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설: "“美가 냉전 부활”, 냉전 이용하고 이웃 괴롭히는 건 바로 중국"
2021.07.06 15:17
“美가 냉전 부활”, 냉전 이용하고 이웃 괴롭히는 건 바로 중국
[사설: "“美가 냉전 부활”, 냉전 이용하고 이웃 괴롭히는 건 바로 중국" 조선일보, 2021. 7. 5, A35쪽.]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냉전 사고의 부활이자 역사적 퇴행으로 쓰레기 더미에 버려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수십 년간 북한에 가한 위협을 반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은 한미 동맹도 ‘냉전 산물’이라고 비난한다. 그런데 김일성 남침을 지원해 한반도에 분단의 상처를 안긴 중국의 책임에 대해선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오히려 공산당 100주년을 앞두고 6·25 참전을 ‘중화 부흥의 이정표’로 미화하며 참전 중공군에게 최고 훈장을 주었다. 핵 폭주하는 북 정권까지 감싸고 돈다. 지금 냉전 잔재를 이용하는 게 누군가.
시진핑 주석은 천안문 망루에 올라 “외부 세력이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이 2010년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이후 중국을 괴롭히는 외부 세력은 사실상 없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있을 뿐이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이 일자 일본에 희토류 수출 통제로 보복을 했다. 노르웨이가 중국 반체제 인사에게 노벨 평화상을 줬을 때는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끊었다. 홍콩·위구르 탄압을 비판한 호주에 대해선 호주산 와인까지 족쇄를 채웠다.
중국의 괴롭힘에 희생된 최대 피해국이 한국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우리 기업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일부는 쫓겨나기도 했다. 폭력적인 ‘한한령(한류 금지령)’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방탄소년단'이 6·25 70주년 때 “한미가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중국 매체 등의 벌떼 공격을 받았다. 고구려사를 왜곡한 동북 공정도 모자라 서해를 중국 내해(內海)로 만들려는 서해 공정도 벌이고 있다. 중국 군용기는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자기 안방처럼 드나든다.
시진핑은 “중화 민족의 혈액에는 남을 침략하고 패권을 칭하는 유전자가 없다”고 했다. 역사상 우리가 중국의 침략에 당한 것만도 셀 수 없을 정도인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하나. 이웃 국가들이 왜 중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하겠나. 남을 괴롭히는 건 외부 세력이 아니라 바로 중국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