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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광우병’ 날조 TV 어찌해야 하나



[사설: “‘미국 쇠고기=광우병’ 날조 TV 어찌해야 하나,” 조선일보, 2008. 6. 27, A35쪽.]


한미 쇠고기협상이 타결된 것이 지난 4월 18일이다. 그때는 우리 사회에 “미국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 괴담은 거의 떠돌지 않았다. 그러다 보름이나 지난 5월 2일 “열다섯 살밖에 못 살았는데 죽게 생겼다”는 중학생들과 시민들이 촛불시위를 열기 시작했다.


차분하던 민심에 불을 지른 것은 4월29일 방영된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였다. 이를 기폭제로 TV는 ‘미국 쇠고기=광우병’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주장을 융단폭격 식으로 쏟아냈다. PD수첩의 핵심 주장들이 날조이거나 고의적 왜곡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이 무책임한 주장들은 인터넷을 타고 증폭되면서 지금 세계 어디에도 없는 광우병 파동을 만들어냈다.


MBC 뉴스데스크는 PD수첩 이후 사흘 동안 미국 쇠고기의 위험성을 다루는 연속기획을 내보냈고 많은 날은 전체 25건 기사 중 13건을 할애했다. 곳곳에 광우병도 아닌 ‘주저앉는 소’ 영상을 배경으로 쓰면서 ‘미국소=광우병’이라는 시청자 세뇌를 시켰다. 5월4일엔 “주저앉는 소들은 광우병이 의심되지만 식용으로 판정받았다”는 무책임한 PD수첩 주장을 반복했다.


KBS 뉴스9도 많을 때는 28건 기사 중 16건을 미국 쇠고기문제에 할당했다. 역시 주저앉는 소의 화면을 수시로 내보내 공포감을 조장했다. “다른 나라엔 수출할 수 없는 위험 부위가 우리나라로 몰려온다” “라면 수프, 약품 캡슐, 화장품도 안심할 수 없다”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주장을 내보냈다.
KBS 시사투나잇은 5월 5일 “지난 2월 미국에서 ‘광우병 의심 쇠고기’ 6만4000t에 대한 사상 최대 리콜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 리콜은 광우병과 관련이 없는 것이었다. 이런 과장과 거짓, 괴담이 아침 주부프로그램, 연예프로그램, 라디오에서도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웬만큼 상식이 있는 사람들도 미국 쇠고기라면 꺼림칙하게 느끼게 될 정도였다.


TV들은 이러면서 아직까지 미국에서 미국 쇠고기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사실은 외면했다. 정부 관계자 언급을 지나가는 식으로 한두 번 비친 게 고작이다. TV에선 올 들어 전 세계에서 인간광우병 발병사례가 한 건도 없다는 사실도 물론 볼 수 없었다.
며칠 전 캐나다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됐지만 캐나다 어디서도 광우병파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파동을 부추기는 언론이 없었다. 2000년대 초반 세계적으로 일었던 광우병 공포는 이렇게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합리적 선(線) 안으로 잦아들고 있다. 그러나 한국 TV들의 폭력적 힘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집단 광우병 공포를 대한민국에서만 만들어냈다. 그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낱낱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런 TV들이 ‘공영방송’을 자칭하고 있다. 이들에게 공영(公營)의 가치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벌써 국민 앞에 사과했을 것이다. PD수첩은 오히려 “뭐가 어떠냐”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우롱당한 국민들이 이들 TV가 공영의 가면 속에 감춘 진짜 얼굴이 무엇인지 묻게 되는 때가 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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