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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행에 입금하면 이자율이 3000%?

(기사원문)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196079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년 말, 우리나라 가계 부채는 약 1012조 원이라고 한다. 가계 부채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때 교회가 앞장서서 성도들이 빚지지 않고, 오히려 빚진 이웃을 돕는 재정 원칙을 가르친다면 환영할 일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NCMN(Nations Changer Movement &Network) 김미진 간사의 강의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약 두 시간짜리 동영상 9개 분량의 제법 긴 강의임에도, 총 조회 수가 수백만 건에 이른다.

김미진 간사는 최근 1년 사이 한국 교계의 인기 강사 섭외 대상 1순위다. 이제는 국내를 벗어나 미국, 유럽, 남미, 아프리카에서도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최근 서울 모 교회에서 약 1000명가량의 성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김미진 간사의 2시간 분량 강의를 들은 바 있다.

김미진 간사는 한국교회의 주인이 맘몬이라고 지적했다. 재정 강의는 주인을 하나님으로 바꾸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간증 중심의 강의에서 어떻게 교회의 주인을 다시 하나님으로 바꿀 것인가를 설명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청중의 관심도 대한민국 0.1%의 부자였던 그가 재산을 다 날리고 100억을 빚진 상태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4년 반 만에 다시 월 1억 이상 버는 부자가 되었다는 스토리에 집중되었다.

그날 강의만으로는 그가 어떤 사업으로 그토록 빨리 재기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하나님나라의 일을 위해 우리가 모두 성부(聖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설 연휴 중에 9개의 동영상 강의와 1개의 '왕의 재정학교' 워크북 동영상 강의를 보았다. 그 강의는 김미진 간사와 홍성건 목사(NCMN 대표·전 한국 예수전도단 대표)가 2013년 12월 경기도 모 교회에서 4일간 행한 것이다.
"맘몬에서 하나님으로 주인 바꾸라...재정학교 워크북 따르면 부채 해결"

김미진 간사는 맘몬을 경고한다. 맘몬은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과 비교 의식을 심어 준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주어 인색한 자가 되게 하며, 부를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심각하게 빚지게 하는데. 성경은 빚진 자가 채주의 종이 된다고 말한다(잠 22:7). 그는 자신에 대해서만 부유하고 하나님에 대해 인색한 자,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자들을 속부(俗富)로 규정한다. 속부가 많으면 사회의 부가 집중된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부를 흩으실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돈을 벌 때뿐 아니라 쓸 때에도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야 한다.

홍성건 목사에 따르면 재물은 영적인 것이다. 돈을 잘못 사용한 교만한 두로 왕은 사탄이 되었다(겔 28:12~14). 우리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겠다고 고백하지 않으면 맘몬이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는다.

김미진 간사는 빚을 갚는 프로젝트로 재정학교 워크북을 따라 꼼꼼하게 금전출납부, 하늘은행 통장 등을 기록하게 한다. 그렇게 6개월간 수입·지출을 철저히 관리하면 몇 년 동안 갚지 못한 부채도 금세 사라진다. 더 나아가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다.

홍성건 목사는 하나님이 객, 고아, 과부의 아버지시라고 말한다. 에스겔 16:49~50에 의하면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이유는 쾌락주의보다 풍족한 음식으로 가난한 자를 돌보지 않은 데 있다. 그들은 교만하게도 하나님이 주신 부를 자기 것으로 알았다. 그래서 하나님이 그들을 치셨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주신 부로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한다.

NCMN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말씀대로 살기 위한 운동을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5K 운동'이다. 개인 또는 자신이 속한 교회 반경 5km 이내에 가난한 사람 궁핍한 사람들에게 구제의 손을 펴는 것이다. 5K 운동은 동시에 북한의 한 지역을 선정해서 반경 5km 이내 지역을 돕는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하늘은행 이자율 최소 3000%"...맘몬 경고하며 성부 되라?

문제는 이 강의의 목표가 단순히 빚을 없애고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며, 이웃을 돕는 데에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미진 간사는 하나님께 충성된 그리스도인의 두 가지 목표를 말한다. 성부와 성빈. 먼저 성빈(聖貧)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스스로 가난하기로 작정한 사람으로 목사, 선교사와 같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사역으로 부름받지 않은 일반 성도들의 목표는 성부가 된다.

성부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요 명령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당신을 주인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을 아브라함에게 하신 것처럼 먼저 축복하신 후, 그들을 통해 세상을 축복하신다. 하나님은 그렇게 당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미리 성부를 세워 그들에게 풍성한 재물을 허락하신다. 강사는 종종 "우리 모두 성부가 되자"고 강조한다. 또 "나는 소망이 있다. 나는 잘될 것이다. 나의 앞날은 형통할 것이다"는 말을 따라하도록 시킨다.

그렇다면 성도들은 어떻게 성부가 될 수 있을까? 김미진 간사는 성부가 되는 조건이 ①마음을 높이지 않는 것 ②정함 없는 재물에 소망두지 않는 것 ③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는 것 ④나눠 주기를 좋아하고 너그러운 자가 되는 것에 있다고 한다.

