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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짐승’ 방치 언제까지

2007.05.16 10:01

관리자 조회 수:1108 추천:125

[이항수, “‘인간 짐승’ 방치 언제까지,” 조선일보, 2007. 4. 28, A30쪽; 사회부 법조팀장]
얼 슈라이너(Earl Shriner)는 10대 소녀 2명을 납치·성폭행했다가 10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1985년 교도소 측은 얼의 재범(再犯) 위험이 높다며 구금치료를 요청했지만, 재범 위험성에 대한 명백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석방됐다. 2년 뒤인 1987년, 얼은 미국 워싱턴주(州)의 한 마을에서 7세 소년을 성추행한 뒤 성기를 절단하고 살해했다.
여론이 들끓었다. 범인은 얼이 아니라 워싱턴주의 무기력한 사법체제라는 비난이 일었다. 곧 주지사와 정신과의사, 시민대표 등으로 구성된 ‘사회보호특별위원회’가 구성됐고, 1992년 워싱턴주는 ‘성폭력 흉악범 재범 방지법’(Sexually Violent Predator Law·SVP)을 제정했다. 미국은 성폭력범에 대해 징역 30년, 50년을 선고하는 경우가 많다. 이 SVP 법은 한 발 더 나아가 성폭력범의 형기(刑期)가 끝나도 재범 위험성이 사라졌다는 심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구금해 정신과치료와 약물치료를 더 받게 만들었다. 그 후 SVP법은 뉴욕과 플로리다, 뉴저지 등 17개 주로 확산됐다. SVP법과 중형(重刑) 선고 덕택인지 1992- 2003년까지 12년 사이 미국의 아동 성폭력 범죄는 무려 79%나 감소했다.
그것도 부족하다고 판단한 뉴욕주는 2005년 6월 상습 성폭력범이 모든 학교, 탁아시설, 놀이터의 반경 500m 이내에서 살 수 없도록 했다. 플로리다주는 석방된 성폭력범이 죽을 때까지 위성추적장치(이른바 전자팔찌)를 달도록 했다.
올 2월 22일 서울 용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동 성폭력 추방의 날’이 선포됐다. 1년 전 이웃 신발가게 주인 김모(53)씨에게 희생된 허모(당시 11세)양을 추념하며 성폭력 추방을 다짐한 것이다. 허양을 성폭행하려다 소리를 지르자 흉기로 살해하고 불태운 김씨는 2년 전에도 여아를 성추행해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상태였다. 그가 성범죄 등 전과(前科) 9범이라는 사실은 주변의 누구도 몰랐다. 결국 그는 석방 다섯 달만에 인간의 탈을 쓴 짐승(predator) 같은 짓을 저질렀다.
연인원 3만 5000명이 40일 넘게 찾아 헤맸던 제주도 양지승(9세)양도 지난 24일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성추행 후 목 졸라 살해한 범인은 놀랍게도 피해자 집에서 불과 120m 떨어진 곳에 살던 송모(49)씨였다. 송씨도 성범죄를 저질러 7년 간 감옥에 있다가 2년 전 출소한 23범의 전과자였다.
지난 10년 간 강간범은 2배, 성폭력특별법 위반 사범은 4배,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사범은 2000년 시행 첫해보다 2배나 늘어났다. 그 결과 작년 12월 말 현재 수감 중인 성폭력범은 4041명이나 된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이 2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로는 성폭력범의 재범률은 36%로 다른 범죄보다 월등히 높다. 그런데도 우리 법원은 너무나 관대했다. 아동 성폭력범의 징역형은 18.9%에 불과하다. 81%가 벌금형(35.4%)이나 집행유예(45.6%)로 풀려났다. 더구나 2005년 사회보호법 폐지 이후에는 형기(刑期)를 마친 성폭력범들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줄줄이 풀어주고 있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언제까지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이 어린 천사들 주변에 살게 할 것인가. 제2, 제3의 허양이나 지승이가 계속 나와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기만 해야 하나. 정부와 국회, 법원의 지체 높은 분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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