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대재앙 일제 경고
2005.11.12 17:04
[서현교 기자, “鳥類독감 大재앙 일제 경고,” 미래한국, 2005. 10. 8, 1, 14쪽.]
조류독감에 적극 대처하지 않을 경우 세계적인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고 국제기구와 세계 유력 언론들이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유엔(UN) 인플루엔자 담당조정관이자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는 지난 9월 29일 “앞으로 수개월 동안 조류독감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사망자수가 1억 5,000만 명이 되느냐, 아니면 500만 명이 되느냐의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바로 박사는 특히 “조류독감의 돌연변이에 의해 인플루엔자 전염병이 곧 닥칠 것으로 거의 확신하고 있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발발할 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은 극히 잘못된 것"이라며 각 국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조류독감을 ‘21세기 흑사병'이라고 표현한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7/ 8월호는 "앞으로 사람에게 감염 가능한 조류독감이 발생할 경우 60억 인구 중 30%인 18억 명이 감염되고 그 중 5,000만에서 1억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았다.
지난 9월 26일에 발간된 타임지 9월호는 조류독감을 표지사진과 함께 특집기사로 다루면서 “지난 1918년 1차 세계대전 종결 직후 세계에서 1억 명이 독감으로 사망했는데 조류독감도 이와 같은 재앙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타임지는 기존에 조류독감에 면역력을 가진 것으로 인식됐던 철새들도 조류독감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는 네이처(Nature)지 발표를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런 철새들이 세계를 누벼 조류독감을 퍼트리고, 그 독감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 몸에 침투한 후 사람 전염을 일으키면 대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임지는 또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재앙을 경험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조류독감과 싸우기 위해 한국, 프랑스, 영국 등과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영국 임페리얼컬리지런던 소속 네일 퍼거슨 교수팀과 미국 에모리대 아이라 롱기니 교수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통해 언론과 국제기구의 이 같은 경고가 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인간 대 인간으로 전이되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생할 경우 3주 내에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9월 21일자 보도에서 최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발생된 조류독감이 세계 전염병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20일, 자카르타에서 거주하던 한 남자와 그의 두 딸이 조류독감으로 사망한 바 있고, 인도네시아 당국은 조류독감에 의한 사망을 첫 시인했다.
이후 지난 9월 10일 37세 여성이 조류독감으로 사망, 사망자가 4명이 됐으며 지난 21일 5세 여아가 조류독감으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숨졌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8월 19일 자카르카를 조류독감 비상구역으로 선포하고 1,300만 달러를 투입해 이 지역의 모든 가금류를 도살처분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조류독감 원인을 규명하지 못해 사망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당국은 두려워하고 있다.
9월 23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인도네시아의 조류독감 확산으로 기업들이 갖가지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또 세계 최대 하도급 전자업체인 싱가포르의 플렉스트로닉스 인터내셔널이 조류독감 발생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주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40개 공장에 정밀체온기를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또 직원 위생교육과 함께 구내식당 메뉴에서 닭 등 조류를 과감히 없앴다고 한다.
홍콩의 도이치뱅크 지역본부는 조류독감 대응팀을 구성, 재택근무 방안도 마련했다. 치킨 체인 KFC말레이시아는 이미 농장에 대해 엄격한 안전조치를 요구했고 계약조건도 한층 강화했다.
과학자들은 조류독감을 펜더믹(Pandermic)으로 부르고 있다. 펜더믹이란 14세기 유럽인구의 30%를 몰살시킨 흑사병이나 1억 명의 사망자를 낸 1918년 스페인 독감 그리고 1968년 100만 명이 사망한 홍콩독감을 일컬어 쓰이는 용어다. 즉 조류독감이 과거 무시무시한 독감처럼 가공할 위력을 지니고 있음을 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철새에서 유래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오리→닭→돼지→인간으로 전파되면서 새로운 숙주에 침투할 때마다 유전자가 재조합돼 변종이 생김을 확인했다. 1997년 홍콩에서 발생한 조류독감 바이러스 ‘H5N1'은 1998년에서 2001년 사이 아시아 전역에 퍼지면서 17회나 유전자 재조합 과정을 거쳐 치명적인 변종으로 바뀌었다. 바로 2002년 1월 베트남과 태국에서 출현한 Z바이러스다.
