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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는 격감해도 교육청은 11조원 ‘묻지마 돈벼락’

[사설: "학생수는 격감해도 교육청은 11조원 ‘묻지마 돈벼락’" 조선일보, 2021. 9. 3, A31쪽.]

올해보다 8.3% 증액된 내년 예산안 중에서도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가 교육 예산이다. 내년 교육 예산은 올해보다 16.8%(12조원) 늘어난 83조여 원이다. 늘어난 예산 대부분이 17개 시·도 교육청에 나눠주는 돈이다. 시·도 교육청 배정 예산은 무려 21%(11조1000억원) 늘어나 처음으로 64조원을 넘어섰다. 내년 예산안 자체가 방만하기 그지 없지만 그중에서도 교육 예산은 이해하기 힘들 만큼 늘어났다. 50년 전 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매년 걷히는 내국세의 20.79%를 무조건 시·도 교육청 예산으로 자동 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6~21세의 학령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2010년 995만명에 달하던 학령 인구는 2021년 현재 764만명으로 줄었다. 내년에 학령 인구는 20만명 더 줄어들 전망이다. 게다가 코로나로 초·중·고교생들이 제대로 학교에 가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시·도 교육청들 예산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지난 7월의 2차 추경도 코로나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 지원 목적이었지만 엉뚱하게 시·도 교육청에 전체 추경(35조원)의 18%에 달하는 6조3000억원이 배정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돈 벼락을 맞은 일부 교육청은 학생 1인당 10만~15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주는 등 현금 살포에 나섰다.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선거용 돈 뿌리기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1972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할 당시 교육청에 예산을 자동 배정하는 규정을 둔 것은 나라 살림이 빠듯해도 교육만큼은 최우선으로 투자하자는 취지였다. 지금은 모든 상황과 여건이 달라졌다. 서울·경기 등 전체 학생 수의 87%를 담당하는 14개 교육청을 장악한 좌파 교육감들은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대신 혁신학교 같은 온갖 이념 교육 실험을 하고 교육청 조직을 비대하게 키우는 데 예산을 써왔다. 전체 공무원 숫자가 13% 늘어나는 동안 시·도 교육청 공무원 수는 38% 늘었다. 시·도 교육청이 그래도 못다 쓰고 쌓아둔 기금만 2조9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는 사이 학교 현장에서 중·고교생의 학력은 지난 10년간 계속 뒷걸음질 쳤다. 교육청에 배정되는 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비율을 낮추고, 예산 배정 방식 자체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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