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 가로막고 나선 '북의 대리인'들"
2009.01.23 11:05
[사설: “대북 전단 살포 가로막고 나선 ‘북(北)의 대리인’들,” 조선일보, 2008. 12. 3, A31쪽.]
한국진보연대, 전국여성연대 등 친북(親北) 좌파단체 사람들이 2일 북한을 향해 전단을 띄워 보내던 납북자가족모임,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납북자가족모임 등은 전단 10만장을 풍선 10개에 매달아 보내려 했다가 좌파단체들의 방해로 풍선 한 개만 띄우는 데 그쳤다.
진보연대는 한총련, 범민련남측본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같은 대표적 친북 좌파단체들이 연합해 만든 단체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주도하면서 서울 도심을 석 달 동안 전쟁터나 다름없는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자기네들은 대한민국의 법이란 법은 모조리 무시하면서 하고 싶은 일은 뭐든지 멋대로 해놓고서 납북자 가족들이 북한에 전단 보내는 일을 막겠다고 임진각까지 쫓아갔다. 여성연대라는 단체도 작년 7월 발족 선언문에서 ‘미군기지 확장과 그 어떤 형태의 전쟁훈련도 반대한다’고 했던 걸 보면 북한 하는 말을 앵무새처럼 외워대는 종북(從北)단체일 게 뻔하다.
진보연대 등은 “전단 살포가 가뜩이나 어려운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지난 7월 금강산에서 여성 관광객이 북한군 총에 맞아 죽었을 때 북한에 대고 남북관계가 나빠지니 사과 한마디라도 하라고 말했다는 걸 들어본 일이 없다.
사실 요즘 같은 인터넷시대에 굳이 전단을 띄워 보내야만 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 북한 당국이 주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지 않고 있다면 이런 일을 벌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탈북 여성들이 지난 10월 북한 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여사와 만났을 때 “북에서 대북(對北) 방송을 들은 적은 없지만 전단은 읽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북측이 개성공단 문을 닫아 걸겠다고 하면서까지 전단을 막으려는 것은 북한 주민들을 바깥 세상으로부터 차단된 암흑 속에 계속 가둬두겠다는 얘기다. 입만 열면 인권이 어떻다느니 하는 좌파단체들이 왜 북한 주민들의 귀를 열고 눈을 뜨게 해주겠다는 전단 보내기엔 시비를 걸고 나서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