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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史를 '총칼 없는 백년 전쟁'으로 몰아가는 좌파,” 조선일보, 2013. 3. 16, A31.]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원로들의 청와대 점심 자리에서 원로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좌파의 역사 영상물 '백년 전쟁'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했다고 한다. '백년 전쟁'은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을 헐뜯는 53분짜리 '두 얼굴의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42분짜리 '프레이저 보고서―누가 한국 경제를 성장시켰는가' 두 편으로 구성됐다. 이 동영상은 좌파 역사 연구 단체 민족문제연구소가 대선을 앞두고 작년 11월 만들었다.

일부 좌파 역사학자들은 지난 대선을 '친일․수구․독재․분단 세력과 자주․민중․민주․통일 세력의 전쟁'이라고 하고 선전전(宣傳戰)을 폈다. '백년 전쟁'은 좌파의 그런 독단적 논리를 일제강점기 이후 100년의 역사를 해석하는 데 그대로 끼워 넣었다. 한 좌파 역사 잡지는 '백년 전쟁' 감상문에서 "우리는 지금 역사 전쟁의 한복판에 있다. 100년 전 한반도에서 시작돼 지금도 한국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총칼 없는 전쟁"이라고 했다. 자기 손으로 자기 가슴에 역사가라는 이름을 단 좌파 역사가들은 지금 당장 북한의 역사 교과서를 펼쳐보라. 자신들의 주장과 너무나 닮은, 닮았다기보다는 쌍둥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듯한 역사 서술을 거기서 만나게 될 것이다.

'백년 전쟁'은 이승만 대통령을 '하와이안 갱스터', 박정희 대통령을 '뱀 같은 인간'이라고 했다. '백년 전쟁'은 "이승만이 미국에 있던 시절 46세 때 22세 여대생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목적으로 주(州) 경계를 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며 이승만이 여대생과 나란히 경찰에서 찍은 듯한 영상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 사진은 두 사람이 10년 간격을 두고 따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합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승만이 이런 일로 체포됐다는 것 자체가 거짓말이다. '백년 전쟁'은 박정희 시대의 경제성장이 정부 정책과 국민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케네디 정부가 편 친미(親美) 국가에 대한 원조 덕분이었다는 듯이 해설하고 있다. 거짓말을 하려 해도 미국의 원조를 받은 수많은 나라 가운데 한국 말고 경제 10위권 위상(位相)에 근접한 나라 이름을 하나라도 대면서 거짓말을 해야 한다.

지난 30년 한국 현대사를 역사 왜곡 놀이터로 삼아온 좌파 역사가들의 허접쓰레기 같은 역사책이 폐지(廢紙)로 실려갈 날이 언젠가 오고 말 것이다. 24년 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냉전이 막을 내릴 때 이웃 나라 좌파 역사가들 운명이 꼭 그랬다. 역사는 역사를 왜곡․조작하는 역사가를 가장 먼저 단죄(斷罪)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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