이것으로 성부가 가능한 까닭은 이자율의 비밀 때문이다. 세상 은행의 이자율은 3.5%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이 은행장으로 계신 '하늘은행'은 가난한 자들, 성빈, 그리고 하나님나라 프로젝트를 위해 투자한 성도들에게 30배, 60배, 100배 즉, 3000%, 6000%, 10000%의 놀라운 이자로 되돌려 준다. 그 근거가 마가복음 4장의 '씨 뿌리는 자의 비유'다. 이 비유에서 땅은 우리의 마음인데,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좋은 땅(가난한 자, 성빈, 하나님나라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30배, 60배, 100배의 이자율로 갚아 주신다는 것이다.

이런 의심스러운 성경 해석보다 더 터무니없는 것은 소위 하늘은행의 이자율이다. 놀랍게도 김 간사는 재정 워크북을 따라 장부를 정리할 경우, 한 달에 3000% 이상의 이자율로 되돌려 받는 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가령 월급 300만 원 받는 사람이 가난한 자, 성빈, 하나님나라 프로젝트를 위해 10만 원을 사용했다고 하자. 그는 하늘은행에 10만 원 입금한 것이다. 김 간사에 따르면 누군가에게 제공받은 물품이나 식사, 또는 현금 등이 이자에 포함된다. 월급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므로 하늘은행에서 돌려 받은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 결과적으로 하늘은행에서 받은 총액은 300만 원 이상이다. 단지 이웃을 위해 10만 원을 썼을 뿐인데, 하나님께서 3000% 이상의 이자율로 돌려주신 것이다! 이것은 놀라운 축복의 이자율이 아니라 차라리 조삼모사 아닌가?

김미진 간사, 홍성건 목사는 교회에서 맘몬을 쫓아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하나님의 사역을 돈과 결부시킨다. 이들은 누가복음 16장의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를 근거로 우리가 충성해야 할 것은 '지극히 작은 것', '불의한 재물', '남의 것'인데, 이것이 모두 '재물'을 가리킨다고 한다. 따라서 하나님은 오직 재물에 충성한 자에게 하나님의 일을 맡기신다고 한다.

그것은 누가복음 19장의 므나의 비유로 확인할 수 있는데, 므나의 비유에 의하면 하나님은 함께 일할 사람을 부르시는 기준이 오직 돈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그가 얼마나 말씀을 잘 아느냐, 얼마나 헌신과 봉사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이 일꾼을 선택하시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하나님이 바울에게 직분을 맡기고 능력을 주신 이유도 그가 재물에 충성한 자였기 때문이라고 한다(딤전 1:12).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때맞춰 일어나는 '기적'은 강사의 카리스마를 강화한다. 김미진 간사도 예외가 아니다. 제주도에서 무일푼으로 훈련받던 중, 같이 살던 선교사 가정에 아기 우유가 떨어졌다. 그러자 다음날부터 누군가 매일 새벽에 우유를 놓고 갔다. 그 집에 우유를 전해 주라는 하나님 음성을 들은 마을 목사님이 영문도 모른 채 한 일이다. 한번은 김미진 간사가 하나님께 '설화수' 화장품 한 세트를 구하자, 누군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며 화장품 한 세트를 가져왔다. '설화수'였다. 몇 년 후, 중고 경차를 사기 위해 어렵게 500만 원을 모았는데, 모두 선교사에게 보내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있었다. 그렇게 하자 얼마 후, 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며 김미진 간사에게 1억이 넘는 도요타 승용차를 사 준다(부담스러워 대신 그랜저를 받음). 몇 년 전엔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치매가 오고, 모든 심장 혈관이 막혀 새벽에 응급수술이 예정되었다. 그가 밤새워 기도하자 수술 직전에 어머니 병이 나았다. CT, MRI 촬영 결과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완벽하게 뚫렸다. 이 외에도 여러 사례가 있으나 지면상 생략한다.

20여 시간에 걸쳐 동영상을 보았다. 그러나 김미진 간사가 어떻게 그토록 짧은 시간에 100억의 빚을 갚고, 월 1억 이상을 벌게 되었는지, 그가 현재 재정 강의 외에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 길이 없다. 본인이 밝히지 않는 사안을 굳이 검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와 므나의 비유를 근거로 하나님나라 사역을 재물과 직결시켜 이해하는 게 타당한지,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3000%, 6000%, 10000%의 이자율로 해석하는 게 옳은지, 모든 성도들이 '청부'도 아닌 '성부'가 되어야 한다는 게 하나님의 뜻인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일어나는 기적, 의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도 치유 등에 대해서는 신학자와 목회자들 사이에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왕의 재정학교 강의는 나름의 장점이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강의에 열광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검토를 게을리함으로써, 혹시라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택환 / 고려대학교 사회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을 졸업했다. 한국누가회(CMF) 간사를 거쳐 현재 그소망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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