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에 전쟁 책임’--60代 이상 70%, 20代는 42%
2010.07.04 16:54
[‘기억의 정치’ 연구진, “‘김일성에 전쟁 책임’ 60代 이상 70%, 20代는 42%,” 조선일보, 2010. 6. 25, A4.]
6․25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 됐다. 이제 전전(戰前) 세대와 전후(戰後)세대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책으로만 6․25전쟁을 배운 세대가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에게 6․25는 어떤 의미일까. 조선일보와 한국정당학회(회장 숭실대 강원택 교수)의 연중 기획 '기억의 정치'는 6․25 60주년을 다뤘다.
◆"남침" 일치하나, 전쟁 책임엔 의견 갈려
연구진이 지난 14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인 104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3%가 6․25는 '남침'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6․25에 가장 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묻자, 57%만이 '김일성 정권'이라고 답했다. '남북한 모두의 책임'이라고 답한 사람이 15.8%였고, '미국 책임' 또는 '소련 책임'이라는 답변이 각각 7.9%, 7.3%였다. 6․25는 김일성 정권의 적화통일을 위한 도발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6․25를 미국과 소련 등 강대국의 세력 갈등이었고 여기에는 남한도 책임이 있다는 시각이 혼재하고 있었다.
이런 인식 변화는 세대별 차이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전쟁 혹은 전쟁 후유증을 직접 체험한 60대 이상의 70.3%는 전쟁 책임이 김일성 정권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20대는 42.1%만이 그렇게 생각했다. 또 60대에선 남북한 모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거나(2.5%), 미국 책임이라는 생각(3.8%)이 적었지만, 20대는 27.9%가 남북한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했고, 11.2%는 미국 책임이라고 했다.
◆20대 3명 중 1명 "인천상륙작전으로 통일 무산"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이 가져온 결과에 대한 질문에서도 세대 간 차이가 발견됐다. 양자택일 질문에서 응답자의 54.7%는 인천상륙작전이 '대한민국 공산화를 저지했다'고 했지만, 26.2%는 '통일을 무산시키고 분단체제를 고착했다'고 응답했다.
세대별로 보면 20대의 30.7%는 인천상륙작전이 분단체제 고착을 가져왔다고 답했으나, 60대는 13.7%가 '분단체제 고착'이라고 답했다.
60대 이상 세대에게 6․25는 몸으로 겪어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는 전쟁이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책으로만 배운 전쟁이었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6․25는 강대국과 남북한 정치세력의 갈등이 빚어낸 비극일 뿐이다. 특히 20대는 최근 논란이 됐던 근현대사 교과서로 공부한 세대다. 교육 내용이 얼마나 중요한 인식 차이를 가져오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군 복무 여부 따라 남녀 간 인식차 생긴 듯
6․25에 대한 인식 차이는 성별 간에도 발견됐다. 먼저 전쟁 원인에 대해 남성은 92.6%가 남침이라고 답한 반면 여성은 88%가 남침, 11.6%가 모른다고 답했다.
성별 간 차이를 다시 세대별로 구분해 보니 20대 남성의 경우 92.5%가 남침이라고 답했지만, 20대 여성은 77.6%만이 남침이라고 답했고, 21.4%는 '모른다'고 답해 동일 연령대의 남성과 차이가 컸다.
전쟁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서도 20대 남성의 50.9%가 김일성 정권, 21.3%는 남북한 양측 모두, 8.2%가 미국 책임이라고 답했지만 20대 여성은 32.5%가 김일성 정권, 35.1%가 남북한 양측, 14.6%가 미국, 그리고 7.4%는 모른다고 답하였다.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인식에서도 남성의 69.6%가 대한민국 공산화 저지, 18.9%가 통일 무산 및 분단체제 고착이라고 답한 반면 여성은 40%가 대한민국 공산화 저지, 33.4%가 통일무산, 26.6%가 모른다고 답했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는 28.4%가 대한민국 공산화 저지라고 답한 반면 43.6%가 통일 무산으로 답해 동일 연령대 남성 73.5%가 공산화 저지, 18.9%가 통일 무산이라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같은 세대이고, 같은 교과서로 공부한 20대이지만 군 복무를 하는 남성의 경우 6․25전쟁이나 분단 현실에 대해 체험적인 학습을 통해 상대적으로 철저한 안보관을 지녔는데, 그렇지 못한 여성들은 청소년기에 습득한 한국사 인식의 틀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한반도 안보 현실 등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60년이 됐다. 이제 전전(戰前) 세대와 전후(戰後)세대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책으로만 6․25전쟁을 배운 세대가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에게 6․25는 어떤 의미일까. 조선일보와 한국정당학회(회장 숭실대 강원택 교수)의 연중 기획 '기억의 정치'는 6․25 60주년을 다뤘다.
