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韓 정권 '창조물'이라는 트럼프·김정은 '가짜 춤판'


[사설: "韓 정권 '창조물'이라는 트럼프·김정은 '가짜 춤판'," 조선일보, 2020. 6. 20, A27쪽.]  → 대북관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비핵화를 둘러싼 "미·북 외교는 한국의 창조물"이라고 썼다고 한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북핵 외교가 북핵 폐기를 위한 진지한 논의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관련됐다"는 것이다. '통일 어젠다'라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 이벤트'를 말한다. 볼턴의 말은 북핵 협상이 핵 폐기 시한·방법·원칙 등 본질적 문제를 논의하는 대신 한국 정부가 마련한 트럼프·김정은 회담 쇼 위주가 돼버렸다는 뜻이다. 볼턴은 그 결과 싱가포르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낚였다(hooked)"고 했다. 이를 '판당고(춤판)'라고 불렀다.

실제 미·북 정상회담은 2018년 3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난 데 이어 워싱턴으로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제안 의사를 전달함에 따라 성사된 것이다. 정 실장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다"고 보증을 선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실제 김정은이 정 실장에게 말한 것은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었다. 이 말은 북한이 20년 이상 해오고 있는 것으로 새로울 것도 없지만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과장되게 전달한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는 주한미군과 미국 핵 억지력의 철수를 전제로 한 '한반도 비핵화'다.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뜻하는 미국의 비핵화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개념이었다. 북핵 폐기를 하려면 비핵화 개념부터 정리하고 그 후에 북핵 시설 신고와 폐기, 검증 절차를 합의해야 한다. 김정은은 이럴 생각이 전혀 없다. 미국 정보 당국자 전원과 볼턴,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외교 안보에 문외한이면서 공부조차 하지 않는 트럼프는 한국 정부가 전하는 김정은의 말을 믿고 '낚인' 것이다.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는 김정은과 '내가 북핵을 없앤다'는 트럼프가 아무런 비핵화 실무 과정 없이 무턱대고 마주 앉았다. 김정은은 트럼프를 낚아 제재를 해제하고, 트럼프는 제 자랑을 하고, 한국 정부는 남북 쇼를 하려는 생각뿐이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 정부가 '김정은 비핵화 의지'라는 있지도 않은 환상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그게 환상이었다는 것이 드러나자 트럼프는 하노이에서 미·북 협상판을 걷어찼고, 김정은은 이제 분풀이를 하고 있다. 트럼프도, 김정은도 '문 대통령 말대로 했는데 이게 뭐냐'는 것이다.

핵실험을 한 국가 중 스스로 핵을 포기한 나라는 한 곳도 없다. 김씨 왕조는 주민 수십만을 굶겨 죽이면서 핵을 개발했다. 핵 보유 때문에 자신이 죽을 정도가 아니면 핵을 포기할 리가 없다. 이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김정은 비핵화 의지'를 선전한 것은 속은 것인가, 아니면 알고도 그런 것인가. 이 상황에서도 정권 인사들은 지금 문제의 근원인 북핵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남북 쇼만 하자고 한다. 그렇게 모래성을 또 한 번 쌓아본들 그게 얼마나 가겠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9/2020061904529.html



번호 제목 조회 수
공지 대북개념 망언 퍼레이드 1258
37 [대북관계] “아태협회장, 北 김영철·송명철에 50만달러 줬다” 17
36 [대북관계] 우리 국민 50명 넘게 죽이고 “총 한 발 안 쏜다”는 김여정 23
35 [대북관계, 좌파정권] 北은 돈 안주면 절대 정상회담 안 한다, 예외는 없다 31
34 [대북관계] 北 정권은 우리의 통일 파트너가 될 수 없다 34
33 [대북관계] 마이클 브린, "김정은은 문 대통령의 두 가지 약점을 안다" 47
32 [대북관계] 김명성, “전단 보고 탈북 결심했다” 48
31 [대북관계, 좌파정권] 마이클 브린, "바보! 북한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87
30 [대북관계] 사설: "北 규탄결의안 무산시키고, 종전선언·북한관광 결의안 밀어붙이는 정권" 58
29 [대북관계] 사설: "北이 사람을 바이러스처럼 소각해도 하루를 숨긴 文… 대통령이 있고, 정부가 있고, 軍이 있고, 나라가 있는가" 53
» 韓 정권 '창조물'이라는 트럼프·김정은 '가짜 춤판' 46
27 北이 이런 집단인 줄 지금 안 사람들이 나라 떠맡은 건가 40
26 금강산 관광 강행은 국가적 자살 행위 78
25 중·러 대북 제재 완화 시도에 靑이 동조하는 건가 57
24 문 대통령 유럽 순방 사실상 외교 事故 아닌가 162
23 문 대통령의 '평화' 161
22 평양선언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235
21 PenN뉴스_평양공동선언, 비핵화 없는 무장해제 선언 218
20 UN보고서 충격-문재인이 평양에 갈 이유가 없어졌다! 204
19 대한민국 농락 리얼리티 쇼 183
18 체제 보장으로 '한국 수준 번영'이 어떻게 가능한가 235
17 판문점의 드라마, 북한은 변화할 것인가 583
16 남복 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208
15 '김정힐'도 우려하는 北 정권 본질에 대한 환상 171
14 김정은 평화 공세 뒤에 숨은 3개의 덫 262
13 이 판에 개성공단 폐쇄 시비, 정말 제정신인가 258
12 당신은 전쟁 관심없어도 전쟁은 당신에 관심있다 806
11 北 官製언론 김정일 평가와 대한민국 역사 교수들의 평가 934
10 삐라의 진실 1042
9 남북관계 파행은 북한 책임이다 1055
8 역지사지(易地思之) 1226
7 요즘 어깨가 으쓱해졌습니까? 1114
6 북한의 중국식 개혁개방은 불가능 1161
5 ‘아래로부터’ 북한 변화 1155
4 '금강산 미스터리' 판독법 1155
3 개성공단 기업 대부분 적자경영 1080
2 이질적 남북체제 1095
1 ‘콜 총리’의 정상회담 1071

주소 : 04072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26 (합정동)ㅣ전화 : 02-334-8291 ㅣ팩스 : 02-337-4869ㅣ이메일 : oldfaith@hjdc.net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