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2012년 이후 이단해제기관으로서의 면모를 끊임없이 내보이고 있다. 박윤식·류광수·김노아·최바울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참여금지 단체 등으로 규정하며 논란을 빚은 단체들을 한기총은 지속적으로 영입했고, 주요 요직에까지 앉힌 경우도 발생했다. 이는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이 된 후에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한기총은 3월 11일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를 이단에서 해제하고 그가 중심이 돼서 설립한 예장 부흥 교단도 영입한다고 밝혔다.
결자해지의 원리원칙을 저버린 한기총의 이단해제
이단 해제란, 특정 교단에서 이단 등으로 규정한 대상이나 주요 인물에 대해 ‘해제’, 즉 묶인 것이나 행동에 제약을 가하는 법령 따위를 풀어 자유롭게 한다는 개념이다. 만일 이단으로 규정된 대상자나 개인이 진심으로 회개를 천명하고 정통교회로 돌아오겠다고 한다면 그때 올바른 절차를 밟아 이단해제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이 일은 결자해지의 원칙에서 이단으로 묶거나 비판한 교단이 당사자의 해명과 사과와 회개를 지켜보며 진행할 일이다. 한기총이 변승우 목사를 이단에서 해제하려면 이미 그에 대한 전례가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변승우 목사는 국내에서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등 교파를 초월한 총 8개 교단에서 이단·참여 금지 등의 규정을 내린 단체며, 이는 류광수의 다락방 운동 이후 유일무이하다. 그만큼 한국교회가 변 목사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변 목사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이나 교리적 문제점에 대해 사과한 바가 없었고, 한기총은 변 목사에 대해 제대로 연구하거나 사과 등 어떤 형식적 절차를 밟는 과정도 없이 무자격 이단해제를 해버렸다.
마구잡이식 이단해제에 앞장서는 한기총
변승우 목사는 이단에서 해제됐지만 지금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2012년 이후부터 한기총은 이단해제 기관이란 오명을 쓰면서도 그 일을 지속해 왔다. ‘2000년 만에 복음을 회복했다’는 다락방의 류광수 목사, 통일교식 피가름 영향을 받은 ‘씨앗속임’의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목사, 신천지와 유사한 비유풀이의 김노아 목사, 백투예루살렘 운동으로 한국사회에 문제를 일으킨 인터콥의 최바울 목사 등 모두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문제 지적을 하고 논란을 일으켜온 당사자들이다. 이들 모두(또는 관계 기관이나 교단)가 한기총에 여러 가지 모양새로 가입해 있다. 그만큼 한기총은 마구잡이식 이단해제 기관으로 전락해왔다. 그런데 변 목사는 이런 한기총에서 이단해제를 한 게 무슨 큰 자랑거리라도 되는 양 선전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은 거래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
변승우 목사는 이단에서 해제되기 전부터 전광훈 목사와 교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변 목사는 전 목사가 주축이 된 시국 집회에 함께했고 자신의 교회 임직식에도 전 목사가 축사자로 참석한 바 있다. 그 사이에 어떤 금전 거래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변 목사는 2013년 예성 총회가 자신의 이단성 문제를 취급할 당시 예성 측 목회자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고 했고, 예장통합이 집단 사면을 실행한 이후인 2018년에도 통합 측의 한 교회에 1억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갖은 정치적, 재정적 문제에도 불구 그 명칭 하나 때문에 세간에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관인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이 기관의 행보를 디테일하게 들여다보면 이런 한기총이라면 필요 없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