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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과 함께 좌파 미디어 침몰 中

2011.06.15 14:19

관리자 조회 수:844 추천:55

[전경웅, “천안함 침몰과 함께 좌파 미디어 침몰 中,” 미래한국, 2011. 4. 25, 40-43쪽.]

천안함 1주기가 지나도록 음모론을 주장하는 좌파진영과 그들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던 좌파 매체들 사이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일 국방부는 “천안함을 공격한 CHT-02D 어뢰 추진체 프로펠러 부착 물질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생물체 종류를 확인할 수 있는 어떤 DNA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어뢰 프로펠러에 붙은 것이 붉은 멍게라는 주장이 있어) 어뢰 부착 물질과 붉은 멍게 유생 및 어린 붉은 멍게를 비교한 결과 어뢰 부착 물질은 붉은 멍게의 유생이나 어린 붉은 멍게가 아니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어뢰 부착 물질은 붉은 멍게의 올챙이 유생과 그 형태가 다르고, 붉은 멍게는 돌기가 없이 맨들맨들하며 촉수 같은 기관이 없다. 어뢰 부착 물질은 붉은 멍게 유생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 현미경으로 형태 관찰 및 붉은 멍게 연구자료와 비교분석한 결과 어뢰 부착 물질은 어린 붉은 멍게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한 전문기관에 의뢰해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어뢰 부착 물질에서는 생물체 종류를 확인할 수 있는 어떤 DNA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음모론의 침몰

대부분의 언론은 국방부의 이 발표를 비중 있게 다뤘다. 천안함 폭침 이후 1년 동안 좌파 진영이 ‘천안함 자작극’ 등 온갖 음모론을 펴는 과정에서 “천안함을 격침시켰다는 북한제 어뢰 CHT-02D의 잔해에서 동해에서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가 발견됐다”며, 이를 중요한 근거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국방부의 발표 이후 ‘붉은 멍게’ 이야기를 크게 다뤘던 <오마이뉴스>는 결국 ‘오보 사과문’을 내걸었다. 이후 <오마이뉴스>는 천안함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다루지 않으며 논조도 ‘천안함 음모론’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있다.

당초 좌파진영은 천안함 폭침 민군합동조사단, 다국적 조사단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부정하면서 ‘천안함 자작극’을 주장해왔다. 좌파진영은 “천안함이 암초에 걸려 좌초한 뒤 억지로 운항했다. 그러다 선체가 두동강이 나 침몰하자 MB정부는 국민들로부터 추궁 받을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북한의 소행이라고 꾸몄다”고 주장해 왔다.

좌파진영은 MB정부가 ‘조작극’을 보다 정교하게 꾸미기 위해 동해에서 수거한 어뢰 잔해를 가져다 북한에 덮어씌우려고 한다고 주장해 왔다. 좌파진영은 ‘어뢰 잔해’를 동해에서 수거했다는 근거로 ‘붉은 멍게’와 ‘비단 가리비’를 내세웠다. 하지만 나중에 ‘비단 가리비’는 우리나라 근해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어패류라는 게 밝혀지면서 근거에서 쏙 빠졌다. 이후 ‘붉은 멍게’는 좌파진영이 ‘천안함 음모론’을 펼칠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다.

국방부는 이를 참다못해 조사를 의뢰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양식연구소, 동해수산연구소에 어뢰 추진체에 붙은 ‘붉은색 물질’의 성분과 종류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물체는 ‘붉은 멍게’는 커녕 ‘생물체가 아님’이 밝혀졌다. 이후 좌파진영은 “조사가 틀렸다”고 주장했지만 좌파 매체들은 여기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좌파진영의 음모론 변천사

