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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범수용소 완전통제구역 탈출 수기

2007.11.20 11:28

관리자 조회 수:1818 추천:161

[김성욱, “정치범수용소 완전통제구역 탈출수기 ‘세상 밖으로 나오다’ 서평,” 미래한국, 2007. 11. 3, 11쪽.]

신동혁 씨의 수기 ‘세상 밖으로 나오다’는 북한정권이 만들어 낸 지옥의 기록이다. 김일성 부자(父子)의 잔인성에 관한 가장 명쾌한 증언이기도 하다.

수용소가 정해주는 결혼상대

신 씨와 같은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의 삶은 인간 이하, 아니 짐승 이하이다. 결혼과 같은 인류의 대사(大事)도 ‘일을 시키기 위한’수단일 뿐이다. 수용소가 허락하고 지정해 주기 전에는 남자도, 여자도 상대를 모른다. 어느 날 담당 보위지도원(수용소관리)은 ‘일을 잘 해 온’ 대상 남녀를 불러 놓고, 훈시하며 결혼을 알려준다. “야, 너희 둘 오늘부터 결혼이야. 알갔디? 앞으로 일을 열심히 하라. 일 안 하구 뺀질뺀질 대믄 알디? 다시 갈라 놓겠어.”

불성실․불복종하면 총살

신 씨가 수감됐던 정치범수용소는 출소가 불가능한 소위 완전통제구역이다. 보위지도원의 통제 아래 죽는 날까지 혹사당한다. 이곳에선 ‘작업관계 외 3명 이상이 모여 대화할 수 없다’ ‘보위원 승인 없이 밤에 3명 이상 돌아다니면 총살 당한다’ ‘보위원에게 불만을 품은 경우․불성실한 경우․불복종한 경우, 시설물을 파괴한 경우, 도둑질한 경우’ 모두 총살 대상이다.

피가 나오지 않고 혹이 튀어나왔다

정치범수용소에선 보위원의 사형이 비일비재하다. 죽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신 씨는 1989년 6월경 인민학교 2학년 때의 기억을 적고 있다. 소지품 검사 중 같은 반 여덟 살 여자아이 주머니에서 밀 이삭 5개가 나왔다. 일상적 굶주림에 창고에서 밀 이삭 몇 개를 집어든 것이다.

“야 새끼야, 너 강냉이 따왔다. 너 새끼 손목아지 잘려 나가라구 길디” 보위원 선생의 욕설과 함께 구타가 시작됐다. “아이를 무릎 꿇어 앉힌 채 지시봉으로 머리를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그 아이 머리에서는 피가 나오지 않고 혹이 사방에 튀어나왔다. 그러기를 1시간 30분 정도… 그 아이는 끝내 기절했다. 코에서 피가 흘러 나왔다… 그 아이를 부축해서 집까지 데려다 줬는데 그 날 저녁 끝내 죽었다고 한다… 그 여자 아이는 참 곱게 생겼었다. 이렇게 어린 여자아이가 매 맞아 죽었어도 그 누구도 책임이 없다. 이것이 바로 보위부 14호 관리소의 현실인 것이다”(본문에서).

노인들을 얼리고 데워 죽였다

1999년 12월, 개천14호 관리소는 영하 15도에서 20도까지 내려갔다. 신 씨는 지게로 거름을 나르다 쉬던 중 발각된 4명의 노인 이야기를 이렇게 적고 있다. “보위지도원이 그들을 불러냈다. 신발과 바지를 벗기고 팬티 바람으로 맨 땅에 무릎을 꿇게 했다. 노인들은 오후 2시쯤부터 벌을 받았는데 저녁 7시경에는 휴게실 안으로 불러냈다. 구들바닥에 다시 무릎을 꿇어 앉혔다. 그리고는 사람이 델 만큼 뜨겁도록 장작을 계속 넣었다. 그들의 발바닥과 무릎은 얼었다가 데어서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우성 소리는 보위지도원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 몇 달이 지난 후 그들은 끝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식과 남편 앞에서 처형 당한 어머니

정치범수용소 탈출기도자는 공개처형대상이다. 신 씨의 어머니와 형 역시 도망치다 붙잡혀 공개 처형당했다. ‘눈물조차 나지 않았던’ 가족들의 사형 모습에 대해 신 씨는 이렇게 적고 있다.
“공개처형은 어머니부터 시작됐다. 어머니 팔을 뒤로 묶은 채 나무상자 위에 올라 세웠다. 그리고 이들은 어머니 입만 가리고 눈은 가리지 않았다… 교수형장에 매달려 있는 밧줄을 어머니 목에 건 다음, 그 광경은 차마 지켜 볼 수가 없었다. 세상에 엄마와 형이 교수형과 총살을 당하는데 그것을 지켜 볼 아들과 아버지가 어디 있으랴. 아버지 쪽을 보자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내 눈에서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때가 되었는지 어머니가 밟고 있던 상자를 빼내었고, 상자를 빼내자마자 어머니는 대롱대롱 매달리기 시작했다. 밧줄은 점점 어머니의 목을 조여 갔다. 어머니는 마지막 발악으로 몸을 몇 번 요동치고는 잠잠해졌다. 그리고는 형의 차례였다. “민족반역자 신희근을 향하여 총탄 세발 쐈!!”

