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 미선 사건] 사설: 교통사고를 反美로 둔갑시킨 사람들, 지금도 괴담 선동
2023.10.12 13:20
교통사고를 反美로 둔갑시킨 사람들, 지금도 괴담 선동
[사설: "교통사고를 反美로 둔갑시킨 사람들, 지금도 괴담 선동," 조선일보, 2023. 10. 6, A35쪽.]
중학생 신효순·심미선양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난 지 21년이 지났다. 미선양의 부모는 “미선이가 살아 돌아올까 봐 1년간 대문도 못 잠갔다”고 했다. 그 사무치는 마음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미군이 고의로 사고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 딸이 더 이상 반미(反美) 운동에 불려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효순·미선양 부모는 매년 열리는 정치적 추모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했다. 위로한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다 반미 단체였다고 한다. 이들이 딸 사진을 다 가져가 집에 사진도 없다고 했다. 효순양 부모는 외부인도 만나지 않는다. 딸의 죽음을 반미 선동에 이용한 좌파 단체들에 얼마나 시달렸으면 이러겠나.
여중생들의 죽음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교통사고였다. 하지만 좌파 단체들은 ‘미군의 여중생 살인 사건’으로 몰아가 반미 선동과 대선에 이용했다. 미군이 일부러 여중생들을 치어 살해했다는 것이다. 대규모 반미 시위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괴담 세력이 민 대선 후보가 당선됐다. 괴담이 정치적으로도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매년 ‘추모식’을 열고 반미·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부모들이 이들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갔을 정도였다. “가족들만 단출하게 모여 추모하고 싶으니 다른 분들은 그만 오셨으면 좋겠다”고 호소도 했다. 하지만 애초 반미 선동이 목적이었던 사람들이 그 말을 들을 리 없었다.
‘효순·미선 촛불 집회’로 재미를 본 이들은 걸핏하면 반미 선동에 나섰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국민이 인질로 잡혀 살해당하자 “미국이 비극을 불렀다”는 엉뚱한 주장도 했다. 광우병 괴담에도 등장했다. 성주 기지에 사드가 배치되자 사드 괴담을 퍼뜨린 세력들 중에도 이들이 빠질 리 없었다. 사드 전자파는 기준치의 0.007%에 불과했지만 민주당 의원들까지 ‘전자파에 내 몸이 튀겨질 것 같아’라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세월호와 천안함 폭침 때도 미군 잠수함 충돌설을 퍼뜨렸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땐 ‘방사능 우럭’ 괴담을 유포했다. 모두 거짓이었다. 그래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 이들은 기회가 되면 또 괴담 선동에 나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