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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핑계로 집무실 이전 제동 文, 안보 말할 자격 있나

[사설: "‘안보’ 핑계로 집무실 이전 제동 文, 안보 말할 자격 있나," 조선일보, 2022. 3. 22, A35쪽.]

청와대는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돼 안보 역량 결집이 필요한 교체기에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와 국방부, 합참 이전은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전에 필요한 예비비 예산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집무실 이전을 무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폐지와 집무실 이전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때 국민에게 약속했던 일이다. 문 대통령은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와 광화문의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에 들어가자 약속을 저버렸다.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후임자가 하겠다면 도와주는 게 도리다. 그런데 근거도 불명확한 안보 공백을 이유로 제동을 건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문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들어 안보 공백을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각종 미사일을 쏴도 도발이라고 말도 하지 못했다. 올 들어 유엔의 대북 규탄 결의안엔 세 번이나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이후 북 도발에 대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거의 주재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기본 책무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도 ‘북한’이라는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위협하는 주체도 없이 무슨 ‘안보’인가.

문 대통령은 한미 연합 훈련은 완전히 껍데기로 만들었다.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군대가 아니다. 5년간 우리 군이 어떤 꼴이었나. 심지어 문 정부 국방부는 ‘군사력 아닌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고 선언했다. 김정은과 정상회담 쇼에만 매달려 놓고 이제 와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을 걱정한다니 앞뒤가 맞나. 집무실과 국방부·합참 이전은 5월 10일 취임 전에 끝난다. 안보 인식 자체가 잘못된 정부가 한 달여 사무실 이전 때문에 갑자기 안보를 걱정한다고 한다.

민주당은 서울 용산과 한강변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재건축 계획이 백지화되고 용산 일대가 고도 제한에 묶여 5층 이상 건축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이 무산되고 강남 아파트 옥상에 방공 포대가 설치될 것이라고도 했다. 용산 이전 비용은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과 서울시는 집무실 이전에 따른 추가 규제는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용산과 남산, 한강변 등의 재건축·재개발이 중단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해당 지역 부동산 매물이 자취를 감춘 것 아닌가. 이전 비용도 496억원이라고 했다.

민주당 정권이 돌연 재개발 재건축 걱정을 하는 것도 어이가 없다. 이들은 5년 내내 부동산 규제책을 남발해 재개발·재건축을 막아왔다. 그래서 집값이 폭등하고 전세 대란이 벌어졌다. 고통을 겪는 국민들이 아우성 쳐도 외면하던 사람들 맞나.

이 정권이 ‘집무실 이전에 돈이 많이 든다’고 우려하는 것도 놀랍다. 민주당은 5년간 400조원이 훨씬 넘는 빚을 내 돈을 뿌렸다. 지금 나랏빚이 1000조원이 넘었다. 그 천문학적 돈이 어디 갔는지 흔적도 없다. 대선 때는 돈 뿌린다는 공약만 했다. 그런 사람들이 이제 나라 곳간을 걱정한다고 한다.

집무실 이전 과정에선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청와대는 수명을 다했다. 그래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모두 집무실 이전을 공약했던 것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지금이 그때다. 신·구 정부는 감정과 오기를 버리고 잘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이날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못 한 집무실 이전을 새 정부가 잘 해달라“고 했다. 그러다 돌변한 것은 문 대통령 오기 때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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