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망친 공교육 현장: 전교조는 학교 내 최고 권력이었다
2011.06.03 09:51
전교조는 학교 내 최고 권력이었다
[“전교조는 학교 내 최고 권력이었다,” 미래한국, 2011. 3. 14, 58-61쪽.]
지난 2010년 초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전교조 교사들의 명단을 공개했고, 전교조는 이에 집단으로 반발하며 조 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2009년에도 전교조는 전교조 교사들의 명단이 아닌 학교별 전교조 가입교사 숫자만이 공개된 것에 대해서도 극렬히 반응했다.
‘참교육’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했다면 전교조 소속이라는 사실에 대해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정상일텐데, 전교조 교사들 본인도 전교조 가입 사실에 대해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왜 그럴까.
실제로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 전교조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전교조에 가입해서 활동하다가 여러 이유로 탈퇴한 교사들도 많다. <미래한국>은 전 현직 교사들이 경험을 통해 전교조의 실체를 살펴보았다.
전교조의 자기 부정, 탈퇴 당한 ‘이념’ 교사들
전교조가 친북․반미 성향의 교원단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지난 2008년 여름 촛불정국 당시 전교조는 ‘촛불선동’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이 시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필요성을 주장한 전교조 교사가 있었다. 이영생 경기상고 교사는 2008년 6월 25일 자신의 수업시간에 신문기사를 인용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필요성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반발하는 학생을 체벌한 바 있다. 이에 전교조는 이 교사에 대한 제명 절차를 내부적으로 마무리했고, 그는 전교조를 탈퇴했다.
교원평가제에 찬성한다는 발언을 한 이유로 등 떠밀리듯 사표를 제출한 전교조 소속 교사도 있다. 현인철 전 전교조 대변인은 2008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전교조가 무조건 교원평가에 반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이제라도 학부모단체 등 교원평가에 찬성하는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전교조의 이중적인 단면이기도 하다. 작은 이념적 차이마저도 인정하지 못하는 조직이 그간 ‘참교육’과 ‘민주화’를 부르짖어 온 것으로, 전교조야말로 독단적 집단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조형래 배명고 교장은 얼마 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전교조 교사들의 이념교육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학교에서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전교조의 입김이 없는 것이 없다. 외부 명사를 초청해 교양강좌를 하려 해도 전교조가 관여한다”며 “예를 들어 ‘자유민주주의가 사회주의보다 우월하다’라는 제하의 교양강좌를 하려 했을 때 전교조가 ‘왜 민감한 사안의 내용을 학생들에게 교육하려 하느냐’고 반대해 교육 하루 전에 취소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내 전교조의 막강한 입김
반면 전교조는 자신들의 이념교육에 대해서는 대단히 적극적이다. 조 교장은 “전교조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태백산맥과 같은 이념 서적을 많이 읽게 한다”며 “중요한 것은 건학이념이지만 전교조 교사들에 의해 다 잘려지고 만다. 학교 내에서 교장, 교감은 이미 오래 전에 전교조 교사들의 적이 됐다”고 밝혔다.
이평기 한광여고 교사도 “2001년 학교에 전교조가 생긴 이후 학교는 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학원 관련 기사가 언론과 방송에 13번 넘게 보도돼 비리 사학의 대표로 부각됐으며, 결국 사립학교법 개정의 명분으로 이용되기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검찰수사 결과는 모두 ‘혐의 없음’이었다.
전교조가 학교를 분란에 빠트린 목적은 학교에 비리가 있어서가 아닌 전교조식 인사위원회를 설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교조는 성역이었고, 권력이었다”고 덧붙였다.
한 현역 교장 선생이 전교조의 압박으로 인해 자살을 선택해 사회적 이슈가 된 적도 있다. 지난 2003년 4월 충남 예산 B초등학교 서승목 교장이 나일론 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비극의 발단은 ‘차 시중’ 논란이었다.
논란의 전말은 이렇다.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인 J씨는 그해 3월 이 학교 기간제 교사로 부임했다. 그는 3월 7일 오전 출근해 홍모 교감에게 “차 한잔 타드릴까요”라며 차를 타 주었다. 이어 홍 교감이 “서 교장 선생님에게도 한 잔 타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자 역시 서 교장에게도 차를 타주었다는 것이다.
