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기업 잡을 공상소설 ‘탄소중립안’ 문외한 文 한마디로 바뀌었다니
2021.10.13 10:56
기업 잡을 공상소설 ‘탄소중립안’ 문외한 文 한마디로 바뀌었다니
[사설: "기업 잡을 공상소설 ‘탄소중립안’ 문외한 文 한마디로 바뀌었다니" 조선일보, 2021. 10. 9, A27쪽.]
탄소중립위원회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기존의 2018년 대비 26.3% 감축에서 40% 감축으로 대폭 상향키로 했다. 8월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법에서 ‘35% 이상 감축’으로 목표를 정한 데서 다시 5%를 끌어올린 것이다. 정부는 이 목표치를 내달 초 영국에서 열리는 기후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감축 비율 40%’의 목표 설정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 ‘적어도 40% 이상’이라고 밝히면서 예상됐었다. 문 대통령이 작년 10월 정부 내 별다른 준비 작업이 없는 상태에서 돌연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이번 2030 중기 목표도 문 대통령 의중대로 결정된 것이다. ‘40%’로 끌어올린 근거가 뭔가.
EU는 1990년 대비 55% 감축을, 미국은 2005년 대비 50~52% 감축하겠다고 2030년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각국이 설정한 기준연도부터 2030년까지의 연평균 감축률로 계산하면 EU가 1.98%, 미국은 2.81%인데 반해 한국은 매년 4.17%씩 감축해가야 한다. EU·미국 등의 감축 노력이 일찍 시작된 탓이긴 하지만, 우리가 이들 선진국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로 온실가스를 줄여가야 한다. 한국의 제조업 비율(28.4%)이 EU(16.4%), 미국(11%)보다 월등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의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이 산업계의 우려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고수 기조 아래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짜가고 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8월 원자력 전력 비율을 현재의 30% 선에서 2050년까지 6~7%로 끌어내리고 태양광·풍력 비율은 56~71%로 잡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그러려면 태양광 설비를 지금의 30배 이상 늘려 서울 면적의 10배, 국토의 6%를 태양광 패널로 채워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전력저장설비(ESS)에만 787조~1248조원이 든다는 위원회 내부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그야말로 허황된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암모니아 발전, 수소터빈 발전 같은 ‘무탄소 신전원’도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할 터무니없는 기술이라면서 경악하고 있다. 이 황당한 일이 문외한인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것이라니 이래도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