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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커녕 장거리포 막기도 벅차

2006.08.29 13:39

관리자 조회 수:997 추천:165

[유용원/ 권대열, “핵·미사일커녕 장거리포 막기도 벅차,” 조선일보, 2006. 8. 11, A5쪽.]

노무현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 “전시 작전통제권이 지금 당장 환수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군사문제 전문가와 현역 군 관계자들은 물론 정부 당국자들조차도 '어림없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대북 정보수집 한계

곧바로 직면하게 될 가장 큰 어려움이다. 지난달 대포동2호 등 미사일 발사 관련 정보도 우리는 잘 몰랐다. 해상도 1m인 우리의 아리랑2호 위성은 10㎝급인 미국의 KH-12 정찰위성에 비해 군사적 효용이 크게 떨어진다. 우리 군이 ‘정보 자주화'를 외치며 2000년 이후 도입한 '금강' 영상 정찰기도 평양 이남까지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등 미군 U-2 전략정찰기에 크게 못 미친다. 최대 700㎞ 떨어진 적 항공기를 포착하고 첨단 네크워크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조기 경보통제기도 2010~2012년에야 4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② 北 장사정포·미사일 등 타격능력 부족

수도권에 가장 큰 위협은 휴전선 인근 북한의 170미리 자주포, 240미리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장사정포 1000여 문이다. 지금은 미군 U-2 정찰기 등 정보수집 수단과 합동직격탄(JDAM)을 탑재한 주한 미 공군 F-16, 다연장로켓(MLRS) 등이 이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미군이 이를 직접 방어하지 않으면 우리 힘만으론 어렵다. 북한 후방의 스커드·노동 미사일을 ‘현무'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사정거리 300㎞)로 공격하려면 이 또한 미군 지휘통제(C4I) 시스템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

③ 작전계획 수립에만 4~5년

현재 한·미연합사 체제는 북한군 전면 남침에 대비한 ‘작전계획5027', 전쟁초기 수도권 방위를 위한 '작계5026’, 북한 급변 사태시를 대비한 '개념계획 5029' 등을 갖고 있다. 전시작전권을 단독 행사하게 되면 이런 작계는 다 '무효'다. 정부 당국자도 10일 '작계 5027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국군 주도의 작계를 만들고 미군의 지원 작계를 준비하는 데 몇 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은 독자적인 작계 완성에 4~5년이 걸린다고 한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작계는 그냥 만들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을지포커스렌즈 훈련 같은 것 등을 통해 여러 해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④ 첨단무기 운용에도 최소 3년

미군이 쓰는 첨단 무기를 당장 오늘 도입한다 해도 이를 100% 운용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이석복 전 한미연합사 부참모장은 “아무리 빨라도 3년은 돼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며 "특히 조기경보기의 여러 신호를 분석해서 정보로 생산해 낼 수 있는 노하우는 금방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비 능력에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2012년까지 도입이 예정된 무기로도 단독 작전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국방부 자체 계획으로도 불특정 잠재 위협에 대한 억제 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 목표 연도가 2020년이다. 그나마 경제가 7% 이상 성장하고 예산 확보가 다 돼야 한다.

⑤ 다 준비해도 핵 억지력 필수

북한은 작년에 핵 보유 선언을 했다.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시험발사도 했다. 거기다 생화학무기는 한반도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는 분량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국가를 상대로 그렇지 않은 국가가 전력 비교 운운하는 자체가 난센스"라고 한다.

작전사령관 출신 한 전직 장성은 “연합사 체제 아래선 북한 대량살상무기의 몇 배에 해당하는 미군의 억지력 때문에 북한이 사용을 못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군이 단순 조력자로 물러난다면 핵이나 생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미군의 보복 대응은 선택 사항이 될 것이고 북한도 그런 상황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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