탄차를 미는 열두 살 어린이들

정치범수용소에서 사람의 목숨은 벌레와 같다. 어린이들까지 탄광작업, 건설현장에 동원된다. 신 씨가 중학교 1학년이던 1993년 6월 중순경 갱지원(탄광작업)을 나갔던 당시의 회상이다.

“열 두 살의 어린 아이들이 어른들이 쓰는 탄광 모자를 쓰고 한 손에는 불을 들었다. 얼굴은 탄가루로 뒤덮여 눈 흰 자위와 치아만이 하얗고 온통 검댕이었다… 탄차를 밀고 한 10리 정도 나왔을 때, 옆에 있던 문성심이 발을 잘못 짚으면서 탄차 바퀴에 발이 찢겼다.

순간 좁은 갱 안에 12세 여자이이의 울음소리가 퍼졌다. 울음소리가 이렇게 소름끼치게 들려보기는 처음이었다… 문성심의 신발을 벗겨 보니 엄지발가락과 두번째 발가락이 바퀴에 눌리어 뼈가 부서진 상태였다. 이때 학급장 홍주현이 달려와 신발 끈으로 문성심의 발목을 묶어 피가 나오지 않게 지열하고 문성심을 탄차에 태웠다.”

열네 살에서 열일곱 시신들, 모두 예쁜 남녀아이들

신 씨가 고등중학교(고등학교) 시절인 1998-1999년 개천14호관리소 수감자들은 대동강 내 중형발전소 건설에 동원됐다. 신 씨는 “하루에 3-4구의 시체가 나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공사 사고로 만신창이가 된 주검들을 수습하는 일을 직접 거들기도 했다”며 이렇게 말한다. “어린 학생들이 노동재해 사고로 사망한 숫자는 내 눈으로 본 것만 7명이다. 거기에 소문으로 들은 것까지 합하면 수십 명은 될 것이다. 이들의 나이는 모두 14세부터 17세. 모두 예쁜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이다.”

누가 죽는다 해도 눈물조차 안 흘려

1999년 3월 신 씨는 콘크리트 벽 밑에서 일하던 남녀학생 8명이 30m 높이에서 추락한 사고를 목격한다. 결과는 뻔했다. 수십 톤 콘크리트에 깔려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됐다. 신 씨의 회상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들의 시체를 지울 수가 없었다. 보위원들은 하던 일을 계속 하라는 것이었다… 건설 현장에서 누가 죽는다 해도 슬퍼하고 눈물 흘리는 사람은 없다. 단지 나의 목숨이 붙어 있음을 확인하고 다시금 자신의 자리에서 일을 할 뿐이다. 발전소 건설 현장은 매일 매일 삶과 죽음을 갈랐다.”

목욕 후 붉은 반점이 생겨 죽어나갔다

정치범수용소에서 인간의 존엄 따윈 없다. 신 씨는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정권의 생체실험을 고발한다. 2004년 11월 어느 날 밤의 기억이다.

“그날 밤 사상투쟁회에는 웬 일인지 4명의 보위원들이 함께 참가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어느 호실에 ‘이’가 많은지 물었다… 보위원은 남자호실 한 곳, 여자호실 한 곳을 지목한 다음 약을 주겠으니 그것으로 목욕을 하라고 했다. 그리고는 각방에 20kg짜리 물통을 두 개씩 주었다. 그 물통을 받고 여자호실 5명과 남자호실 7명이 목욕을 했다. 당시에는 아무 일이 없었다. 그러나 1주일이 지나면서부터, 몸에 붉은 반점 ‘혼디(종기 같은 것으로 살에 고름이 생기는 것)’가 생겨나 곪아터졌다. 한 달 뒤에는 살이 문드러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고열에 시달렸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거의 죽어간다고 생각될 즈음, 트럭 한대가 오더니 그들을 모두 싣고 갔다. 그리고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였다는 생각은 떨쳐버릴수 없다.”

김정일을 심판대에 세우고 북(北)주민을 구출해야 신 씨는 수기‘세상 밖으로 나오다’마지막에 이렇게 적고 있다. “나는 이제 내가 할 일을 정해야 할 것 같다. 우선 보위부 14호 관리소의 실체를 세상에 알리고 세계가 나서서 북한의 인권을 생각해 김정일을 심판대에 세우고 그들을 구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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