 그쳐 18
214 [북핵, 안보] 김정은 “南은 명백한 敵” 핵 공갈, 넋 놓고 있으면 北核 포로 될 것 23
213 [안보] ‘잘살지만 위험한 나라’에서 ‘안전하고 잘사는 나라’로 19
212 [안보] 北의 ‘5대 전략무기’가 모두 실현되는 날 23
211 [북핵, 안보] “북에서 일주일만 살아도 안다”는 김정은의 비핵화 거짓말 19
210 [북핵, 안보] 최악의 北核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18
209 [안보] ‘韓 전술핵’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북·중에 메시지 될 것 22
208 [안보] 북 미사일 한미일 정보공유가 ‘국익 침해’라는 궤변 18
207 [안보] “울산 앞바다에도 순항 미사일 쐈다” 北 주장 자체가 심각 20
206 [안보, 북핵] ‘한반도 비핵화’ 아닌 ‘한반도 핵 억지’가 발등의 불 19
205 [안보, 북핵] 북 ICBM 또 발전, 다음엔 핵실험, 韓 안보 이대로 안 돼 19
» [안보]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반입이 중요한 이유 18
203 [안보, 북핵] 5년 뒤 북핵 200기, 대한민국 존립 위협 시작된다 18
202 [안보] 육사 필수과목서 ‘6·25 전쟁사’ 사라졌다… 文정부가 선택과목으로 20
201 [안보] 이재명의 ‘親日 국방’ 선동, 安保 이치 모른다는 고백 20
200 [북핵, 안보] 北 ‘핵 선제 타격’ 법에 명문화, ‘가짜 비핵화 쇼’의 참담한 결말 18
199 [북핵문제,안보] 美전문가들 “한국은 독자 핵무장하고 미국은 지지해야” 26
198 [북핵, 안보] 한국판 核균형 전략을 짜야 한다 36
197 [안보, 북핵] 北, 2027년 핵무기 242기 보유… 전면전 때 핵무기 78발 쏠수도 32
196 [북핵, 안보] 최강, 한국판 核균형 전략을 짜야 한다 36
195 [북핵, 안보] 윤덕민, 北 핵·미사일, 포용 정책이 키웠다 33
194 [북핵] 사설: 文 정권이 한미 공동성명에 ‘北 비핵화’ 못 넣게 막은 것이다. 50
193 [북핵, 안보] 윤덕민, "文정부, ’20년 전 외교 참사' 되풀이할 텐가" 49
192 [안보] ‘美 핵우산’ 그 거짓말 진짜입니까? 18
191 [안보] 北 연쇄 도발로 나라 비상인데 ‘안보 포퓰리즘’이라는 이 대표 19
190 [안보] 9·19 군사 합의 대놓고 위반한 北, 앞으로 수위 더 높일 것 19
189 [안보] “일본군 한반도 진주” 이 대표 정말 믿고 이런 허황된 말 하나 18
188 [안보, 북핵] “비핵화는 실패, 북이 이겼다” 안보 정쟁 당장 멈추라 17
187 [안보] 北은 계속 미사일 쏘는데 시대착오 親日 논쟁 계속할 건가 17
186 [안보] 위기의식 없이 위기 극복 못한다 16
185 [안보] 이제 안보 내로남불, 국민이 다 잊었을 거라고 생각하나 20
184 [안보] 北 ICBM 발사와 핵실험은 정해진 수순, 실질 군사 대비를 18
183 [안보] 괴물 미사일은 ‘현무-5′… 지하 100m 김정은 벙커, 한 방에 파괴 19
182 [안보] 전시 대비 훈련 5년 만에 나온 각 부처 실무자들 우왕좌왕 32
181 [대중관계, 안보] ‘외교는 대수로울 게 없다(外交無大事)’ 21
180 [안보] 사드 정상 가동을 더는 미룰 수 없다 25
179 [안보] 지켜야 할 것은 ‘3불’이 아니라 국가 주권 20
178 [안보, 자유대한민국 보수] 결국엔 한·미·일 ‘3국 협력’으로 가야 한다 20
177 [안보] 장교가 대북 특수작전 내용을 북에 팔아넘겼다니 21
176 [안보, 한미동맹] 한미동맹이라는 보험 19
175 [안보]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롱하는 이 땅의 평화주의자들 24
174 [안보, 북핵] 北 전술핵 미사일까지, 실질 군사 대비 않는 건 안보 포기 19
173 [안보, 북핵] 우리가 北보다 우위라는 포용정책의 전제가 무너졌다 28
172 [안보, 북핵] “北 비핵화 의지” 환상 만든 鄭 외교, 끝까지 궤변과 강변 23
171 [안보, 좌파정권] 5년 내내 北·中에 휘둘리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됐다니 24
170 [안보, 북핵] ‘5년 평화 쇼’ 가짜 본색 드러내며 솟구친 북 ICBM 18
169 [안보] 북핵 대응 전략, 대전환이 필요하다 20
168 [안보,한미동맹] ICBM 개발에 총력 기울이는 김정은의 속내 19
167 [안보] 우크라 보고도 “평화” 타령, 침공당하면 ‘종전 선언’ 종이 흔들 텐가 21
166 [안보] ‘호구’ 된 바이든 19
165 [안보] 北 미사일이 쏘아 올린 ‘전쟁이냐 평화냐’ 23
164 [안보] “北 도발 규탄”에 ‘한국만 침묵’은 이번이 마지막이라야 20
163 [안보] 이제 정말 北 핵·미사일 방어 위한 군사 대비 논의할 때 22
162 [안보, 좌파정권] “핵은 뻥” “계몽 군주” 어떻게 됐나 26
161 [안보, 좌파정권] ‘전쟁하자는 거냐’ 선동이 안보 포퓰리즘이다 26
160 [안보, 종전선언] 전쟁의 주문(呪文)이 될 종전선언과 진정한 평화의 조건 24

주소 : 04072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26 (합정동)ㅣ전화 : 02-334-8291 ㅣ팩스 : 02-337-4869ㅣ이메일 : oldfaith@hjdc.net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