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PD수첩 판결, 의학적 오류 심각
2010.05.28 10:41
법원 PD수첩 판결, 의학적 오류 심각
[김철중, “법원 PD수첩 판결 의학적 오류 심각,” 조선일보, 2010. 02. 19, A1쪽; 의학전문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서울중앙지법이 지난달 20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다룬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 “판결 내용이 의료계의 판단과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며 이례적으로 법원 판결을 반박하는 성명을 18일 발표했다.
의협은 이날 ‘PD수첩 광우병 보도 판결 관련 입장’이란 성명에서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의 PD수첩 관련 사건의 선고공판에서 판결 내용 중 일부 사항이 의학적 판단과 달라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판결 내용 중 특히 두 가지 부분을 문제 삼았다. PD수첩이 인간광우병(vCJD)으로 사망한 것처럼 보도한 아레사 빈슨 사례와, ‘한국인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가 된다’는 ‘MM유전자형’ 관련 보도 부분에 대해 (허위 보도가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견해가 의료계 판단과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아레사 빈슨 사례는 PD수첩이 “의학적으로 희박한 사인을 과장해 보도한 것이 분명하며 더욱이 이를 광우병과 연관 짓는 것은 매우 왜곡된 사실 관계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또 인간광우병의 발병에는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되고 있음을 재판부가 인용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오류라는 것이 의협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희귀 뇌질환(급성 베르니케 뇌병증)으로 숨진 빈슨, 광우병과 연관지은 건 왜곡
희귀 뇌질환(급성 베르니케 뇌병증)으로 숨진 빈슨,
광우병과 연관지은 건 왜곡
[김철중, “희귀 뇌질환(급성 베르니케 뇌병증)으로 숨진 빈슨, 광우병과 연관지은 건 왜곡,” 조선일보, 2010. 02. 19, A3쪽; 의학전문기자.]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이 의학적으로 심각한 오류를 안고 있다는 대한의사협회의 성명은 판결이 나온 지 한달이 지난 뒤에 나왔다. 이에 대해 의협(회장: 경만호) 좌훈정 대변인은 “관련 전문 학회에 일일이 자문을 구하고 광범위하게 자료를 수집하느라 시일이 걸렸다”며 “정치적인 오해를 피하기 위해 철저히 검증하고 신중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의협은 “재판부가 의학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학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자문을 중요하게 여겨줄 것을 요청한다”며 “그럴 경우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아레사 빈슨 사망 보도의 오류
PD수첩은 위절제 수술 후 정체불명의 뇌질환을 앓은 아레사 빈슨 사례가 인간 광우병으로 인한 사망일 가능성이 높다는 가족측 주장을 집중적으로 보도했고, 재판부는 “중요한 부분에 있어 객관적으로 합치된다고 보이기 때문에 일부 세세한 점에서 다소 과장이 있다고 해도 허위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의협은 “아레사 빈슨이 비만 치료를 위해 수술받은 다음 사망함에 따라 가족들로부터 의료소송이 제기된 상태”라고 밝혔다. “사건 경과에 대한 의료진의 설명 없이 가족들의 일방적인 주장만 현지 언론을 통하여 알려졌고, PD수첩 역시 아레사 빈슨의 치료경과는 생략한 채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했다는 내용으로 방송하여 사실관계 왜곡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이다.
아레사 빈슨은 부검 결과, ‘급성 베르니케 뇌병증'이라는 희귀 뇌질환으로 최종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 재판부가 이해당사자인 유족 측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인용한 PD수첩의 보도행태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은 오류라고 의협은 지적했다. 이는 “의학적으로 희박한 사인을 과장하여 보도한 것이 분명하며, 더욱이 이를 광우병과 연관 짓는 것은 매우 왜곡된 사실관계가 아닐 수 없다”고 의협은 말했다.
◆ ‘MM유전자형’ 보도의 오류
PD수첩은 ‘한국인은 인간광우병에 취약한 MM유전자형을 갖고 있는 사람이 94%’라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을 경우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라고 단정하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전후 문맥에 비추어 과장되거나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보이나 중요한 부분에 있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어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의협은 “MM유전자형이 인간광우병의 위험인자라는 주장은 의학적으로 검토했을 때 (발병 확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잠복기를 결정하는 유전적 소인으로 해석되며,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은 인간광우병과 같은 프리온질환에 저항하는 또 다른 유전자 ‘EK’형이 하나도 없는 백인과 달리 10% 가까운 발현율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간광우병의 발병에는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되고 있음에도 재판부가 이를 인용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오류”라고 의협은 지적했다.
의협은 또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할지라도 근육, 즉 쇠고기는 광우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인 변형프리온이 검출 한계 미만으로 들어있는 범주에 해당하는 장기이므로 쇠고기를 섭취하더라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하는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가량 된다’는 PD수첩의 과장된 주장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의학적으로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좌훈정 대변인은 “우리는 정치적 공방을 떠나 법원이 판결의 근거로 삼은 의학적인 자료에 대한 오류를 의료 전문가로서 지적한 것”이라며 “광우병은 전 세계적으로 사라지는 질병임에도 우리나라에서만 이것이 계속 논란이 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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