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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을 ‘이미지 세탁’ 하고 나온 감원전

“원전을 주력 전원으로”
文의 유체이탈 화법 임기 말 출구 전략인가
여당 후보는 ‘감원전’ 알맹이는 같은데
포장 바꿔 차별화 시도

[한삼희, "탈원전을 ‘이미지 세탁’ 하고 나온 감원전," 조선일보, 2022. 3. 2, A34쪽.]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5일 “향후 60년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활용” 발언은 듣기 불편했다. 문 정부의 탄소 중립 시나리오는 2050년 신재생 전원 비율을 현재 6~7%에서 60~70%로 10배 늘리는 반면, 30%까지 갔던 원자력은 6~7%로 줄이자는 것이다. 그 계획을 내놓고 몇 달 지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주력 전원으로”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대통령 화법이 유체 이탈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진면목을 보는 듯했다. 문 정부는 7000억원 들여 멀쩡하게 보수한 월성 1호기를 문 닫게 만들려고 공무원들 압박하고, 경제성 평가 조작하고, 한수원은 거수기 이사들로 채웠다. 그랬던 정부의 최고 책임자 입에서 “원전 충분히 활용”이라는 말이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날 회의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 불안을 논의한 현안 점검 회의였다고 한다. 하지만 대책으로 내놓은 ‘원전 공기 단축’ 등은 당장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과기부 장관의 원자력 연구 개발 진흥책 보고나 환경부 장관의 녹색분류 체계 동향 보고가 지금의 에너지 불안을 해소하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알 수 없다. 그보다는 대선을 염두에 두고 원전 업계나 원전 소재지 여론을 조금이라도 무마해 보려는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또는 후임 정부에서 제기될 수 있는 탈원전 실패 책임 추궁에 대비해 알리바이를 만들려 했을 수도 있다. 청와대는 관련 서면 브리핑을 금요일 오후 5시 예고 없이 내놨다. 곧바로 연휴로 이어지는 시점을 고른 것은 후속 기사의 흐름을 끊어 주목도가 떨어지게 하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적절한 가동률 유지”라는 말도 했다. 자신의 임기 동안 원전 가동률이 곤두박질친 상황을 의식했을 것이다. 원전의 2001~2015년 평균 가동률은 88.6%에 달했다. 문 정부 5년간은 71.5%로 떨어졌다. 그런데 세계적 에너지난으로 LNG 가격이 작년의 3배로 급등하면서 발전 단가 상승을 더는 견디기 힘들게 되자 최근 원전 가동률을 대폭 높였다. 지난 1월은 89.4%나 됐다. 탈원전 목소리가 시퍼랬던 4년 전 1월에는 56.2%였다. 정부는 가동률 저하를 안전 정비 때문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작년 7월 폭염으로 전력예비율이 뚝 떨어지자 정부는 정비·수리 중이던 원전 3기를 투입했다. 하려고만 들면 얼마든지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문 정부는 2018년 가을부터는 언론에 ‘탈(脫)원전’이 아니라 ‘에너지 전환’으로 써달라고 요청했다. 급격한 원전 감소가 아니라 60년 동안 서서히 줄여간다는 것이다. 이재명 여당 대선 후보 경우는 ‘감(減)원전’이라는 말을 들고 나왔다. 그 내용을 보면 “건설하던 원전은 건설하고, 수명 연장은 하지 않고, 신규는 새로 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 정부의 탈원전과 원칙에서 다른 점이 없다. 이 후보는 1년 전 “탈원전이 가야 할 길”이라고도 했었다. 딱 하나 달라졌다면 현 정부가 건설을 중단시킨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울 3·4호기를 짓게 된다면 한국에서 원전이 사라지는 시기가 5년쯤 늦춰지는 정도의 차이는 있다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이나 ‘감원전’이나 일종의 ‘메시지 세탁’이다. 같은 내용을 여론이 삼키기 쉽게 순화된 용어로 바꿔 표현한 것이다. 얼핏 보면 “나는 탈원전 하고 달라” 라고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탈원전을 부정하고 있지 않다. 이런 화법을 미국 언론에선 ‘부정하지 않는 부정(non-denial denial)’ 이라고 한다. 빌 클린턴이 지퍼 게이트 때 르윈스키와 했던 행동에 대해 “성관계는 갖지 않았다”고 둘러대는 것 같은 기술이다. 이런 걸 ‘돌려서 비튼다’는 뜻의 ‘스피닝(spinning)’이라고 하고, 이 기술에 능란한 선거 전문가를 ‘스핀 닥터’라고 부른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말로써 국민을 설득하고, 뽑힌 다음엔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정치다. 탈원전은 신규 원전 안 짓고 기존 원전은 수명 연장하지 않고 폐쇄해 원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선언이었다. 