◆"남침" 일치하나, 전쟁 책임엔 의견 갈려
연구진이 지난 14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인 104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3%가 6․25는 '남침'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6․25에 가장 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묻자, 57%만이 '김일성 정권'이라고 답했다. '남북한 모두의 책임'이라고 답한 사람이 15.8%였고, '미국 책임' 또는 '소련 책임'이라는 답변이 각각 7.9%, 7.3%였다. 6․25는 김일성 정권의 적화통일을 위한 도발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6․25를 미국과 소련 등 강대국의 세력 갈등이었고 여기에는 남한도 책임이 있다는 시각이 혼재하고 있었다.
이런 인식 변화는 세대별 차이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전쟁 혹은 전쟁 후유증을 직접 체험한 60대 이상의 70.3%는 전쟁 책임이 김일성 정권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20대는 42.1%만이 그렇게 생각했다. 또 60대에선 남북한 모두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거나(2.5%), 미국 책임이라는 생각(3.8%)이 적었지만, 20대는 27.9%가 남북한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했고, 11.2%는 미국 책임이라고 했다.
◆20대 3명 중 1명 "인천상륙작전으로 통일 무산"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이 가져온 결과에 대한 질문에서도 세대 간 차이가 발견됐다. 양자택일 질문에서 응답자의 54.7%는 인천상륙작전이 '대한민국 공산화를 저지했다'고 했지만, 26.2%는 '통일을 무산시키고 분단체제를 고착했다'고 응답했다.
세대별로 보면 20대의 30.7%는 인천상륙작전이 분단체제 고착을 가져왔다고 답했으나, 60대는 13.7%가 '분단체제 고착'이라고 답했다.
60대 이상 세대에게 6․25는 몸으로 겪어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는 전쟁이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책으로만 배운 전쟁이었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6․25는 강대국과 남북한 정치세력의 갈등이 빚어낸 비극일 뿐이다. 특히 20대는 최근 논란이 됐던 근현대사 교과서로 공부한 세대다. 교육 내용이 얼마나 중요한 인식 차이를 가져오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군 복무 여부 따라 남녀 간 인식차 생긴 듯
6․25에 대한 인식 차이는 성별 간에도 발견됐다. 먼저 전쟁 원인에 대해 남성은 92.6%가 남침이라고 답한 반면 여성은 88%가 남침, 11.6%가 모른다고 답했다.
성별 간 차이를 다시 세대별로 구분해 보니 20대 남성의 경우 92.5%가 남침이라고 답했지만, 20대 여성은 77.6%만이 남침이라고 답했고, 21.4%는 '모른다'고 답해 동일 연령대의 남성과 차이가 컸다.
전쟁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서도 20대 남성의 50.9%가 김일성 정권, 21.3%는 남북한 양측 모두, 8.2%가 미국 책임이라고 답했지만 20대 여성은 32.5%가 김일성 정권, 35.1%가 남북한 양측, 14.6%가 미국, 그리고 7.4%는 모른다고 답하였다.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인식에서도 남성의 69.6%가 대한민국 공산화 저지, 18.9%가 통일 무산 및 분단체제 고착이라고 답한 반면 여성은 40%가 대한민국 공산화 저지, 33.4%가 통일무산, 26.6%가 모른다고 답했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는 28.4%가 대한민국 공산화 저지라고 답한 반면 43.6%가 통일 무산으로 답해 동일 연령대 남성 73.5%가 공산화 저지, 18.9%가 통일 무산이라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같은 세대이고, 같은 교과서로 공부한 20대이지만 군 복무를 하는 남성의 경우 6․25전쟁이나 분단 현실에 대해 체험적인 학습을 통해 상대적으로 철저한 안보관을 지녔는데, 그렇지 못한 여성들은 청소년기에 습득한 한국사 인식의 틀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한반도 안보 현실 등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