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작통권없다는 말은 거짓말--잘못 조언한 참모 처벌해야
2006.10.20 10:51
[유병현, “한국만 작통권없다는 말은 거짓말 잘못 조언한 참모 처벌해야,” 조선일보, 2006. 9. 12, A4쪽; 한미연합사 창설 주역/ 前합참의장.]
유병현(柳炳賢·82) 전 합참의장은 군 원로 중 한미 군사관계에 가장 정통하고, 한국군의 위상을 높인 사람으로 꼽힌다. 육사 7기 출신으로 6·25전쟁 때 한·미군 간 연락장교로 참전해 압록강 인근까지 진격했으며, 베트남전에도 맹호부대장으로 참전했다. 초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거쳐 79-81년 합참의장을 역임한 뒤 대장으로 예편했다. 현 부시 미 대통령의 아버지였던 전 부시 대통령이 부통령일 때 4년간(81-85년) 주미대사를 지낸 그는 한미관계 등에 이바지한 공로로 6차례 훈장을 받았다.
1978년 11월 7일 서울 용산 미 8군 영내에는 한미 연합사령부(CFC: Combined Forces Command)가 창설돼 박정희 대통령과 브라운 미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이 열렸다. 당시 한미연합사의 한국군 최고 책임자인 초대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참석한 이가 유병현(柳炳賢·82) 전 합참의장이다. 연합사 창설 한국군 대표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냈던 그는 최근 한국군의 전시(戰時) 작전통제권(작통권) 단독행사 논란을 착잡한 심경으로 지켜보고 있다. 유 전 의장은 연대장 시절 진지공사 중 부상한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하고 통원 치료를 받는 중이다. 하지만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다”며 지난 8일 직접 조선일보사에 나와 인터뷰에 응했다.
―초대 연합사 부사령관으로서 전시 작통권 논란이 국가적으로 큰 갈등을 빚고 있는 데 대해 남다른 소감을 갖고 있을 것 같은데….
“마음이 아프다. 그것이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이라면 뒷받침하려고 하겠지만 연합사 해체 의도는 국가이익에 명백히 배치되는 것이다. 작통권 단독행사는 북한만 이롭게 하는 것이다.”
―연합사가 창설된 배경과 효과는 무엇인가.
“당시 카터 미국 대통령 후보는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미 정계·군·국민들이 반대해서 좌절됐다. 연합사 창설 후 우리가 군사적으로 입는 혜택이 많았다. 미국과 같이 작전을 하다 보니 미국의 교리(敎理)와 무기체계를 그대로 받을 수 있고 훈련도 같이 하면서 우리 수준도 그만큼 높아졌다. 이것을 보고 각국의 여러 군사 지도자들은 한국 군사외교의 일대 성공이라고 평가했었다. 해방된 지 30년 만에 세계 최강인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연합군 사령부를 만든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가 전시 작통권을 가지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고 말하고 있는데….
“한 마디로 거짓말이다. 대통령은 대통령의 직무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맹한 나라는 초기에 13개 나라였다가 지금은 26개 정도가 됐다. 왜 회원국이 증가했겠나. 26개 국가 모두 작전통제권을 미군 사령관에게 맡겨놓고 있다.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면 ‘작통권을 갖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고 조언한 참모를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
―연합사 해체가 한반도 안보에 갖는 의미는 뭔가.
“연합사의 핵심은 ‘연합 작전계획 5027’이다. 이것은 전쟁 억제 계획이 실패할 경우 적을 격퇴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전시 증원계획이 있다. 70만 가까운 미군 병력이 전시에 오도록 돼 있다.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상당량의 전시 예비물자도 저장돼 있다. 그런데 한미 연합방위체제가 해체되면 이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또 새로운 작전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새 계획은 기존 연합방위 체제에 훨씬 못 미칠 것이다.”
―정부에서는 작통권 단독행사 뒤에도 미국이 전시 증원군을 계속 보내줄 것이고 한미동맹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 전쟁은 역사적으로 한번도 없다. 약속대로 증원군을 보내준다고 해도 군수 지원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나. 현재의 연합사 체제에서는 군수참모부장인 한국군 소장(少將)이 밑에 있는 미군 차장과 참모들에게 왜 지원이 없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합사가 해체되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또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의회, 여론, 신문이 있다. 왜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2-3년씩이나 촛불 시위하는 나라에 가서 피를 흘리려고 하느냐는 여론이 일면 증원군을 파병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방부에서는 2012년이면 한국군이 단독 행사할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하는데….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몹시 어렵고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 군은 아직 대(大)부대를 운용해본 경험이 별로 없다. 또 정부는 7.1%씩의 경제 성장률을 전제로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예산을 배당할 능력이 우리 정부에 있겠는가.”
