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아침 대담 프로를 두 달 전 듣다가 웃었다. 장자연씨의 동료라는 윤지오씨에게 이런 질문을 할 때였다. "장자연씨가 친필 문건에서 이렇게 기억했어요… '동생이 빤히 바라보는 접대 자리에서 나에게 얼마나 ×같은 ××짓을 했는지'…여기서 동생이 윤지오씨를 말하지요?" "그렇지 않을까요?" 윤씨의 대답은 얼버무리는 말투였다.
진행자가 윤씨에게 읊은 '장자연 친필 문건'은 가짜다. 8년 전 SBS가 "단독 입수했다"며 보도했다가 열흘 만에 정신이상자가 감방에서 쓴 가짜 편지로 밝혀졌다. 그로부터 이미 2년 전 한 일간지가 이 가짜를 친필 편지라고 보도했다가 정정하고 사과했으니 '재탕 오보'에 해당했다. 이 파문으로 당시 SBS 보도국장과 사회2부장이 해임됐다. 장자연 사건을 한 시간만 공부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한 사건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한 이유를 짐작한다. 네이버에 '장자연 유서'라고 입력하면 가짜 편지가 수십 장 뜬다. 공부 없이 인터넷에서 찾은 가짜를 진짜로 생각하고 읊었을 것이다. 실제 '장자연 문건'을 읽었다면 있을 수 없는 실수다.
일부 한국 언론의 이런 수준을 영악하게 간파한 인물이 윤지오씨였다. 윤씨 지인들이 공개한 대화록을 보면 윤씨는 이렇게 글을 썼다. 한국 언론 매체로부터 섭외 요청이 쏟아지고 방송 출연이 줄을 이을 때였다. '언니(장자연) 사건은 종결 자체가 불가능하고, 모든 언론이 주목하고 다룰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 서로 헐뜯기에 딱 좋은 먹잇감이고….' 장씨 사건과 관련된 한국 언론 매체의 속성을 이처럼 정확히 잡아낸 표현을 읽은 적이 없다. 실제로 윤씨의 한국 방문 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장자연 사건 조사는 2개월 연장됐고, 한국 언론은 때를 만난 듯 집단적으로 경쟁 언론을 물어뜯었다.
윤씨는 이런 잣대로 방송사도 평가했다. 'JTBC가 제일 괜찮았고, KBS가 최악'이라고 했다. JTBC 기자가 윤씨에게 보낸 글을 보니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성공적인 재수사는 윤지오님과 여러분이 결단해 주신 덕분…윤지오님 인터뷰 내용을 들으면서 보도국에서 눈물이 터졌습니다…지오님의 용기가 헛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꼭 한번 뵙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간 공영방송 기자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사미인곡(思美人曲) 수준의 작문이다.
문 정권 들어 잘나가는 TBS 진행자에 대해 누군가 묻자 '×신' '미친 ×라이'라고 답한 글도 나온다. 진행자가 그녀에게 아첨을 한답시고 무언가 허튼소리를 한 모양이다. 윤씨는 이렇게 방송을 평가하고 주무르면서 KBS 5회, JTBC 3회, TBS 2회씩 출연해 근거 없는 의혹을 쏟아냈다.
사회부장으로서 나는 이 사건을 1년 넘게 담당했다. 팀원들의 취재도 그만큼 이뤄졌다. 장씨 자살 후 10년 동안 검경 수사만이 아니라 관련 재판도 10번 이상 반복됐다.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기록만 A4 용지 5000장에 달한다. 이 기록만 읽어도 윤씨의 깜냥을 쉽게 알 수 있다. '장자연 리스트' '이름이 특이한 (성 접대) 국회의원' '성 상납이 아닌 성폭행' 등 이번에 제기한 의혹에 대해 10년 전 수차례 검경 조사에서 그녀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몰랐던 것이다. 이제 와서 이 엄청난 기억이 불현듯 생각났다고 주장하면 의도적 거짓, 아니면 정신 질환을 먼저 의심해야 합리적이다. 사실로 단정하고 싶다면 증거라도 요구했어야 한다. 아무것도 안 했다. 마이크만 물려줬을 뿐이다. 그들의 지력(知力)은 오직 '조선일보'에 머물러 있다. 이 목표를 향하는 길에선 가짜 편지든 가짜 증언자든 상관없다. 윤지오씨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진 이후 오보를 바로잡고 사과한 방송은 없다. 윤씨의 표현대로 '장자연 사건'은 한국 방송의 먹잇감일 뿐이다. 유명해지고 싶은 윤지오씨에게도 먹잇감이 있었다. '무식하고 무도한 방송'이다.
