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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실패 대비해 核 억제력 획기적 강화해야


[신원식, "北 비핵화 실패 대비해 核 억제력 획기적 강화해야," 조선일보, 2019. 3. 4, A38쪽; 전 합참작전본부장, 예비역 육군 중장.]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예상과 달리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났다. 우리 정치권 모두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과 일본은 거국적으로 환영했다. 일단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문재인 정부의 주장은 거짓임이 확인됐다. 앞으로 국민을 속인 정부의 잘못은 따져야겠지만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급선무다.

먼저 실패의 교훈을 바탕으로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북한 비핵화 원칙과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 북한에 핵은 생존 그 자체이기 때문에 역대 핵 개발을 시도한 어떤 나라보다 동기가 강력하다. 핵이 생존에 해(害)가 된다고 느낄 정도로 강력한 압박이 있어야 진지하게 핵 포기 여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에 시한을 정해주고 비핵화 협상에 나오지 않으면 현재의 유엔 대북 제재를 경제봉쇄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국제사회가 결단해야 한다. 북한 통상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것이 제재 성공의 관건이다. 따라서 미국이 독자 제재를 보다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북한이 버틴다면 결국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한다. 북한과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한·미 연합 군사작전에 의한 비핵화다. 6·25전쟁 때와 달리 세계 최대 통상 국가가 된 중국은 미국과 전쟁을 각오하고 개입할 수도 없고, 모른 체하기도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세상에서 잃을 것이 가장 많은 김정은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기보단 핵 제거를 받아들이고 사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협상에 나오게 되면 '북한 비핵화와 우리의 보상' 로드맵 역시 확고한 원칙과 정교한 전략에 입각해 추진돼야 한다. 먼저 협상 타결은 과거 실패한 단계적 방식이 아닌 포괄적 일괄 타결 방식이 돼야 한다. 보상은 한·미 동맹 관련 사항처럼 줘서 안 되는 것을 제외하고 줄 수 있는 것만 식별한 후 어느 단계에서 줄 것인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줄 보상을 미리 주면 비핵화 진도는 보상을 준 시점에서 멈춰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 비핵화 노력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핵 억제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먼저 북한의 재래식 공격에 주로 대비하게 돼 있는 현재 연합방위 체제를 핵전 대비로 전면 바꿔야 한다. 중단된 연합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도 재개해 북한의 핵 공격 억제·대응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핵 공유 협정이나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미국이 자국의 안전을 위해 동맹을 절대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확실한 '핵 균형' 수단으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미 동맹이 핵전력까지 공유하는 수준으로 강화되면 북한과 중국 모두 북핵으로 얻는 전략적 이득보다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를 압박하는 협상 카드가 될 수도 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능력만 동결하고 한·미 동맹 와해의 첫걸음인 종전선언을 내줄까 봐 많은 국민이 잠 못 이뤘을 것이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북한 비핵화 원칙을 견지해 합의를 못 이뤘지만 이 원칙이 영원히 유지된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핵확산금지조약 10조에는 "모든 가입국은 자국의 중대한 이익이 위협받는 경우 탈퇴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도 이 조항을 근거로 핵을 개발했으니 우리도 못 할 이유는 없다. 현실적 어려움이 많지만 이스라엘처럼 시인도 긍정도 하지 않는 '불확실 핵 보유 전략'을 택하거나 일본처럼 마지막 단계만 유보한 채 중간 단계에서 핵무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핵무장 카드는 설사 성공 못 하더라도 미국이 완전한 북한 비핵화 의지를 끝까지 견지하게 만들고 안보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대미 협상 레버리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강력한 첨단 재래식 무기를 개발해 북한이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지도부의 안위를 위협할 수 있다면 우리 군 자체의 대북 억제력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대규모 지하시설 파괴용 특수탄, 성능이 향상된 정밀 유도 무기, 통신전 자 기능 마비 무기, 사이버 무기, 무인·스텔스 기술이 결합된 무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3·1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신한반도 체제'는 북한 비핵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신기루에 불과하다. 성급하게 우리 국방을 허문 '9·19 군사분야 합의서'나 약소 지향의 '국방개혁 2.0'을 전면 폐지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보위해야 할 정부의 헌법적 의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3/20190303019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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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여덟 번 약속 깬 뒤의 아홉 번째 약속 264
46 우리 국가안보실장이 북의 뻔한 '프로파간다'를 전했다 213
45 이 거대한 자해 劇을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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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설마 공화국'의 핵EMP 무방비 219
42 '北 핵보유는 인정'하고 '韓 전술핵은 반대'하나 234
41 김정은이 우리 예금을 '0'으로 만드는 날 244
40 북한이 핵을 들고 서해를 기습했을 때 255
39 진짜 평화 위해 전술 핵무기 재배치해야 549
38 북핵 안고 그냥 사는 거지 271
37 북핵(北核), 대화로 풀 수 있다는 미신(迷信) 240
36 반전반핵가(歌) 북을 향해 불러라 384
35 현 시점의 대북지원·대화 추구는 ‘북핵 제재’ 이탈이다 243
34 美는 核 비확산 지키다 피해자된 한국민 이해하나 327
33 中 등 핵보유국이 북핵 안 막으면 NPT 흔들릴 것 294
32 北核의 목적은 적화통일이다 317
31 중국의 착각,미국의 오해 342
30 北 핵탄두 소형화, 미사일 탑재 가능… 美 본토에 실질적 위협 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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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왜 핵무장론인가? 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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