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이 출발했을 때부터 가시지 않는 커다란 의문이 하나 있었다. 문 정권이 벌이고 있는 이른바 '대한민국 개조 작업'이 과연 대통령 한 사람의 머리와 힘으로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5년 전 세월호 사건, 박근혜 흔들기, 촛불 시위 그리고 탄핵에 이르기까지 좌파의 집권 의지는 일사불란하게 보수·우파의 기반을 흔들었다. 집권 이후 소득 주도 성장론, 원전 폐기, 적폐 청산 등에 집중하며 친노동 반기업의 기반을 쌓고 북한과의 평화 경제, 반일·반미 과정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것이 과연 모두 문재인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더욱이 문 대통령은 무엇을 연구하고 생각해내는 기획력의 소유자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서는 조직적이고 치밀한 전략가의 면모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문 정권이 지금 추구하고 있는 모든 것은 누구의 작품인가? 그 배후에 누가, 무엇이 존재하는가? 일부는 배후에 '멘토 그룹'이랄까, '라운드 테이블' 같은 것이 있고 대통령을 비롯해서 그의 참모들이 어떤 결정을 실천에 옮기는 구도로 형성돼 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관점은 청와대의 이른바 386 운동권이 하나의 유기체를 이뤄 대통령을 움직이고 조종하는 배후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원로급 멘토의 라운드 테이블이건, 아니면 386 동지체이건, 문 대통령은 그들에게 교육(?)되고 조종되는 일종의 '얼굴 대통령'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문재인은 그들을 버릴 수도, 이길 수도 없다는 얘기도 된다. 역설적으로 '그들'이 문재인을 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어제 끝내 조국씨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온 세상 사람들은 '조국'이 도대체 누구길래 그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한 달 동안 세상이 들끓었느냐고 탄식한다. 상식적으로 볼 때 그렇게 말이 많은, 관점에 따라서는 범죄적 요인이 많은 인물을 굳이 장관에 임명해서 문 대통령이 얻는 것은 무엇이며 이 정권의 플러스는 무엇인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애써 좋게 해석하자면 대통령으로서 지난 3~4년(후보 시절 포함) 그야말로 '개인 교사'처럼 써먹은 사람을 본인 개인의 결정적 하자(예를 들어 성범죄, 음주 운전, 탈세 등)가 없음에도 여론 때문에 버릴 경우, 앞으로 그를 도울 조직은 와해될 수도 있다. 조직 논리로 보면 그렇다. 어쩌면 문 대통령에게는 '조국'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더 커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조직 의리 같은 요소보다 더 거북한 것도 있을 수 있다. 조국씨는 문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가족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는 위치(청와대 민정수석)에 있었다. 조국씨는 문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2년 넘게 살아남은 유일한 1기 참모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금 가족이 검찰의 칼날 앞에 선 조국을 낙마시킴으로써 그를 구렁텅이로 몰 자신도 없고 그럴 처지도 아니다. 배신의 논리고 보험의 논리다. 조국씨는 그것을 잘 알기에 애초부터 물러날 기미를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개인의 불미(不美)가 드러나지 않는 한 대통령도 다른 선택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과 그의 세력은 자위하는 것이 있다. 좌파 지지층 '40%'의 응집력만 있으면 세(勢)를 꾸려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실제로 '똘똘 뭉친 좌파 40%'는 '느슨한 우파 60%'를 이겨왔다. 문 정권은 국민 다수를 통합적으로 이끌고 가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40%의 결속을 믿기로 한 것이다. 이것이 성난 국론을 거슬러 조국을 임명한 마지막 계산법일 것이다. 국민 분열과 국론 대결로 세상을 내몰고는 '끼리'만의 권력 집단으로 똘똘 뭉친 꼴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문 대통령의 조국 임명 강행에는 뚜렷한 결함이 있다. '국민'이란 존재가 없는 것이다. 문 대통 령은 구차한 사정을 나열하기보다 일반 국민의 도덕성과 상식을 따라야 했다. 문 대통령이 조국씨를 '배반'할 수 없었다면 이제는 국민이 문 대통령을 '배반'할 차례다. 좌파는 필연코 몰락할 것이고 문 대통령의 정당성과 정통성은 여기서 끝난다. 프랑스혁명 때 단두대에 선 루이 16세는 사형에 환호하는 군중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짐의 국민은 어디 있나?"