더욱이 2004년 초에는 더 치명적인 Z+바이러스가 등장했다. 기존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생물체 내에서만 살 수 있지만 Z+는 죽은 동물의 고기나 닭똥에서 생존하는 특징을 지녔다. Z+로 아시아에서 지난해 1억2,000만 마리의 닭이 죽었고, 또한 2004년 4월이 되자 포유동물인 돼지와 인간에 침투했다. 이처럼 유전자 변이를 통해 다른 종으로 전염되면서 조류독감의 힘은 조금 약화됐으나 전염력은 더 강해졌다.
더욱이 WHO가 지난 5월 아시아 회원국 회의에서 제출한 보고서에는 끔찍한 사실이 담겨 있다. 바로 지난 1월 베트남 북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의 감염유형을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가 점점 인간 대 인간 감염 쪽으로 변형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이 같은 인간 대 인간 전염이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WHO의 진단이다.
결국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및 보급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상 앞으로 조류독감 대재앙이 각 국을 엄습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안전성이 검증된 조류독감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치료제로는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와 아만타딘이 쓰이고 있다. 문제는 지난 2003년 태국과 베트남에서 발견된 Z바이러스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는 점이다.
스위스 로슈 사가 생산하고 있는 타미플루는 Z+바이러스의 증상을 완화해 주는 정도의 효과가 있다.
현재 타미플루를 비축한 국가는 미국, 스웨덴, 캐나다, 프랑스 등 12개 선진국에 불과하고 비축량도 예상만큼 높지 않다. 따라서 선진국이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이 가능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꼼짝없이 당할 형편이다.
포린어페어스는 Z+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제조과정이 매우 복잡해 단기에 개발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하면서 1997년 H5N1을 배양하는 데에만 5년이 걸렸던 사례를 꼽았다.
제약업계도 백신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1년이 멀다하고 바이러스가 변형되기 때문에 이미 만든 백신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03년 세계 백신시장은 54억 달러 규모를 형성, 제약업계의 2%도 차지하지 못했다. 이런 현실 때문에 백신이 개발되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 형성되어 결국 선진국을 제외하면 그림의 떡이 될 것이라고 국제기구와 각 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메릴랜드대 등 미국 내 세 개 대학과 프랑스 백신회사인 사노피-파스퇴로 사가 지난 8월 조류독감 백신을 개발했다. 아직 인간에 대한 안전성 연구가 남아 있음에도 미국 등 선진국이 이 백신과 치료제인 타미플루 등의 보유량을 늘리기 위해 예산확보에 나섰다.
조류독감에 적극 대처하지 않을 경우 세계적인 재앙이 찾아올 것이라고 국제기구와 세계 유력 언론들이 일제히 경고하고 나섰다.
유엔(UN) 인플루엔자 담당조정관이자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는 지난 9월 29일 “앞으로 수개월 동안 조류독감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사망자수가 1억 5,000만 명이 되느냐, 아니면 500만 명이 되느냐의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바로 박사는 특히 “조류독감의 돌연변이에 의해 인플루엔자 전염병이 곧 닥칠 것으로 거의 확신하고 있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발발할 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은 극히 잘못된 것"이라며 각 국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조류독감을 ‘21세기 흑사병'이라고 표현한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7/ 8월호는 "앞으로 사람에게 감염 가능한 조류독감이 발생할 경우 60억 인구 중 30%인 18억 명이 감염되고 그 중 5,000만에서 1억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내놓았다.
지난 9월 26일에 발간된 타임지 9월호는 조류독감을 표지사진과 함께 특집기사로 다루면서 “지난 1918년 1차 세계대전 종결 직후 세계에서 1억 명이 독감으로 사망했는데 조류독감도 이와 같은 재앙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타임지는 기존에 조류독감에 면역력을 가진 것으로 인식됐던 철새들도 조류독감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는 네이처(Nature)지 발표를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런 철새들이 세계를 누벼 조류독감을 퍼트리고, 그 독감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 몸에 침투한 후 사람 전염을 일으키면 대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임지는 또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재앙을 경험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조류독감과 싸우기 위해 한국, 프랑스, 영국 등과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영국 임페리얼컬리지런던 소속 네일 퍼거슨 교수팀과 미국 에모리대 아이라 롱기니 교수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통해 언론과 국제기구의 이 같은 경고가 기우가 아님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인간 대 인간으로 전이되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생할 경우 3주 내에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9월 21일자 보도에서 최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발생된 조류독감이 세계 전염병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20일, 자카르타에서 거주하던 한 남자와 그의 두 딸이 조류독감으로 사망한 바 있고, 인도네시아 당국은 조류독감에 의한 사망을 첫 시인했다.
