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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국민 50명 넘게 죽이고 “총 한 발 안 쏜다”는 김여정

[사설: "우리 국민 50명 넘게 죽이고 “총 한 발 안 쏜다”는 김여정," 조선일보, 2022.4.6, A31쪽.]

북한 김여정이 우리 국방장관의 ‘선제 타격’ 언급을 비난하며 “(북은)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라고도 했다. 북한 주적은 ‘남조선 아닌 전쟁 자체’라는 궤변까지 했다.

2010년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폭침돼 해군 장병 46명이 사망했다. 구조 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1명과 구조에 참가한 민간인 9명도 사망한 참극이었다. 천안함 공격은 2009년 북한 정권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이 세습 지위를 굳히려고 저지른 군사 도발이었다. 그해 9월 후계자로 공식 등극한 김정은은 두 달 뒤 연평도 포격까지 일으켜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북의 총포탄에 2010년에만 국민 50명이 희생됐다. 김정일이 17년을 통치하는 동안 죽인 우리 국민보다 많다.

2년 전 북한군은 서해에 빠져 기진맥진한 우리 공무원을 향해 총을 난사하고 시신 소각까지 했다. 그 시간에 문재인 대통령은 잠을 자느라 몰랐다고 한다. 2019년 김정은은 연평도 포격 9주기에 서해 NLL 인근 창린도 부대를 방문해 포 사격도 지시했다. 대한민국 영토를 다시 공격할 수 있다는 협박이었다. 북한군이 쏜 고사총 4발이 우리 군 GP에 조준한 듯 명중하기도 했다. 최근 북이 무더기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은 전부 우리를 겨냥한 것이다. 김정은은 ‘남조선에 보내는 경고’라고 했다.

지금 북에서 김정은 남매 다음 권력자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라고 한다. 김정은이 군부를 줄줄이 숙청하면서도 김영철을 계속 중용하는 건 2010년 정찰총국장으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주도한 일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김영철은 재작년 “대남 사업을 철저히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제2의 천안함·연평도 공격을 꾸미고 있을 것이다. 이런 김여정과 김영철을 문 정권은 국빈급으로 대우했다. 정권 핵심들은 서로 ‘김여정 팬클럽 회장’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들도 ‘쏘지 않을 것’이란 김여정의 말이 거짓말임은 알 것이다.

김여정은 이날 “남조선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우리의 핵 무력은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씨 일가가 직접 ‘대남 핵 공격’을 협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북이 30년 넘게 주민 경제를 포기하고 핵 개발에 매달려온 진짜 이유다. 김정은은 이미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전술핵’ 개발도 지시했다. 7차 핵실험도 준비 중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 헛된 환상을 버리고 외교, 군사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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