그렇다면 문 정권이 지금 추구하고 있는 모든 것은 누구의 작품인가? 그 배후에 누가, 무엇이 존재하는가? 일부는 배후에 '멘토 그룹'이랄까, '라운드 테이블' 같은 것이 있고 대통령을 비롯해서 그의 참모들이 어떤 결정을 실천에 옮기는 구도로 형성돼 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관점은 청와대의 이른바 386 운동권이 하나의 유기체를 이뤄 대통령을 움직이고 조종하는 배후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원로급 멘토의 라운드 테이블이건, 아니면 386 동지체이건, 문 대통령은 그들에게 교육(?)되고 조종되는 일종의 '얼굴 대통령'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문재인은 그들을 버릴 수도, 이길 수도 없다는 얘기도 된다. 역설적으로 '그들'이 문재인을 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어제 끝내 조국씨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온 세상 사람들은 '조국'이 도대체 누구길래 그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한 달 동안 세상이 들끓었느냐고 탄식한다. 상식적으로 볼 때 그렇게 말이 많은, 관점에 따라서는 범죄적 요인이 많은 인물을 굳이 장관에 임명해서 문 대통령이 얻는 것은 무엇이며 이 정권의 플러스는 무엇인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애써 좋게 해석하자면 대통령으로서 지난 3~4년(후보 시절 포함) 그야말로 '개인 교사'처럼 써먹은 사람을 본인 개인의 결정적 하자(예를 들어 성범죄, 음주 운전, 탈세 등)가 없음에도 여론 때문에 버릴 경우, 앞으로 그를 도울 조직은 와해될 수도 있다. 조직 논리로 보면 그렇다. 어쩌면 문 대통령에게는 '조국'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더 커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조직 의리 같은 요소보다 더 거북한 것도 있을 수 있다. 조국씨는 문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가족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는 위치(청와대 민정수석)에 있었다. 조국씨는 문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2년 넘게 살아남은 유일한 1기 참모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지금 가족이 검찰의 칼날 앞에 선 조국을 낙마시킴으로써 그를 구렁텅이로 몰 자신도 없고 그럴 처지도 아니다. 배신의 논리고 보험의 논리다. 조국씨는 그것을 잘 알기에 애초부터 물러날 기미를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개인의 불미(不美)가 드러나지 않는 한 대통령도 다른 선택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과 그의 세력은 자위하는 것이 있다. 좌파 지지층 '40%'의 응집력만 있으면 세(勢)를 꾸려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실제로 '똘똘 뭉친 좌파 40%'는 '느슨한 우파 60%'를 이겨왔다. 문 정권은 국민 다수를 통합적으로 이끌고 가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40%의 결속을 믿기로 한 것이다. 이것이 성난 국론을 거슬러 조국을 임명한 마지막 계산법일 것이다. 국민 분열과 국론 대결로 세상을 내몰고는 '끼리'만의 권력 집단으로 똘똘 뭉친 꼴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문 대통령의 조국 임명 강행에는 뚜렷한 결함이 있다. '국민'이란 존재가 없는 것이다. 문 대통 령은 구차한 사정을 나열하기보다 일반 국민의 도덕성과 상식을 따라야 했다. 문 대통령이 조국씨를 '배반'할 수 없었다면 이제는 국민이 문 대통령을 '배반'할 차례다. 좌파는 필연코 몰락할 것이고 문 대통령의 정당성과 정통성은 여기서 끝난다. 프랑스혁명 때 단두대에 선 루이 16세는 사형에 환호하는 군중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짐의 국민은 어디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