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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과서만 문제인가

2013.10.22 15:59

관리자 조회 수:710 추천:37

[곽수근, “역사 교과서만 문제인가,” 조선일보, 2013. 9. 24, A30.]
며칠 전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한 간부 공무원이 찾아왔다. 그는 "고구려와 발해를 자기 역사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보다 더 무서운 게 우리나라 역사교육"이라며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중학교 역사 교사인 아내가 초등학생 아들에게 사다준 어린이용 역사 교양서가 영 이상하다는 것이다. "책 표지에 이명박 전(前) 대통령 사진이 있는데, 그 얼굴 아래 '독재타도' 팻말을 든 학생 그림이 있어요. MB가 독재자라는 것을 암시하려고 교묘하게 편집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시각이 달라 아내와 자주 얼굴을 붉힌다는 그는 "북한 독재 정권보다 우리 역대 대통령들을 더 나쁜 사람으로 여기는 아이가 많다"고 걱정했다.
그의 가정사는 예외적 사례일 것으로 여겼는데, 그날 오후 모 국립대 박물관장과 통화하면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일보의 어린이 교육 지면 '신문은 선생님'의 역사 코너에 해당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사진을 싣고 싶다고 요청했다. 그런데 이 대학 박물관장은 "어린이 역사교육에 활용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안 된다"고 거절했다. 이유를 묻자 "교학사 역사 교과서 보도 등으로 미뤄볼 때 당신네 신문사가 학생들한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학사 역사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사실관계를 훼손하는 것으로 세상에 존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금 통화하는 취재 내용을 전부 국정원에 보고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했다. 대학에서 사학(史學)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박물관장의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그는 "교육이 역사 인식과 무관할 수 없지만, 교육에선 어떤 형태로든 역사 인식이 표출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그의 말과 행동이 한쪽으로 치우친 역사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학교 측에 다시 요청해 유물 사진을 어린이들에게 소개할 수는 있었지만, 우리 역사교육의 현실을 엿본 것 같아 씁쓸했다.

한국사가 수능 필수 과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린이를 위한 역사 서적이 봇물 터지듯 출간되고 있다. 논란에 휩싸인 역사 교과서 못지않게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역사 만화책이나 단행본의 내용도 문제가 있는지 꼭 살펴봐야겠다. 그나마 책은 읽어 보면 편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다.

문제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가르치는 역사 수업의 내용은 웬만해선 외부에서 균형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 대한 어린이와 청소년들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스승의 역사관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면, 학생들의 역사 인식도 균형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교육부가 신규 교원 임용 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3급 이상)을 의무화했지만, 이것만으로 역사교육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편향된 역사관이 불러오는 사회 갈등은, 역사 왜곡의 기회를 노리는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이 바라는 한국의 미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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