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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위대에 인민재판 받더니 옷까지 벗겨진 대한민국 경찰,” 조선일보, 2008. 7. 29, A31쪽.]
28일자 조선일보 1면에 경찰의 처참한 사진이 실렸다. 26일 밤 광화문 촛불시위에서 의경 두 명이 웃통을 벗긴 채 시위대에 두들겨 맞다가 풀려나는 장면이다. 신발과 양말까지 뺏긴 맨발이었다. 두 의경은 서울경찰청 1기동대 2중대 소속이다.
2중대 의경 70명은 이날 경찰이 시위대에 둘러싸여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구출하러 갔었다. 시위대 맨 앞줄은 여자와 어린이들이었다. 의경들이 주춤하며 대열이 흐트러지는 사이 시위대 뒷줄에서 청년들이 각목과 천막지지대를 휘두르며 나왔다. 이들은 순식간에 두 의경을 보신각 안으로 끌고 들어가 윗옷과 군화, 양말을 벗기고 20분 넘게 무차별 폭행을 했다. 누군가 웅크리고 있던 의경의 얼굴 아래쪽에서 위로 돌멩이를 올려 쳐 7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혔다. 둘 다 얼굴이 퉁퉁 부었고 온몸이 긁히고 멍들었다. 2중대원 가운데 이런 식으로 부상당한 의경이 11명이다.
이날 밤 시위대는 1500명쯤이었다. 경찰은 1만1000명이 동원됐다. 그러고도 속수무책 시위대에 유린당했다. 광화문 일대는 다시 한 번 무법천지가 됐다. 취재하던 조선일보 기자는 50분간 시위대에 붙잡혀 폭행당하고 카메라 렌즈와 메모리카드를 뺏겼다. 시위대에선 “팬티만 남기고 벗겨라”는 고함도 나왔다. 지난달엔 경찰 간부가 시위대에 붙잡혀 인민재판을 당한 일도 있었다. 경찰 1만1000명이 시위대 1500명을 못 막을 정도로 허약하다면 앞으로도 서울 도심은 언제든 무정부(無政府) 상태가 돼 버린다는 얘기다. 이익집단들이 1000명, 2000명을 동원하기란 간단한 일이다. 경찰은 그때마다 서울 한복판을 시위대의 난장판으로 내줄 것인가.
이날 종로 보신각 앞 집회에선 대학생들의 반전(反戰)학생대회, 진보연대의 ‘미군 없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촉구대회’, 그리고 ‘사격훈련장 확장반대 대책위원회’ 집회가 열렸다. 진보연대 대표 한상열이라는 사람은 “금강산 피격을 이명박 정권이 자초했다”는 헛소리를 외쳐댔다. 이들은 결의문이라면서 “민중 혈세를 미제 무기 사는 데 바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친북(親北) 반미(反美) 세력들이 설치고 날뛴 것이다.
경찰이 주말마다 극렬 좌파 시위대들에게 옷 벗기고 두들겨 맞기나 하고 있으면 시민은 누굴 믿으라는 말인가. 아들들이 벌거벗은 몸뚱이로 매타작당하는 걸 보는 전․의경 어머니들에겐 무슨 말로 위로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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