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北에 분노하지 않는가
2010.12.16 12:01
[이선민, “그들은 왜 北에 분노하지 않는가,” 조선일보, 2010. 12. 3, A31.]
지난달 23일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이후 국내 진보좌파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들의 ‘아킬레스의 힘줄’인 북한이 저지른 이 갑작스러운 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천안함 폭침(爆沈) 때 조작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김정은의 3대 세습에 대해서는 ‘북한 내부 문제’라고 애써 외면한 그들이 대한민국이 백주에 집중포격을 받은 이번 사태에는 또 어떤 기발한 해석을 내놓을지 궁금했다.
“연평도 사태는 남한이 동족 대결 책동에 따라 포 사격 훈련을 벌였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성명을 내놓은 종북(從北)단체들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그들은 몸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지만 정신적 조국은 북한이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 일을 해도 옹호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북한이 연평도 포격보다 몇십 배 심한 도발을 해도 그들은 북한을 두둔하며 대한민국을 비난할 것이다.
종북단체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진보좌파 주류의 반응은 양비론(兩非論)이었다. 그들은 먼저 민간인 사망까지 초래한 북한의 포격이 비난받아야 할 행위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짧은 비판에 이어 이번 사태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對北) 강경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길게 지적한다. 형식적으로는 양쪽을 모두 비판하지만, 근본원인과 해결책임을 남쪽에 돌리면서 북한을 교묘하게 감싼다.
그들은 “분노는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전쟁을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작 그들에게서는 우리 영토와 국민을 공격한 적(敵),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몰상식한 집단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지 않는다. 연평도 포격 다음날 대표적 진보좌파 신문의 사설은 “남북한이 어제 서해 연평도 일대에서 포격전을 벌였다. … 불안하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 사태를 확대시키지 말 것을 남북 당국에 호소한다”로 시작했다. 놀랄 만큼 냉정하고 중립적인 자세이다.
그들은 “북한이 극도로 호전적(好戰的)인 집단이라는 것을 몰랐느냐”며 “그 호전성을 관리하고 완화시키는 일은 남한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성질난다고 동네 여기저기 불지르고 이웃 사람을 패고 다니는 불량배를 본때 있게 다스릴 생각은 않고 그가 성질 부리지 않게 비위를 잘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에 대해서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에 편승해서 ‘전쟁이냐 평화냐, 선택하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그들이 북한의 터무니없는 행동에 분노하지 않는 또 다른 논리는 그것이 ‘분단체제’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분단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남한이든 북한이든 ‘정상적인 국가’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에서 권력 세습과 같은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분단체제’라는 도깨비 같은 허상(虛像)에 모든 원인을 돌리고 나면 어떤 천인공노할 일도 책임져야 할 사람이 없어진다. 참으로 희한하고 편리한 논법(論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과 관련된 담화문에서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 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바람과 달리 그들이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꿀 가능성은 별로 커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북한의 실체를 다시 확인한 대다수 국민이 똘똘 뭉쳐서 그들이 설 자리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
지난달 23일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이후 국내 진보좌파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들의 ‘아킬레스의 힘줄’인 북한이 저지른 이 갑작스러운 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천안함 폭침(爆沈) 때 조작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김정은의 3대 세습에 대해서는 ‘북한 내부 문제’라고 애써 외면한 그들이 대한민국이 백주에 집중포격을 받은 이번 사태에는 또 어떤 기발한 해석을 내놓을지 궁금했다.
“연평도 사태는 남한이 동족 대결 책동에 따라 포 사격 훈련을 벌였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성명을 내놓은 종북(從北)단체들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그들은 몸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지만 정신적 조국은 북한이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 일을 해도 옹호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북한이 연평도 포격보다 몇십 배 심한 도발을 해도 그들은 북한을 두둔하며 대한민국을 비난할 것이다.
종북단체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진보좌파 주류의 반응은 양비론(兩非論)이었다. 그들은 먼저 민간인 사망까지 초래한 북한의 포격이 비난받아야 할 행위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짧은 비판에 이어 이번 사태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對北) 강경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길게 지적한다. 형식적으로는 양쪽을 모두 비판하지만, 근본원인과 해결책임을 남쪽에 돌리면서 북한을 교묘하게 감싼다.
그들은 “분노는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전쟁을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작 그들에게서는 우리 영토와 국민을 공격한 적(敵),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몰상식한 집단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지 않는다. 연평도 포격 다음날 대표적 진보좌파 신문의 사설은 “남북한이 어제 서해 연평도 일대에서 포격전을 벌였다. … 불안하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 사태를 확대시키지 말 것을 남북 당국에 호소한다”로 시작했다. 놀랄 만큼 냉정하고 중립적인 자세이다.
그들은 “북한이 극도로 호전적(好戰的)인 집단이라는 것을 몰랐느냐”며 “그 호전성을 관리하고 완화시키는 일은 남한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성질난다고 동네 여기저기 불지르고 이웃 사람을 패고 다니는 불량배를 본때 있게 다스릴 생각은 않고 그가 성질 부리지 않게 비위를 잘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에 대해서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에 편승해서 ‘전쟁이냐 평화냐, 선택하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그들이 북한의 터무니없는 행동에 분노하지 않는 또 다른 논리는 그것이 ‘분단체제’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분단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남한이든 북한이든 ‘정상적인 국가’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에서 권력 세습과 같은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분단체제’라는 도깨비 같은 허상(虛像)에 모든 원인을 돌리고 나면 어떤 천인공노할 일도 책임져야 할 사람이 없어진다. 참으로 희한하고 편리한 논법(論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과 관련된 담화문에서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 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바람과 달리 그들이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꿀 가능성은 별로 커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북한의 실체를 다시 확인한 대다수 국민이 똘똘 뭉쳐서 그들이 설 자리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