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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한풀이와 정략의 희생자들 결국 모두 무죄

[사설: "‘세월호’ 한풀이와 정략의 희생자들 결국 모두 무죄," 조선일보, 2023. 11. 3, A31쪽.]

세월호 ‘구조 실패’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전직 해경 간부들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검찰이 이들을 기소한 지 3년 9개월 만이고, 사고 발생 9년 만이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판결이다.

세월호 사고는 첫 수사에서 사고 원인과 책임자가 다 밝혀졌다. 불법 증축해 위험해진 배가 평형수를 뺐고 화물조차 엉터리로 결박한 채 운행했다. 운항도 미숙한 사람들이 맡아 급격한 방향 전환을 했다. 사고가 안 났으면 그게 이상한 일이었다. 무거운 화물이 결박이 풀려 한쪽으로 급격히 몰리면서 배가 너무 빠르게 기울고 침몰했다.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신속히 대피를 지시해야 했지만 이 유일한 기회는 방심과 태만으로 그냥 흘러가 버리고 말았다. 이 이상에 대한 원망과 비난은 한풀이일 뿐 진실과는 상관이 없다. 그날 대통령과 장관, 해경청장이 다른 사람이었어도 결과는 하나도 달라질 수 없었다.

우리 사회에서 늘 그렇듯 이 사건을 두고도 괴담이 난무했다. 잠수함 충돌, 고의 침몰 등 괴담의 전부는 허무맹랑했다. 그래도 정치화돼 버린 이 사고에 대해 조사·수사가 9차례나 되풀이됐다. 더 나올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이 조사를 밀어붙인 사람들이 잘 알았을 것이다. 당시 검찰의 2차 수사를 맡은 특수단은 “되지 않는 사건을 억지로 만들 수 없다”며 의혹 대부분을 무혐의 처리했다. 해경 간부들을 기소한 것도 무리한 것이었다. 결국 이번에 무죄가 확정됐다. 특수단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한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인사들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상태다. 사고의 원인과 책임자가 다 밝혀졌는데 없는 책임자를 더 만들고 없는 원인을 더 만들려고 한 억지 조사, 억지 수사가 맞은 당연한 귀결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 탄핵되던 날 세월호 현장을 찾아 방명록에 “고맙다”고 썼다. 대선 기간 중엔 “세월호 진실 규명을 위해 압도적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참사 원인과 관련해선 더 나올 게 없다는 것은 그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세월호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조사를 위한 조사, 수사를 위한 수사를 반복했다. 당연히 나올 게 없었다. 민변 출신이 맡은 특검도 아무 결론 없이 끝났다. 민변과 진보 단체 인사들이 대거 들어간 세월호 특조위와 사참위도 각각 151억원, 572억원의 예산을 썼지만 새로 밝혀낸 게 없다. 참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운동권들 호구지책으로 전락한 것이다. 세계에 유례가 없을 일이다. 그런 민주당이 이번엔 핼러윈 참사 특별법을 추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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