그동안 좌파진영은 홈페이지, 인터넷 카페 등을 만들어 놓고 “우리의 이야기가 진실”이라며 큰 소리를 쳤다. 이들은 지난 3월 26일 모든 국민이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며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고 있을 때 자기네들끼리 사이트에 모여 “동해에서 서식하는 붉은 멍게가 어뢰 추진체 잔해에서 나왔다” “천안함의 진실을 덮으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주장에 빠져 있었다. 이들의 주장만 보면 뭔가 그럴싸해 보인다. 좌파 매체들 또한 여기에 혹해서 그 주장을 충실히 기사화했다.
좌파진영이 주장하는 ‘천안함 폭침의 원인’이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바뀌었다. 처음 천안함 폭침 소식이 전해지자 좌파진영은 곧바로 “당시 한미연합훈련 중이었는데 美 잠수함이 쏜 어뢰가 천안함을 침몰시킨 것” “합동훈련 중 美 핵잠수함이 들이받아 침몰한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美 해군이 있던 태안반도 남쪽과 백령도의 거리는 150km였다. 이 정도 사정거리를 가진 어뢰는 지금까지 만든 나라가 없고, 백령도 인근 수심이 50m 내외라 높이가 20m를 넘는 美 잠수함은 활동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말을 바꿔 “천안함은 암초에 좌초된 상태로 억지로 운항하다 두동강난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백령도 인근에는 천안함을 동강낼 만한 암초도 없고, 선체가 찢어진 부위가 암초에 좌초된 것과는 다른데다 함수의 소나도 멀쩡해 이 주장은 신빙성을 잃었다. 그러자 다시 말을 바꿔 “부실 건조로 인한 피로파괴를 숨기려는 음모”라 주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피로파괴설도 조선공학자,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으로 힘을 잃었다.

이들은 이후 국방부의 미숙한 대응을 일일이 트집 잡아 민군합동조사단과 다국적 조사단의 조사결과를 트집 잡았다. 대표적인 게 매직으로 쓴 ‘1번’ 글씨 논란이다. 한 재미 물리학자는 “어뢰가 터지는 고열에서 매직 글씨가 불타 없어지는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실험조건이 어뢰폭발 상황과 전혀 다르다는 게 밝혀져 그 주장도 신빙성을 잃었다. 그럼에도 좌파진영은 그의 주장을 신봉하고 있다. 그러다 최근 “어뢰 추진체에서 동해에만 서식한다는 붉은 멍게가 나왔다”며 이를 ‘자작극 근거’로 내세웠다.

황당한 ‘붉은 멍게’ 논란

이 같은 좌파진영의 주장은 처음에는 국방부의 미숙한 대응과 ‘말로만 보복’하는 정부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작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이 언론에 바로 중계되면서 그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사라졌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기 전까지 천안함 음모론을 그대로 ‘퍼 나르던’ 매체들은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에도 “우리 군이 북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포격 훈련을 감행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문제 제기를 했다. 하지만 연평도 포격 도발은 그 즉시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때문에 국민들은 그들의 주장을 외면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의 정황이 계속 보도되면서 좌파 매체의 목소리는 점점 더 잦아들기 시작했다. 북한군이 우리 해병뿐만 아니라 민가를 향해서도 포격을 가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북한군과 김정일 정권의 실체가 그대로 드러났다. 해병의 사격훈련이 서남쪽 우리 영해를 향했던 것이라는 게 보도되자 우리 군이 북한을 먼저 도발했다는 주장은 사라졌다.

이때부터 좌파 매체들의 목소리를 좌파진영의 ‘극렬한 주장’과 조금씩 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 10년 동안 ‘친북좌파’로 분류되던 몇몇 일간지는 “MB정부는 왜 안보에 관심을 갖지 않았느냐” “천안함 공격을 받은 뒤 안보 태세를 확립하겠다고 해놓고선 그동안 뭐했느냐”며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심지어 “대북 전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북한을 비판하지 않는 매체는 전국언론노조 회보로 시작한 <미디어오늘>과 몇몇 좌파 인터넷 매체뿐이었다. 이들은 좌파진영과 함께 “MB정부의 대화 거부로 남북관계가 경색됐고 이로 인해 연평도 포격이 일어나면서 우리 국민이 다쳤다”는 식의 논리를 들이댔다. 하지만 이 논리를 수긍하는 사람들은 크게 줄었다.

해적 피랍 당시 엠바고 안지켜 인질들 위험에 처할 뻔

<미디어오늘> 등의 매체는 나중에 다른 문제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바로 ‘아덴만의 여명 작전’이다.

