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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조선중앙TV 서울출장소인가

2008.07.30 10:40

관리자 조회 수:1041 추천:84

[사설: “KBS는 조선중앙TV 서울출장소인가,” 조선일보, 2008. 7. 4, A27쪽.]
KBS 1TV ‘시사기획 쌈’은 1일 밤 ‘촛불, 대한민국을 태우다’를 내보냈다. 방송 시작 14분쯤 됐을 때 화면엔 갑자기 1987년 6월 항쟁 시위 장면이 등장했다.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이 진압하는 모습에 이어 당시 연세대 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전 의원이 출연해 “죽기 아니면 살기, 전쟁 같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이 공감하면서 500여만명이 참가해 군사정권이 항복했다”는 내레이션, 연세대생 이한열군이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 이군의 장례식 때 서울시청 앞을 메운 100만 인파, 이군 어머니가 “요즘 옛날 생각이 난다”고 말하는 장면이 4분 가까이 계속됐다. 화면은 다시 촛불시위를 비추면서 “1987년 6월처럼 사람들은 다시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는 내레이션이 나왔다.
KBS의 편집 의도는 쇠고기 촛불시위가 21년 전 군사정권에 대한 항거(抗拒)와 똑같은 성격과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몰아가려는 것이다. KBS는 지금 이 나라엔 민주주의가 사라져 시위대가 다시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고 했다. 불과 반 년 전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국민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을 군사독재자에 견준 것이다. 6월항쟁 때처럼 국민에게 반(反)정부 투쟁에 나서라는 선동이다.
KBS는 시청자들이 이렇게 터무니없는 선동에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안다. 방송 후 KBS 인터넷 게시판에는 시청자의 성난 목소리가 빗발쳤다. “KBS가 아니고 조선중앙TV 보는 느낌이다” “이명박 정부가 쿠데타로 집권해서 독재 중이냐?” “80년대 대학을 다녔던 사람이다. 숭고한 민주화운동을 더럽히지 말라.”
지난달 30일엔 한겨레신문이 ‘6.29 새벽에 5.18을 보다’라는 사설에서 “6월 29일 새벽 서울 한복판 태평로의 모습은 착검한 총만 없었을 뿐 1980년 ‘5.18’의 광주 모습 그대로다”라고 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일부 종교계와 정치권까지 포함해 추진한다는 ‘비상시국회의’ 구성도 6월항쟁을 주도했던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가 모델이다.
이런 상황에서 KBS는 “6월항쟁이여 다시 한 번”을 외치며 사실상 정부 전복투쟁 선동대의 맨 앞줄에 나선 셈이다. KBS가 국민의 전파(電波)로 국민을 거리로 나가라고 선동하는 걸 언제까지 두고만 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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