문 대통령은 5년 전 “탈원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오해의 여지 없이 분명한 표현을 썼다. 그런데 여론이 불리해졌다고 이제 와서 “원전을 주력 전원으로 활용”이라고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감원전’도 내용은 ‘탈원전’인데 포장을 슬쩍 바꿔 유권자들을 혼동시키는 어법이다. 나중에 “내 속뜻은 그것이 아니었는데 진짜 믿었나”라고 둘러댈 수 있는 편리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민 입장에선 혼란스러운 말 비틀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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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탈핵운동 벌였던 인사들, 원자력계 장악 51
63 감사원장 불러놓고 최대현안 '월성 1호기' 한마디도 못한 與 45
62 원전 부품산업 고사 직전, 중국산 태양광은 전성시대 39
61 세상 바뀐 것 확실하게 알기 68
60 감사원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56
59 원자력 중추 기업 두산重을 풍력 회사로 만들겠다니 54
58 다음 정부가 원전 산업 再起를 도모할 토대라도 유지시켜 놓으라 81
57 탈원전, 우릴 일자리서 내쫓아. . . 고용 유지한다던 대통령에 배신감 61
56 美 모듈원전 러브콜 받은 두산重, 세계 주도할 기회 날릴 판 58
55 시한부 한국원전산업… 내년 3월 올스톱 62
54 원자력계 死地에 몰고 이제 와서 구명 자금 투입 40
53 탈원전 2년만에 매출 7조 날아갔다 53
52 中 업체 배 불린 韓 최대 태양광 단지, 월성 1호 발전량의 4% 84
51 국내 최대 태양광, 핵심부품은 다 중국산 37
50 단 한 사람 때문에 못 바꾸는 탈원전 62
49 세계 최고 원전 기업이 쓰러지기 직전이라니 97
48 원전 수출 실종, 올해 탈원전 비용은 3조6천억원 눈덩이 43
47 탈원전만 아니면 한전은 대규모 흑자를 냈을 것이다 62
46 탈원전 3년, 두산重 대규모 감원 42
45 '월성 1호' 조작 진상 총선 뒤로 넘기면 안 된다 75
44 '탈원전 비용 513조' 논문 숨긴 에너지경제硏 63
43 어안이 벙벙해지는 월성 1호기 폐쇄 '사기극' 41
42 '월성1호 조작' 한수원 압수 수색으로 증거부터 확보해야 65
41 '월성 1호기' 조작 무려 3차례, 검찰 수사 사안이다 64
40 독일의 '탈원전 피해' 한국은 더 극심하게 겪게 될 것 71
39 탈원전 후 석탄발전 급증한 독일… 대기질 나빠져 年1100명 더 사망 61
38 감사원이 '경제성 축소' 감사중인데… 원안위, 경제성은 빼고 판단 94
37 멀쩡한 월성 1호기 억지 폐쇄, 후일 엄중한 국민 심판 내려질 것 66
36 "신한울 3·4호 원전 건설 재개" 과학계 원로들 충언 무시 말라 52
35 과학계 원로 13인 "탈원전 전면 철회하라" 75
34 '월성 1호 폐쇄', 그날 한수원 이사회 회의록 71
33 "정권을 잡았다고 마음대로 '탈원전'… 서러워 울었고 너무 분했다" 75
32 '이게 나라냐'는 文에게만 할 질문이 아니다 50
31 美 원전 수명 80년으로, 韓은 35년 원전 억지 폐쇄 233
30 60년 공들여 쌓은 원자력공학, 이렇게 무너뜨려선 안 된다 85
29 '월성 원전 1호' 폐쇄… 왜곡된 결정의 전말 111
28 오죽하면 한전 사장이 이런 말을… 72
27 결국 전기료 인상 시동, 탈원전 고통 이제 시작일 뿐 69
26 탈원전으로 전기요금 인상, 총선 뒤로 넘겨 국민 우롱 117
25 7000억 들인 멀쩡한 원전 강제 폐기, 文 개인의 나라인가 102
24 탈원전 외친 親與인사 5명이 태양광 발전소 50여곳 운영 135
23 탈원전 정부가 '원전수출전략' 회의 열고 엉뚱한 계획 발표 85
22 탈원전 2년, '온실가스 폭탄' 터졌다 104
21 '두뇌에서 캐내는 에너지' 원자력, 두뇌부터 붕괴 중 116
20 원전 기술 해외 유출,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124
19 '한국 탈원전은 사이비 과학과 미신에 기반한 이념 운동' 88
18 한전 덮친 탈원전과 포퓰리즘, 산업 피해 국민 부담 이제 시작 96
17 "태양광, 서울의 1.8배 땅 확보할 것"… 한전·한수원의 무모한 계획 128
16 결국, 에너지 大計에 '탈원전 대못' 100
15 "탈원전이 주가 떨어뜨렸다" 한전 주주들의 분노 87
14 슈피겔이 전한 독일의 '탈원전 반면교사' 120
13 '한 문장 답변' '신재생 35%' 오만과 오기의 탈원전 도박 97
12 탈원전 직격탄… 한전 6년 만에 적자 113
11 '탈원전 멈추라' 국민 호소 끝까지 깔아뭉개나 145
10 '원전 증설·유지' 원하는 국민이 68%, 靑엔 마이동풍 156
9 농어촌공사가 태양광에 7조원 투자, 이성을 잃었다" 160
8 '脫원전 전기료 인상' 정부는 10.9%, 한수원은 156% 146
7 '탈원전 손해'는 탈원전 밀어붙이는 사람들이 책임지라 148
6 두 달 설명 없는 '월성 1호' 폐쇄, 입 닥치고 따라오라니 215
5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은 제발 現實 바로 보시길 230
4 월성1호기 7천억 날리고 이렇게 얼렁뚱땅 폐쇄할 수 없다 181
3 한국 원자력에 꼭 이렇게 弔鐘을 울려야 하는가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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