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상조 위원장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무지


[이병태, "김상조 위원장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무지," 조선일보, 2019. 3. 18, A34쪽; KAIST 경영학 교수.]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최근 세르비아 국제경쟁정책워크숍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재벌들을 비판했다. 그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강조하기 위해 30대 재벌 집단의 자산총액이 국내총생산(GDP)보다 크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GDP는 한 해 동안 부가가치 생산의 합이고, 자산은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누적되는 것으로 GDP 대비 자산 비중은 경제력 집중의 척도가 아니다. 이게 경제의 걸림돌이라면 이 비중이 2001년 49%에서 2012년 105%로 증가하는 사이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배로 증가하고 최근엔 3만달러를 넘어선 성장은 설명할 길이 없다. 이 주장대로라면 유럽 선진국들은 경제력 집중으로 저성장과 경제 불평등에 신음하는 후진국이 되어 있어야 한다. 2012년 기준 포천 2000 리스트에 속한 자국 대기업의 GDP 대비 자산 비중을 보면 한국이 244%인 반면 스위스는 727%이다.

반기업 선동가들의 믿음과는 달리 GDP 대비 대기업의 매출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소득이 높다(2018년 맥킨지 컨설팅 보고서). 좌승희, 이태규 박사는 기업의 자산 규모(국민 1인당)와 1인당 국민소득이 아주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산총액의 증가와 집중도가 소득 양극화와 역의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기업이 비중이 클 때 분배 구조가 개선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상위 10대 재벌의 자산이 GDP 80%에 달함에도 이들에 의한 직접 고용이 3.5%로 낮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GDP 대비 자산 규모의 비율은 고용의 비중과 관련 있는 척도가 아니다. 김 위원장의 기준에 의하면 룩셈부르크 GDP의 2배가 넘은 적이 있는 자국 철강 회사 아셀로미탈은 전체 국가 고용의 거의 200%를 담당해야 한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이 된다.

대기업의 경제 기여를 직접 고용으로 판단하는 것 또한 경제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드러낸다. 애플의 직접 고용 인원은 8만명에 불과한 반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32만명, 국내에서 10만명을 넘게 고용하고 있다. 반면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애플의 3분의 1에 불과하니 삼성은 과도한 고용을 하고 있는 것인가?

김 위원장은 또 재벌들이 소수 지분으로 전체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사익 추구 행위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선진국의 많은 기업도 소수의 대주주가 우리나라에서는 불허하는 차등 의결권을 갖고 절대 권력을 휘두른다. 최근 기업에서 일어난 가장 큰 부정은 정부 통제하의 대우조선에서 있었다. 일부의 일탈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재벌 오너들이 기업과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경영을 한다면 이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 주가가 주인 없는 기업에 비해 낮아야 한다. 하지만 실증 데이터는 반대다. 세계은행의 기업 하기 좋은 나라 평가에서도 소액 주주 이익 보호 수준에서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190개국 중 23위에 올라있다. 38위의 덴마크와 프랑스, 50위의 미국, 60위의 일본, 72위의 독일보다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마디로 정치적 이념에 의한 선동일 뿐이다.

OECD 보고서는 노동 규제와 고용의 경직성이 기업의 창업을 방해하고 비정규직 고용률을 높인다는 점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는 재벌에 비해 중견 기업이 덜하지 않다. 이는 기업가의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정부 실패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은 정부의 실패를 기업과 시장의 실패로 뒤집어씌우는 선동을 너무 오래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의 정책 실패를 시장에 전가하기 위해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라고 압박하고, 임대료를 규제하며, 서울시는 아예 스스로 나서 관제 페이의 불공정 경쟁을 서슴지 않는다. 자유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시장 교란 행위이다. 경쟁을 존중하는 경제학자라고 자신을 내세운 김 위원장에게 정부와 재벌 기업 중 어디가 더 반공정 행위를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개혁 대상은 정부다. 정권이 기업을 개혁하겠다는 오만한 나라는 선진국 중에 없다. 한 국의 대기업 가운데는 지금 글로벌 경쟁에서 휘청거리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시점에, 김상조 위원장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무지한 선동을 외국에 나가서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정부의 경제 마루타 실험의 결과로 우리 경제가 지금 어떻게 침몰하고 있는지 실물 경제의 데이터를 보면서, 자신의 신념이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자문해 보시기 바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7/2019031701803.html



번호 제목 조회 수
» 김상조 위원장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무지 138
40 민생파탄 좌파 독재 규탄 98
39 민생파탄 좌파 독재 규탄 118
38 적반하장의 색깔론 비판 93
37 민주주의 파괴 폭거 지적 72
36 24조 세금 묻지마 퍼부으며 年 2억 때문에 보 부순다니 122
35 독선·오기 국정 문란 뒷감당은 세금 포퓰리즘, 더는 안 돼 94
34 文 정부 같은 인물이 4대강 분석했는데 결과는 정반대 88
33 잘못된 정책 고집해 민생 파탄내고 '정부가 완충시켰다' 자랑 73
32 '소득 파탄' '탈원전' 이어 4대강 보 해체, 나라를 부수고 있다 62
31 '탈원전 안 돼' '보 철거는 재앙' 국민 목소리 무시 말라 73
30 '운동권 권위주의'라는 역설의 시대 156
29 연일 블랙리스트·사찰 증거, 靑 대응은 무조건 '모른 척' 108
28 사실로 드러난 환경부 블랙리스트, 다른 부처도 다 밝혀질 것 95
27 정권 편향도 모자라 비판 언론 공격까지 하는 방송들 110
26 북한 미술 찬양 인물, 평가 낙제해도 국립현대미술관장 109
25 문재인 대통령이 기무사문건 수사반장인가? 93
24 '사법 권력' 된 인권법연구회 자진 해체해야 143
23 '王'에게 무례한 죄 142
22 '권력기관 국민 실망 한 건도 없었다' 대통령의 虛言 126
21 '586 위선'에 대한 20대의 반란 160
20 이재수 비극 사흘 뒤 태연하게 '인권' 말한 대통령 158
19 대통령 지시 수사의 허망한 결과들, 피해는 누가 책임질 건가 151
18 과학계까지 '표적 감사'로 물갈이해야 직성 풀리나 116
17 이제 '탄핵'까지, 판사들 정치 대란 어디까지 가나 104
16 칠면조와 공작 183
15 여권의 가짜 뉴스 '二重 잣대' 127
14 '가짜뉴스' 단속 진정성 있나 142
13 '운동권 청와대' 도가 지나치다 249
12 대법원장, 헌재소장, 헌재재판관 모두가 편향 인사 152
11 태극기 집회를 '내란 선동'이라고 수사한다니 181
10 통진당 해산 반대 등 功으로 헌재소장 시킨다고 공식화 210
9 '통진당 해산 반대' 헌재 소장,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나 144
8 ‘낮은단계연방제’는 국가 공식 통일 방안인가? 205
7 햇볕정책은 실패했다 294
6 광화문광장 대형태극기 설치 두고 서울시-보훈처 진통 397
5 '햇볕' 지키려 아웅산 테러犯 국내 송환 반대했다니 1016
4 햇볕정책의 한계 1071
3 민주당은 지난 정권 대북정책이 성공했다는 건가 918
2 미사일 맞은 ‘햇볕’ 1012
1 DJ의 햇볕정책이 죽어가던 주사파 되살려 1167

주소 : 04072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 26 (합정동)ㅣ전화 : 02-334-8291 ㅣ팩스 : 02-337-4869ㅣ이메일 : oldfaith@hjdc.net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