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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유동규 휴대폰 주워간 사람, 통화한 사람이라도 밝히라

[사설: "대장동 유동규 휴대폰 주워간 사람, 통화한 사람이라도 밝히라," 조선일보, 2021. 12. 18, A31쪽.]

대장동 비리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가져간 사람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의 지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대선 캠프 원희룡 본부장은 “정씨 지인은 CCTV에 얼굴이 안 나타나는 각도로 걸어가 가져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주변을 살피거나 망설이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다른 행인들이 휴대전화를 보기만 하고 그냥 지나친 것과 달랐다. 알고 주워간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장면이다.

원 본부장은 얼마 전 유씨가 휴대전화를 버리기 직전 정진상 부실장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이미 사실로 드러났다. 원 본부장은 이어 유씨가 정 부실장만이 아니라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와도 통화했다”고 했다. 유씨는 이 사람과 통화한 직후에 휴대전화를 밖으로 던졌다는 것이다. 정 부실장은 유씨와 통화가 사실로 드러나자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고 충실히 수사에 임하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그런 통화라면 왜 유씨가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겠나. 유씨는 대장동 비리가 불거지자 기존 휴대전화를 바꿨다. 무언가 숨겨야 할 것이 많은 것이다.

대장동 사건의 증거 인멸을 논의한 것이라면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 그러려면 정진상 부실장 등을 불러 조사해야 하는데, 오히려 검찰은 정 부실장이 ‘수사 유출에 강력히 경고한다’고 하자 “당사자 명예가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엎드렸다. 경찰은 휴대전화 습득자 신분을 계속 함구하고 있다.

유씨 휴대전화 확보와 분석은 대장동 수사의 기본이다. 그런데 검찰은 열흘간 찾지도 못했다. “유씨 집 창문이 열린 사실이 없다”는 거짓말까지 했다. 경찰은 한나절 만에 찾았지만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한 달이 지나서야 검찰과 공유했다. ‘유씨 전화를 이 후보 최측근 지인이 가져갔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증거와 수사에 부합하는 사실이 없다”고 애매한 발표를 했다. 유씨 전화 포렌식은 지난달 끝났다. 검찰과 경찰은 최소한 유씨가 누구와 통화했는지, 휴대폰을 주워간 사람이 누군지는 밝혀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사건 은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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