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에게 ‘국보법 철폐’ 합창시킨 어른들
2007.02.18 10:12
[사설: “초등학생들에게 ‘국보법 철폐’ 合唱시킨 어른들,” 조선일보, 2007. 1. 23, A35쪽.]
21일 열린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前)의장 지지모임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출범식에서 어린이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노래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를 불렀다. 열 살 안팎 남녀 초등학생 20여명은 환한 웃음 속에 율동을 함께 하며 “악법은 법이 아니라 다만 악(惡)일 뿐입니다. 제 민족 제 형제를 적(敵)이라 강요하며 통일의 길 막아 나서는 보안법 물리치고…”라고 노래했다. “그 어떤 사상 제도가 제 아무리 좋다 하여도 민족의 이익보다 더 소중할 수는 없습니다”라는 가사도 있었다.
이 노래는 운동권 행사장에서 단골로 틀어대는 곡이다. 작곡자는 ‘Fucking USA’ ‘평양을 가보세요’ 등의 운동권 노래 수십 곡을 만든 전대협 출신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네 차례 구속된 적도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동영상을 보면 어린아이들이 기계적 율동을 하며 정치 노래를 부르는 평양의 학생소년궁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날 ‘보안법 물리치자’ ‘민족을 적(敵)…’이라고 노래한 아이들 가운데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아는 아이가 누가 있겠는가. 이날의 일이 나중에 이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로 남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겠는가.
행사장에는 정 전 의장 본인은 물론이고 그를 지지하는 여당 국회의원도 10여 명 참석했다. 정 전 의장 측은 “‘정통들’ 회원 자녀들이 자발적으로 노래를 부른 것으로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그날 행사에 동원된 아이들이 자신의 자녀, 손자·손녀였어도 그런 노래를 부르고 그런 춤을 추라고 했을까.
정치인들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세(勢)를 과시하기 위해 얼마든지 각종 이벤트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도 써야 할 수단이 있고 피해야 할 일이 있다. 마음이 백지(白紙)나 마찬가지인 어린아이들을 동원해 이념 노래를 부르도록 하는 것은 다른 문제를 떠나서 반인륜적(反人倫的)이다.
21일 열린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前)의장 지지모임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출범식에서 어린이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노래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를 불렀다. 열 살 안팎 남녀 초등학생 20여명은 환한 웃음 속에 율동을 함께 하며 “악법은 법이 아니라 다만 악(惡)일 뿐입니다. 제 민족 제 형제를 적(敵)이라 강요하며 통일의 길 막아 나서는 보안법 물리치고…”라고 노래했다. “그 어떤 사상 제도가 제 아무리 좋다 하여도 민족의 이익보다 더 소중할 수는 없습니다”라는 가사도 있었다.
이 노래는 운동권 행사장에서 단골로 틀어대는 곡이다. 작곡자는 ‘Fucking USA’ ‘평양을 가보세요’ 등의 운동권 노래 수십 곡을 만든 전대협 출신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네 차례 구속된 적도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동영상을 보면 어린아이들이 기계적 율동을 하며 정치 노래를 부르는 평양의 학생소년궁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날 ‘보안법 물리치자’ ‘민족을 적(敵)…’이라고 노래한 아이들 가운데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아는 아이가 누가 있겠는가. 이날의 일이 나중에 이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로 남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겠는가.
행사장에는 정 전 의장 본인은 물론이고 그를 지지하는 여당 국회의원도 10여 명 참석했다. 정 전 의장 측은 “‘정통들’ 회원 자녀들이 자발적으로 노래를 부른 것으로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그날 행사에 동원된 아이들이 자신의 자녀, 손자·손녀였어도 그런 노래를 부르고 그런 춤을 추라고 했을까.
정치인들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세(勢)를 과시하기 위해 얼마든지 각종 이벤트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도 써야 할 수단이 있고 피해야 할 일이 있다. 마음이 백지(白紙)나 마찬가지인 어린아이들을 동원해 이념 노래를 부르도록 하는 것은 다른 문제를 떠나서 반인륜적(反人倫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