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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보수의 라운드 테이블"

2025.01.20 21:33

oldfaith 조회 수:104

보수(保守)의 라운드 테이블

노무현·문재인·이재명 등…
모두 호남 지지 업은 경상도 律士
우연으로 보기 힘든 시스템 있다
보수 우파에는 질서가 없어
특히 특정 지역 護身 정치는
보수의 치욕이라 할 만
원로들 조언 시스템 있었으면

요즘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을 보면 잘 훈련된 군대, 그것도 의장대를 보는 것 같다. 일사불란하기 그지없다. 민주당 의원들은 척척 손발을 맞춰 찬성하라면 찬성하고 반대하라면 반대한다. 하긴 우리 정치권 전체가 지난날 운동권이 하던 시위방식에 찌들어 피켓 들고 올렸다 내렸다 하는 팔운동에 익숙한 만큼 국회의원이 아니라 속된 말로 모두 ‘졸병’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누가 이들 국회의원을 이렇게 병정놀이감으로 만드는가이다. 지난 대선이 끝난 직후 나는 한 통의 투서를 받았다. 투서의 내용은 ‘민주당을 움직이는 좌파의 원로회의’에 관한 것이었다. 글쓴이는 이를 영어로 ‘라운드 테이블(Round Table)’ 즉 원탁회의라고 지칭했다. 이 나라의 좌파 세력에는 원로 또는 이른바 대부(代父)라는 것이 있고 이들이 좌파세력의 주자(走者) 즉 지도자를 가리고 불순분자 또는 방해자를 제거하며 기본적인 좌파 노선을 제시하는, 이른바 최고 결정체의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가시적인 모임체가 아니고 원로들 의견의 집합(集合) 같은 것으로, 누구나 그들이 누구일 것인가 짐작하면서도 누구도 그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이른바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투서자는 주장했다.

나는 그 후 몇 년에 걸쳐 여러 경로로 그 내용을 확인해봤지만 결론은 ‘그런 것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실체의 근거나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좌파 인사 또는 어떤 좌파 대통령이 “존경하고 본받는다”고 토로한 내용을 보면, 또는 ‘좌파 세상 20~30년’에 대한 언급을 종합해보면 그 원로들이 누구쯤일까 하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것을 추측하게 하는 기묘한 현상이 있다. 김대중 이후 좌파가 배출한 대통령 및 지도자는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이재명(존칭 생략)이다. 오늘날 좌파 정권을 창출하는 데 기여한 세력은 학생운동권이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도 지도자급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정상급 진출을 노린 운동권은 번번이 중도에 좌절했다. 그들은 단순히 전사(戰士)에 불과했다. 지도자는 모두 운동권 아닌 율사(律士) 출신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호남의 지지를 업은 경상도 출신들이다. 이런 것들은 우연으로만 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어떤 가이드라인이 작동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씨의 등장과 놀라운 속도의 상승은 아무리 한국 정치가 요술정치판이라고 해도 너무 급속하고 너무 전격적이었다. 사법 리스크와 언행 등에도 불구하고 그가 정상가도를 달리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어떤 위(上)로부터의 결정이 없었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이라는 것이 내 취재 경험이다. 그런데 실은 원로회의의 실체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오늘날 민주당의 움직임이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모든 코디네이션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체가 없으면서도 이런 일사불란 체제가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 더 무섭고 두렵다.

이에 비해 오늘날의 보수·우파는 어떤가? 좌파와 비교하기가 어려울 만큼 질서가 없다. 심하게 표현하면 난장판이다. 질서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서로 원수처럼 대립하고 있다. 대통령 따로-당(黨) 따로, 정부 따로-용산 따로, 원로 따로-신참 따로, 친윤 따로-친한 따로, 원내 따로-원외 따로. 그야말로 백가쟁명(百家爭鳴)이다. 백가쟁명은 어떤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필요하지만 결정 이후의 쟁명은 백해무익이다. 민주체제에서, 또 민주정당 내에서 어떤 비민주적 상위기능이 존재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쩌면 그런 것이 좌우의 큰 차이이고 오늘날 민주정당체제가 존재하는 당위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정당정치도 효율성을 필요로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질서는 있어야 한다. 질서라기보다 자기를 죽이는 살신(殺身)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는커녕 당이 어떻게 되든 나만 국회의원 자리 유지하면 된다는 특정 지역 출신 의원들의 호신(護身) 정치는 보수의 치욕이다. 그것은 나라를 좌파의 전횡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우파의 사명감에 배치된다. 보수·우파 정치는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보수 성향의 국민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보수·우파도 원로들의 조언에 무게가 실리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한다. 자기를 내세우기보다 양보하고 협동하는 정신- 그것이 이재명 정당의 폭주를 막는 보수의 라운드 테이블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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