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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파렴치 장관 수사 방해, 이게 국정 농단 사법 농단


[사설: "대통령이 파렴치 장관 수사 방해, 이게 국정 농단 사법 농단," 조선일보, 2019. 9. 28, A31쪽.]     → 좌파독재

대통령은 27일 검찰의 조국 법무장관 수사와 관련해 "검찰 개혁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을 성찰해 달라"며 "특히 검찰은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적폐 수사라며 사람 4명이 자살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떼로 사냥하듯 할 때는 잘한다더니 조씨 집 한번 압수수색했다고 검찰에 경고를 날린 것이다. 갑질한 재벌 가족 하나를 잡겠다고 대한민국 전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이 잡듯 하면서 인권을 아예 말살하다시피 했고 결국 그 회장은 사망했다. 그 총책임자가 인권을 말한다는 것도 어이가 없다.

문 대통령의 '조국 사태' 대처 방식에 놀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번 발표는 할 말을 잊게 한다. 바로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이 지난 23일 서울 방배동 자택 압수수색 때 현장에 있던 검사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 인사권과 수사의 지휘감독권을 가진 법무장관이 자신에 대해 수사하는 검사와 통화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당은 "직권남용으로 탄핵 사유"라는 입장이고 총리도 "(통화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아마도 많은 국민은 이제는 대통령이 조 장관을 사퇴시키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래서 27일 청와대가 특별발표를 예고했을 때 조 장관 거취 관련이라고 짐작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대통령은 문제가 된 조 장관의 통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 없이 오히려 검찰에 경고했다. 과거 정권에서도 대통령의 수사 개입 논란이 있었지만 이처럼 개별 수사의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지금 조 장관과 그 가족은 범법 혐의에 앞서 파렴치한 행태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딸을 병리학 논문 제1저자로 만들어 대학 입시에 이용한 것에서 시작한 파렴치 행태는 조씨 집을 '상장 위조 공장'으로 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위장이혼, 사기소송, 증거인멸 등 거짓이 거짓을 낳아 이제는 진실한 것이 단 하나라도 있느냐는 의문까지 제기된다.

불과 얼마 전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우리 정부 문제도 수사하라'고 지시했던 문 대통령이 그 지시를 이행하고 있는 검찰을 향해 우리 편 살살 수사하라는 식으로 언급할 수 있나. 문 대통령의 유체 이탈 화법과 이중성은 이미 새로운 사실도 아니지만 어떻게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이럴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에 경고하는 동시에 지지자들에게는 검찰에 대한 항의 시위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주말 10만명 이상이 서초동(대검찰청)으로 향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과거에도 검찰이 대통령의 자식들까지 수사했지만 이렇게 대통령과 여당이 자신들이 임명한 검찰을 향해 시위로 수사 중단을 압박한 적은 없었다.

문 대통령이 검찰 비난 전면에 나서자 전날 국회에서 조국씨에 대해 '국민들이 공정한 사회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끼고 있다'고 했던 총리는 이날 갑자기 '검찰이 무리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 내에서 더 이상 조국을 끌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조 장관과 검사 통화 사실을 알려준) 범인을 색출해야 한다"고 한다. 외압이 아니라 그 외압을 알린 게 문제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조국을 끝까지 안고 가겠다고 한 이상 나라의 분열은 더 심해지고 국정 전체는 블랙홀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것이 국정 농단, 사법 농단이 아니면 무엇인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27/20190927031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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