―작통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처음부터 시작한 문제이니 대통령이 재고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은 대국이어서 한번 결정하면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
유병현(柳炳賢·82) 전 합참의장은 군 원로 중 한미 군사관계에 가장 정통하고, 한국군의 위상을 높인 사람으로 꼽힌다. 육사 7기 출신으로 6·25전쟁 때 한·미군 간 연락장교로 참전해 압록강 인근까지 진격했으며, 베트남전에도 맹호부대장으로 참전했다. 초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거쳐 79-81년 합참의장을 역임한 뒤 대장으로 예편했다. 현 부시 미 대통령의 아버지였던 전 부시 대통령이 부통령일 때 4년간(81-85년) 주미대사를 지낸 그는 한미관계 등에 이바지한 공로로 6차례 훈장을 받았다.
1978년 11월 7일 서울 용산 미 8군 영내에는 한미 연합사령부(CFC: Combined Forces Command)가 창설돼 박정희 대통령과 브라운 미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이 열렸다. 당시 한미연합사의 한국군 최고 책임자인 초대 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참석한 이가 유병현(柳炳賢·82) 전 합참의장이다. 연합사 창설 한국군 대표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냈던 그는 최근 한국군의 전시(戰時) 작전통제권(작통권) 단독행사 논란을 착잡한 심경으로 지켜보고 있다. 유 전 의장은 연대장 시절 진지공사 중 부상한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하고 통원 치료를 받는 중이다. 하지만 “가만히 누워 있을 수 없다”며 지난 8일 직접 조선일보사에 나와 인터뷰에 응했다.
―초대 연합사 부사령관으로서 전시 작통권 논란이 국가적으로 큰 갈등을 빚고 있는 데 대해 남다른 소감을 갖고 있을 것 같은데….
“마음이 아프다. 그것이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이라면 뒷받침하려고 하겠지만 연합사 해체 의도는 국가이익에 명백히 배치되는 것이다. 작통권 단독행사는 북한만 이롭게 하는 것이다.”
―연합사가 창설된 배경과 효과는 무엇인가.
“당시 카터 미국 대통령 후보는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미 정계·군·국민들이 반대해서 좌절됐다. 연합사 창설 후 우리가 군사적으로 입는 혜택이 많았다. 미국과 같이 작전을 하다 보니 미국의 교리(敎理)와 무기체계를 그대로 받을 수 있고 훈련도 같이 하면서 우리 수준도 그만큼 높아졌다. 이것을 보고 각국의 여러 군사 지도자들은 한국 군사외교의 일대 성공이라고 평가했었다. 해방된 지 30년 만에 세계 최강인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연합군 사령부를 만든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가 전시 작통권을 가지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고 말하고 있는데….
“한 마디로 거짓말이다. 대통령은 대통령의 직무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맹한 나라는 초기에 13개 나라였다가 지금은 26개 정도가 됐다. 왜 회원국이 증가했겠나. 26개 국가 모두 작전통제권을 미군 사령관에게 맡겨놓고 있다.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면 ‘작통권을 갖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고 조언한 참모를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
―연합사 해체가 한반도 안보에 갖는 의미는 뭔가.
“연합사의 핵심은 ‘연합 작전계획 5027’이다. 이것은 전쟁 억제 계획이 실패할 경우 적을 격퇴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전시 증원계획이 있다. 70만 가까운 미군 병력이 전시에 오도록 돼 있다.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상당량의 전시 예비물자도 저장돼 있다. 그런데 한미 연합방위체제가 해체되면 이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또 새로운 작전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새 계획은 기존 연합방위 체제에 훨씬 못 미칠 것이다.”
―정부에서는 작통권 단독행사 뒤에도 미국이 전시 증원군을 계속 보내줄 것이고 한미동맹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 전쟁은 역사적으로 한번도 없다. 약속대로 증원군을 보내준다고 해도 군수 지원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나. 현재의 연합사 체제에서는 군수참모부장인 한국군 소장(少將)이 밑에 있는 미군 차장과 참모들에게 왜 지원이 없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합사가 해체되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또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의회, 여론, 신문이 있다. 왜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2-3년씩이나 촛불 시위하는 나라에 가서 피를 흘리려고 하느냐는 여론이 일면 증원군을 파병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방부에서는 2012년이면 한국군이 단독 행사할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하는데….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몹시 어렵고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 군은 아직 대(大)부대를 운용해본 경험이 별로 없다. 또 정부는 7.1%씩의 경제 성장률을 전제로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예산을 배당할 능력이 우리 정부에 있겠는가.”
―작통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처음부터 시작한 문제이니 대통령이 재고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은 대국이어서 한번 결정하면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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