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내 국민 속이려는 秋법무 의혹, 특검이나 재수사로 밝혀라," 조선일보, 2020. 10. 4, A23쪽.]


추미애 법무장관이 아들 서모씨의 군휴가 미복귀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야당과 보수 언론의 거짓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검찰 수사조차도 추 장관의 지난 9월 한 달간 국회 답변과 27군데나 배치된다. 검찰이 아무리 애써도 도저히 덮어줄 수 없을 만큼 추 장관이 거짓말을 쏟아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야당과 언론이 ‘거짓말 프레임’을 덮어씌우고 있다면서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도둑놈이 몽둥이 들고 달려든다는 말 그대로다.


서울동부지검의 수사는 착수부터 무혐의 결정까지 조작과 은폐 정황이 수두룩하다. 추 장관은 휴가 연장 청탁을 받은 카투사 지원 장교(대위)의 휴대폰 번호와 직책을 적은 메시지를 보좌관에게 보냈다. 보좌관은 '네'라고 답한 뒤 대위와 통화한 내용을 추 장관에게 보고했다. 명백한 ‘지시’ 증거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지시한 적 없다고 우긴다. 동부지검은 추 장관 보좌관의 연락을 받았다는 대위의 진술을 누락했고, 이런 사실이 드러난 뒤 대검이 수사 보완을 지시했는데도 무시했다.


추 장관 보좌관으로부터 휴가 연장 청탁을 받은 대위는 지난 19일 동부지검에 자신은 지역대장(중령)에게 추 장관 아들의 휴가 승인을 받아준 적 없고, 이를 아들 측에 전달한 적도 없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앞선 조사에서 지역대장 승인을 받아줬다고 한 것은 잘못된 기억이라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추 장관 아들은 부대장 승인 없이 복귀하지 않았거나 다른 군 관계자가 휴가 연장에 개입했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도 동부지검은 이 진술은 외면하고 진술서 제출 9일 만에 추 장관에게 면죄부를 줬다. 추석 연휴 직전에 발표하려고 추 장관 측에 유리한 내용만 뽑아 서둘러 꿰맞췄을 것이다.


대위 측은 추 장관 아들 휴가 미복귀 소동 당시(2017년) 사용한 휴대폰을 사설 업체에 맡겨 포렌식한 자료도 제출했다. 휴대폰에는 당시 추 장관 보좌관이 보낸 문자메시지 등도 남아 있었다고 한다. 동부지검은 대위를 압수 수색하면서 지금 사용 중인 휴대폰만 가져갔지 정작 중요한 이 휴대폰은 압수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증거를 고의로 은폐한 거나 다름없다. 추 장관 아들 역시 거짓말을 했다. “당직 사병과 통화한 적 없다”고 했지만 실제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추 장관 측 주장대로 이미 휴가가 연장된 상황이었다면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동부지검은 이를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외압이나 청탁은 없었다”며 추 장관 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 너무 많다. 검찰 재수사나 특검 등을 통한 재수사는 물론 서울동부지검 수사 담당자들에 대한 감찰과 수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