이후 지난 9월 10일 37세 여성이 조류독감으로 사망, 사망자가 4명이 됐으며 지난 21일 5세 여아가 조류독감으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숨졌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8월 19일 자카르카를 조류독감 비상구역으로 선포하고 1,300만 달러를 투입해 이 지역의 모든 가금류를 도살처분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조류독감 원인을 규명하지 못해 사망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당국은 두려워하고 있다.
9월 23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인도네시아의 조류독감 확산으로 기업들이 갖가지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또 세계 최대 하도급 전자업체인 싱가포르의 플렉스트로닉스 인터내셔널이 조류독감 발생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주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40개 공장에 정밀체온기를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또 직원 위생교육과 함께 구내식당 메뉴에서 닭 등 조류를 과감히 없앴다고 한다.
홍콩의 도이치뱅크 지역본부는 조류독감 대응팀을 구성, 재택근무 방안도 마련했다. 치킨 체인 KFC말레이시아는 이미 농장에 대해 엄격한 안전조치를 요구했고 계약조건도 한층 강화했다.
과학자들은 조류독감을 펜더믹(Pandermic)으로 부르고 있다. 펜더믹이란 14세기 유럽인구의 30%를 몰살시킨 흑사병이나 1억 명의 사망자를 낸 1918년 스페인 독감 그리고 1968년 100만 명이 사망한 홍콩독감을 일컬어 쓰이는 용어다. 즉 조류독감이 과거 무시무시한 독감처럼 가공할 위력을 지니고 있음을 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철새에서 유래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오리→닭→돼지→인간으로 전파되면서 새로운 숙주에 침투할 때마다 유전자가 재조합돼 변종이 생김을 확인했다. 1997년 홍콩에서 발생한 조류독감 바이러스 ‘H5N1'은 1998년에서 2001년 사이 아시아 전역에 퍼지면서 17회나 유전자 재조합 과정을 거쳐 치명적인 변종으로 바뀌었다. 바로 2002년 1월 베트남과 태국에서 출현한 Z바이러스다.
더욱이 2004년 초에는 더 치명적인 Z+바이러스가 등장했다. 기존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생물체 내에서만 살 수 있지만 Z+는 죽은 동물의 고기나 닭똥에서 생존하는 특징을 지녔다. Z+로 아시아에서 지난해 1억2,000만 마리의 닭이 죽었고, 또한 2004년 4월이 되자 포유동물인 돼지와 인간에 침투했다. 이처럼 유전자 변이를 통해 다른 종으로 전염되면서 조류독감의 힘은 조금 약화됐으나 전염력은 더 강해졌다.
더욱이 WHO가 지난 5월 아시아 회원국 회의에서 제출한 보고서에는 끔찍한 사실이 담겨 있다. 바로 지난 1월 베트남 북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의 감염유형을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가 점점 인간 대 인간 감염 쪽으로 변형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이 같은 인간 대 인간 전염이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WHO의 진단이다.
결국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및 보급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상 앞으로 조류독감 대재앙이 각 국을 엄습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안전성이 검증된 조류독감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치료제로는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와 아만타딘이 쓰이고 있다. 문제는 지난 2003년 태국과 베트남에서 발견된 Z바이러스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는 점이다.
스위스 로슈 사가 생산하고 있는 타미플루는 Z+바이러스의 증상을 완화해 주는 정도의 효과가 있다.
현재 타미플루를 비축한 국가는 미국, 스웨덴, 캐나다, 프랑스 등 12개 선진국에 불과하고 비축량도 예상만큼 높지 않다. 따라서 선진국이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이 가능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꼼짝없이 당할 형편이다.
포린어페어스는 Z+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제조과정이 매우 복잡해 단기에 개발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하면서 1997년 H5N1을 배양하는 데에만 5년이 걸렸던 사례를 꼽았다.
제약업계도 백신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1년이 멀다하고 바이러스가 변형되기 때문에 이미 만든 백신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03년 세계 백신시장은 54억 달러 규모를 형성, 제약업계의 2%도 차지하지 못했다. 이런 현실 때문에 백신이 개발되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 형성되어 결국 선진국을 제외하면 그림의 떡이 될 것이라고 국제기구와 각 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메릴랜드대 등 미국 내 세 개 대학과 프랑스 백신회사인 사노피-파스퇴로 사가 지난 8월 조류독감 백신을 개발했다. 아직 인간에 대한 안전성 연구가 남아 있음에도 미국 등 선진국이 이 백신과 치료제인 타미플루 등의 보유량을 늘리기 위해 예산확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