J씨는 다음날 홍 교감을 찾아와 “‘매일 타주라’는 지시는 받을 수 없다”며 항의했고, 홍 교감은 “매일 타주라는 뜻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J씨는 “차 시중에 수치심을 느꼈다”며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 내용을 전교조 충남지부(예산)에 알렸다. 전교조는 이에 따라 예산교육청을 항의 방문해 교육장실을 점거한 채 J씨의 복직과 다른 학교로의 전보, 그리고 서 교장의 서면 사과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고, 충남교육청과 교육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도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결국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서 교장은 자살을 선택했다.
전교조 압박에 자살 선택한 故 서승목 교장
예산군 초중등교장단협의회는 서 교장의 자살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교원단체 소속의 극소수가 허위사실로 교장을 비방해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이는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한국 교육 현장의 죽음이며 교육의 파탄”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국 국공사립초중고교장협의회는 그해 5월 11일 서울에서 전국 초중고 교장 1만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 교장 추모대회를 개최했다. 교장협의회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교육 현장이 황폐화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서 교장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교장들이 교육 현장의 폭력과 맞설 것”이라고 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반면 전교조는 “교장 자살사건을 계기로 전교조의 교육적 열정을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보수 수구세력에 맞서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역 색깔 공세로 맞섰고, “앞으로 학교 내의 비민주적 관행과 많은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선포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전교조에 대한 비판 여론을 증폭시켰다. 한 전교조 소속 교사가 이 일을 계기로 전교조를 탈퇴하며 인터넷에 남긴 글로 화제가 됐었다. 그는 “전교조 조합원 여러분, 특히 이번 서 교장 선생님에게 서면 사과를 하라고 심장 깊숙이 칼을 꽂은 예산 및 충남의 잘난 교직원 여러분, 당신들은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갈가리 찢어죽였습니다. 아니, 하나가 아닌 그 가족과 우리 예산군의 선량한 가장 양심적인 교사들의 마음을 함께 죽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전교조를 후원하고 응원한 것은 당신들이 의로운 일을 하고 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어린 삐뚤어진 성격의 여교사를 부추겨서 생목숨을 끊어놓는 데 혈안이 된 당신들을 위해 나의 마음과 회비를 낸 것이 아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사는 “당신들은 한낱 미물인 고양이만도 못합니다.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 앞에서 옷까지 벗고 무릎을 꿇으라고 하니 어찌 사람이 견디겠습니까? 오로지 교육에 몸 바친 40년 동안 한치의 흠도 자신에게 용납하지 않았던 자존심을 이렇게 하루아침에 기어이 무너뜨리고 어찌 그분이 살 수가 있을까요?”라고 반문하고 “진정으로 어린이를 위해 애쓰는 일선의 교장을 몰고 몰아 죽음의 길에 내팽개치는 게 당신들의 본업이란 말입니까?”라고 전교조를 성토했다.
"전교조 교사 많아지면 기초학력 저하"
일선 학교 교장에 따르면, 이는 현장에서도 일리가 있는 분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한 공립중학교의 A모 교장은 “학부모 공개수업 때 교장이 들어간 적이 있는데 교직원회의 때 몇몇 전교조 교사들이 마이크를 잡고는 불편하다고 얘기하더라. 교장이 학부모들을 선동하려 하느냐는 지적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A교장은 전교조 교사들의 수업 준비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는 “예전에는 학습지도서나 진도계획안을 교장에게 제출해 평가받았는데 전교조 서울지부가 2004년에 시교육청과 맺은 단체협약을 근거로 이를 폐지, 수업에 대한 교사의 자율성은 높아졌는지 모르겠으나 충실한 수업준비는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전교조에 대한 환멸을 느끼면서도 조합원들이 전교조를 탈퇴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M고등학교 A모 교사는 <미래한국>과의 전화통화에서 “전교조 조합원들의 비율이 높은 학교에서는 ‘왕따’가 무서워 부득이 전교조에 가입하는 교사들도 많다”며 “탈퇴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회비만 안 낸다고 탈퇴가 되는 게 아니라 단위학교 전교조 책임자에게 알리고 지역 책임자에게 알리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외로 학교 현장에는 좌편향 세뇌교육에 내심 반대하는 교사들이 많다”며 “이념적 요인으로 탈퇴하고 싶어도 동료 교사들과의 인간관계 때문에 주저하는 교사들이 꽤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