2011년 1월 15일 우리나라 선적 화학물질 운반선 ‘삼호주얼리호’가 아덴만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됐다. 같은 해운회사 선박이 또 다시 피랍된 것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자 정부는 안보 관련 부처를 총동원해 구출계획을 짰다. 인근에 있던 청해부대가 구출작전에 나섰다. 이때 청해부대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을 준비 중이라는 게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포착됐다.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들은 출입기자들을 불러 상황을 설명한 뒤 “지금까지 해적들의 행태로 미루어 이들은 우리나라 언론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상황이 보도되면 인질들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작전이 성공할 때까지 엠바고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국방부 출입기자들은 자사의 데스크에 연락, “국익을 위해 이번만큼은 엠바고를 지켜야 한다”고 설득했다. 결국 공중파 방송, 케이블 보도채널, 14개 주요 일간지, 일부 인터넷신문이 엠바고를 지키기로 했다. 하지만 某 정치인이 청와대 출입 지방지 기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 기자는 다음날 기사를 냈다.

이를 접한 <미디어오늘>과 좌파 성향이 있던 한 인터넷 매체가 구출작전 사실을 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언론들은 이에 동조하지 않고 엠바고를 지켰다. 결국 구출작전은 성공했다. 이후 엠바고를 깬 <미디어오늘> 등은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동안 쌓았던 ‘명성’과 ‘신뢰’도 무너졌다. <미디어오늘> 등은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해군 특수전 요원들의 총에 맞았다고 ‘고함’을 쳤지만 누구도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 결국 <오마이뉴스>마저 오보 사과 보도를 하면서 2010년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던 좌파의 주장은 무너졌다. 좌파 매체들마저 좌파진영에게 등을 돌린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전술적 후퇴였다.

2010년 우리 사회를 강타한 이슈는 ‘공정한 사회’와 ‘국가안보’였다. 좌파진영이 늘 하던 주장은 이 이슈와는 근본적으로 코드가 맞지 않았다. 이 때문에 좌파 매체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았다. 그러다 이들이 찾은 논점은 ‘우파의 논리로 우파의 약점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갈팡질팡하는 <미디어오늘>,<오마이뉴스>
이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묘히 안보 문제를 공략하고 있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종북좌파적 색채를 띠던 일간지 등이 갑자기 ‘국가안보 강화’를 주문하는 것의 핵심 논조는 ‘국가안보 강화’가 아니라, ‘면제정권’과 ‘똥별’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다음 대선에는 자신들에게 호의적인 정권의 집권을 추구하는 것이다.

좌파진영은 최근 새로운 ‘주제’를 찾았다. 바로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다. 좌파 진영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문제 삼아 마치 우리나라 원전에서 금방이라도 큰 사고가 날 듯 선전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에도 반대한다. 일부 좌파 단체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2008년 광우병 사태 때처럼 활용하려다 들키기도 했다. 좌파진영은 대선 때까지 이런 식으로 우파 논리를 활용해 대선에 대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좌파 매체와 좌파진영이 결별한 것처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건 전략적 변화가 아닌 전술적 후퇴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대선 직후 사세가 크게 줄었던 몇몇 좌파 매체는 지금은 盧정권 때보다 더 커졌다. 대기업의 광고도 더 늘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늘 주장하던 ‘민족’ ‘통일’ ‘진보’ ‘개혁’ ‘평화’라는 단어를 버리고 ‘공정’ ‘취업’ ‘반핵’ ‘물가’ ‘기회’ ‘다문화’ 등을 들고 나왔다. 최근 좌파의 논리를 보면 기존에 우파진영이 주장하던 내용을 상당 부분 차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파진영은 동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우파 단체들은 지난 대선 때와 똑 같은 논리만 펴고 있다. 국민들을 끌어들이는 매력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참여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도 그대로다. 그럼에도 우파진영과 현 정권은 겉으로 드러난 ‘좌파진영의 분열과 몰락’에 도취해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우파진영과 현 정권이 이런 식으로 손을 놓고 있다가는 다음 정권 창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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