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광우병 부풀리기 도를 넘었다
2008.06.11 13:45
TV 광우병 부풀리기 도를 넘었다
[사설: “TV 광우병 부풀리기 도를 넘었다,” 조선일보, 2008. 5. 2, A31쪽.]
MBC ‘PD수첩’은 29일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인의 94%가 인간 광우병에 걸릴 수 있는 유전자를 갖고 있어 영국인.미국인보다 감염 가능성이 두세 배 높다”는 내용을 내보냈다. “미국 쇠고기를 먹는 사람은 실험동물과 같다”는 미국 소비자연맹 관계자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 이후 인터넷엔 ‘PD수첩’ 동영상과 함께 ‘뇌송송 구멍탁’ ‘미친 소’ ‘국민 말살정책이 시작된다’ 같은 패러디 사진들이 떠다니고 있다. 개중에는 “미국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는 게 낫겠다”는 어느 탤런트 글도 있다.
PD수첩은 TV가 특정한 의도를 갖고 여론 몰아가기에 나서면 그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줬다. 영상과 언어 위주의 TV는 시청자의 생각과 감정을 달궈진 인두로 지지듯 한다. TV의 괴력(怪力)은 언제든지 TV 폭력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TV 속 ‘미국 쇠고기 괴담(怪談)’은 터무니없이 과장된 내용이 많다. 소 1억 마리를 키우는 미국에서 그동안 광우병 걸린 소 3마리가 발견됐다. 한 마리는 캐나다에서 건너온 수입소였고 두 마리는 1997년 광우병 원인이 되는 육골분(肉骨粉) 사료가 금지되기 전에 태어났다. 사육 소 100만 마리 가운데 광우병 소 30여 마리가 발견된 일본의 광우병 발생 비율이 미국보다 비교할 수 없이 높다.
원래 ‘30개월 이내 소의 고기’만 수입하도록 했던 월령(月齡) 제한을 이번에 풀어 ‘30개월 이상 소의 고기’도 들어오게 됨으로써 광우병 위험이 커졌다고 비판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의 97%가 월령 20개월 미만이다. 30개월 미만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 또 미국 쇠고기의 90% 이상이 미국 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3억 명 넘는 미국인들과 250만 재미교포와 유학생들이 그 쇠고기를 먹고 있다. 세계에서 ‘인간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207명이다. 영국이 166명으로 가장 많고 다른 나라 감염자 중에도 영국에 살았던 경우가 많다. 미국인 환자 3명도 그런 사례다. ‘PD수첩’은 미국 내 첫 인간 광우병 의심사례를 방영했지만 그것 역시 공식 확인된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미국 쇠고기는 광우병 덩어리”라는 황당한 얘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한미 FTA 반대세력들이 광우병 위험이라는 포장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반미 선동’을 교묘하게 함께 싸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우병을 염려하는 척하면서 ‘미국 소’ 배척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쇠고기를 먹는 국민이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은 쇠고기 정가표(定價表)를 보고 화들짝 놀라 절로 손을 움츠릴 지경이다. 소비자를 생각하는 진짜 소비자운동이 나와야 할 때다.
댓글 0
번호 | 제목 | 조회 수 |
---|---|---|
공지 | 법원, ‘PD수첩, 광우병 허위보도’ | 1035 |
공지 | 검찰, ‘PD수첩 보도내용 대부분 왜곡됐다’ | 996 |
공지 | 광우병에 대한 사실들 | 1109 |
30 | 자신이 피해자인 줄 모르는 광우병 시위 시민들 | 888 |
29 | 명색이 언론이라면 | 842 |
28 | 법원 PD수첩 판결, 의학적 오류 심각 | 1240 |
27 | ‘PD수첩’은 언론자유를 말할 자격 없다 | 1057 |
26 | '광우병 촛불' 같은 혼란을 또 치를 셈인가 | 987 |
25 | 국산 쇠고기는 안전한가? | 1027 |
24 | "이명박 안수한 목사의 손목을 잘라버려라" | 1160 |
23 | PD수첩, 광우병 선동한 강도(强度)로 광우병 진실 보도하라 | 1190 |
22 | 70일 만에 다시 국민 농락한 PD수첩 | 955 |
21 | ‘시위 여대생 사망’ 괴담 유포자는 끝까지 추적을 | 1234 |
20 | 범죄집단 회의 같은 ‘PD수첩 대책회의’ | 978 |
19 | 극소수가 토론 지배하는 다음 ‘아고라’ | 1078 |
18 | 美선 광우병 공포 확산 안 된 까닭은? | 1033 |
17 | ‘PD수첩’과 광우병...그 거짓의 몽타주 | 918 |
16 | ‘미국 쇠고기=광우병’ 날조 TV 어찌해야 하나 | 970 |
15 | 유럽에서 본 광우병 파동 | 1045 |
14 |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전직 장관의 혹세무민 | 1016 |
13 | 우리를 우울케 하는 것들 | 1028 |
12 | 광우병은 사라질 운명, 위험 부풀려져 | 946 |
11 | PD수첩의 ‘광우병 사망자’ 조작 사실 밝혀졌다 | 1033 |
10 | 괴담과 허위 선동, 해도 너무 한다 | 1028 |
9 | 정부 퇴진 국민항쟁 벌이겠다는 ‘광우병 대책회의’의 정체 | 923 |
8 | 칼집 속 재협상, 뽑을 건가 | 975 |
7 | 미 쇠고기 궁금증 질문과 답 | 937 |
6 | 광우병 사람 감염확률, 무시해도 될 정도 | 1018 |
5 | ‘한국인 MM유전자 있어 위험’ 주장은 과장 | 1033 |
4 | 몇십년 먹었지만 우린 이상없어 | 1015 |
3 | 광우병 논문, 미디어가 부풀리고 정치권이 악용 | 1074 |
2 | 11만 유학생이 먹는 ‘미국 쇠고기’ | 1070 |
» | TV 광우병 부풀리기 도를 넘었다 | 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