윤씨가 지인에게 보낸 글에는 이런 문구도 있다. 한국의 세태에 완전히 오염되기 전이 아닌가 싶다. '정작 아는 사람들은 조용히 살아가려 애쓰는데…본인들 이익을 챙기고 추구하기 위해서…뻔히 보이는데.' 캐나다에서 이렇게 망설이는 윤씨를 결국 한국에 끌어온 것은 정부(검찰과거사위원회)였다. 과거사위가 연명하 기 위해선 윤지오씨의 폭탄 발언이 절실했다. 정부는 왕복 비행기 티켓과 숙박비를 지원하고 윤씨를 한국에 데려왔다. 그녀의 엉뚱한 요구에 따라 경찰 경호원 5명도 붙였다. 캐나다에 있을 때 윤지오씨는 귀국을 종용하는 검찰과거사위에 대해 이런 문자를 지인에게 보냈다. '진짜 꼴값들이야, 아주 ㅜㅜ' 이어지는 말이 웃긴다. '기자보다 못한 작자들, 아오, ㅜㅜ'
진행자가 윤씨에게 읊은 '장자연 친필 문건'은 가짜다. 8년 전 SBS가 "단독 입수했다"며 보도했다가 열흘 만에 정신이상자가 감방에서 쓴 가짜 편지로 밝혀졌다. 그로부터 이미 2년 전 한 일간지가 이 가짜를 친필 편지라고 보도했다가 정정하고 사과했으니 '재탕 오보'에 해당했다. 이 파문으로 당시 SBS 보도국장과 사회2부장이 해임됐다. 장자연 사건을 한 시간만 공부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한 사건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한 이유를 짐작한다. 네이버에 '장자연 유서'라고 입력하면 가짜 편지가 수십 장 뜬다. 공부 없이 인터넷에서 찾은 가짜를 진짜로 생각하고 읊었을 것이다. 실제 '장자연 문건'을 읽었다면 있을 수 없는 실수다.
일부 한국 언론의 이런 수준을 영악하게 간파한 인물이 윤지오씨였다. 윤씨 지인들이 공개한 대화록을 보면 윤씨는 이렇게 글을 썼다. 한국 언론 매체로부터 섭외 요청이 쏟아지고 방송 출연이 줄을 이을 때였다. '언니(장자연) 사건은 종결 자체가 불가능하고, 모든 언론이 주목하고 다룰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 서로 헐뜯기에 딱 좋은 먹잇감이고….' 장씨 사건과 관련된 한국 언론 매체의 속성을 이처럼 정확히 잡아낸 표현을 읽은 적이 없다. 실제로 윤씨의 한국 방문 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장자연 사건 조사는 2개월 연장됐고, 한국 언론은 때를 만난 듯 집단적으로 경쟁 언론을 물어뜯었다.
윤씨는 이런 잣대로 방송사도 평가했다. 'JTBC가 제일 괜찮았고, KBS가 최악'이라고 했다. JTBC 기자가 윤씨에게 보낸 글을 보니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성공적인 재수사는 윤지오님과 여러분이 결단해 주신 덕분…윤지오님 인터뷰 내용을 들으면서 보도국에서 눈물이 터졌습니다…지오님의 용기가 헛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꼭 한번 뵙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간 공영방송 기자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사미인곡(思美人曲) 수준의 작문이다.
문 정권 들어 잘나가는 TBS 진행자에 대해 누군가 묻자 '×신' '미친 ×라이'라고 답한 글도 나온다. 진행자가 그녀에게 아첨을 한답시고 무언가 허튼소리를 한 모양이다. 윤씨는 이렇게 방송을 평가하고 주무르면서 KBS 5회, JTBC 3회, TBS 2회씩 출연해 근거 없는 의혹을 쏟아냈다.
사회부장으로서 나는 이 사건을 1년 넘게 담당했다. 팀원들의 취재도 그만큼 이뤄졌다. 장씨 자살 후 10년 동안 검경 수사만이 아니라 관련 재판도 10번 이상 반복됐다.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기록만 A4 용지 5000장에 달한다. 이 기록만 읽어도 윤씨의 깜냥을 쉽게 알 수 있다. '장자연 리스트' '이름이 특이한 (성 접대) 국회의원' '성 상납이 아닌 성폭행' 등 이번에 제기한 의혹에 대해 10년 전 수차례 검경 조사에서 그녀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몰랐던 것이다. 이제 와서 이 엄청난 기억이 불현듯 생각났다고 주장하면 의도적 거짓, 아니면 정신 질환을 먼저 의심해야 합리적이다. 사실로 단정하고 싶다면 증거라도 요구했어야 한다. 아무것도 안 했다. 마이크만 물려줬을 뿐이다. 그들의 지력(知力)은 오직 '조선일보'에 머물러 있다. 이 목표를 향하는 길에선 가짜 편지든 가짜 증언자든 상관없다. 윤지오씨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진 이후 오보를 바로잡고 사과한 방송은 없다. 윤씨의 표현대로 '장자연 사건'은 한국 방송의 먹잇감일 뿐이다. 유명해지고 싶은 윤지오씨에게도 먹잇감이 있었다. '무식하고 무도한 방송'이다.
윤씨가 지인에게 보낸 글에는 이런 문구도 있다. 한국의 세태에 완전히 오염되기 전이 아닌가 싶다. '정작 아는 사람들은 조용히 살아가려 애쓰는데…본인들 이익을 챙기고 추구하기 위해서…뻔히 보이는데.' 캐나다에서 이렇게 망설이는 윤씨를 결국 한국에 끌어온 것은 정부(검찰과거사위원회)였다. 과거사위가 연명하 기 위해선 윤지오씨의 폭탄 발언이 절실했다. 정부는 왕복 비행기 티켓과 숙박비를 지원하고 윤씨를 한국에 데려왔다. 그녀의 엉뚱한 요구에 따라 경찰 경호원 5명도 붙였다. 캐나다에 있을 때 윤지오씨는 귀국을 종용하는 검찰과거사위에 대해 이런 문자를 지인에게 보냈다. '진짜 꼴값들이야, 아주 ㅜㅜ' 이어지는 말이 웃긴다. '기자보다 못한 작자들, 아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