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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참여한 것 후회

2006.06.10 13:50

관리자 조회 수:949 추천:111

[“개성공단 참여한 것 후회,” 미래한국, 2006. 5. 6. 9쪽; 입주업체 간부 월간조선 5월호 인터뷰.]

-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달라고 했다는데.

5%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당분간 임금에 관한 얘기가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황당하다. ‘월급이 한 달에 6만원 정도인데, 5% 올려 줘도 되지 않겠느냐’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렇지가 않다. 개성공단에 들어간 가장 큰 이유가 북측의 값싼 노동력 때문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월급을 올려주면, 내년에 또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른다. 임금인상으로 인한 현실적 문제도 있지만, 상징적 의미도 크다.

사실 우리가 임금을 올려 준다고 본인들이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지급한 월급은 당에서 가져간다고 한다. ‘개성시 인민위원회’에서 관리한다.

- 근로자 한 달 임금이 57.7달러면 싼 것 아닌가?

단순히 그것만 보면 싸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이 많이 떨어진다. 북한 사람들은 나라에서 식사 때마다 배급해 주고 필요한 물품을 일괄적으로 주니 왜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누가 열심히 일하면 왕따를 당한다. 노동생산성이 우리의 5분의 1 수준이고 이것마저 일정하지 않다.

- 공단에 진출한 지 2년이 넘는데 회사에 이익이 있었나?

생산성이 떨어지고, 물류.통행이 다 힘든데 무슨 이익을 내나. 1년 동안 재미를 못 봤다. 처음 개성공단에 들어갔을 때 정말 기뻤다. ‘내가 대북사업을 한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사명감도 느껴졌다. 그런데 막상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얼마나 허무한지 모른다.
- 혜택을 본 경우는 없나?

개성공단 입주 업체 중 증시에 상장한 업체는 주가가 많이 올라 혜택을 봤다. 외부에서는 이곳의 실상을 모르고 개성공단에 있는 회사들이 잘 되고 있다고 알았으니까. 덕분에 주가는 올랐지만 거품이다. 개성에 진출한 업체들은 향후 2-3년 이내에 금감원에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물론 금감원에서 이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지는 모르겠다.

- 주변에 개성공단에 진출하려는 이들이 많이 않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본단지 5만명에 들어가겠다는 업체가 많지 않았다. 유레카라는 회사는 시범단지 입주업체로 뽑혔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안 들어갔다. 진짜 행운이다.

- 정부는 개성공단을 계속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완전 공수표 날리는 것이다. 정부의 그런 발상이 무척 위험하다고 본다. 중소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이나 현실적인 계획이 없는데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자금 일부는 지원 받았지만, 결국 두 배 이상이 더 들었다. 공단에 들어오려다가 실패한 회사들이 운 좋다고 말한 정도다. 정부가 장미빛 전망만 쏟아 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개성공단은 한 마디로 희망은 있지만 현실은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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