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 "'조국 보도 가짜뉴스라고 가르쳐… 정치교사 사과하세요'," 조선일보, 2019. 10. 23, A12쪽.] → 전교조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인헌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사들이 친여(親與) 성향 정치의식을 주입·강요한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교사들이 반일(反日)을 강요하고,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가르쳤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동의하지 않는 학생은 반(反)사회적 인물이란 의미로 '일베 회원' '수구' 등으로 매도했다고도 했다.
학생들은 22일 서울시교육청에 감사 청원서를 냈고, 23일에는 '정치 교사'의 명단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를 주도하는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하 학수연)'의 권범준(16·1학년)군과 최인호(18·3학년)군을 22일 본지가 만났다. 미성년자인 두 학생 인터뷰는 보호자 동의를 거쳐 진행됐다.
학생들은 22일 서울시교육청에 감사 청원서를 냈고, 23일에는 '정치 교사'의 명단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를 주도하는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하 학수연)'의 권범준(16·1학년)군과 최인호(18·3학년)군을 22일 본지가 만났다. 미성년자인 두 학생 인터뷰는 보호자 동의를 거쳐 진행됐다.
―학수연은 어떻게 결성됐나.
"교사들이 학생을 상대로 거리낌 없이 정치적 발언을 하고, '조국(전 법무장관)을 까면(비판하면) 일베' 같은 이분법적 교육을 일삼는 데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애초에 상당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학교 측이 '마라톤대회'를 열어 1·2학년을 모아놓고 반일 구호를 외치도록 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여러 학생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했다. 1·2학년이 3학년생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전 학년이 참여하는 학수연이 결성됐다. 우리가 실명을 공개한 이유는 우리의 주장에 거짓이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에 대한 반발이 학생 다수 의견이라 할 수 있나.
"학생들로부터 정치 교사에 의한 피해 사례를 모으고 있는데, 사흘 만에 50여건이 접수될 정도로 호응이 크다. 1~3학년 전교생 500명 중 최소 150명 정도가 학수연과 뜻을 함께한다. 3학년생 중심으로 50여명이 교내에서 행동을 주도하고 있다. 나머지 100여명은 연대 의사를 전달해왔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이름을 걸고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현수막과 피켓 제작에 쓰라며 수천~수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수능이 3주밖에 남지 않았는데.
"학수연에 참여하고 있는 고3 학생들은 주말에는 논술 시험을 보러 다니고 있다. 많이 바쁘지만 1~2학년 후배들이 마라톤 대회 영상을 보내오며 '공론화에 도움을 달라'고 부탁했을 때 거절할 수 없었다. 우린 대입(大入)에 필요한 학생생활기록부 작성도 끝나 학교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공부도 해야 하지만,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이 어떻게 교육의 중립성을 깨트렸다는 것인가.
"예컨대 '법과 정치' 같은 사회 과목의 경우 현대사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수업은 보수 정부 실정(失政)만 부각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 앞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교사들이 막말도 서슴없이 했다. 어떤 교사는 'MB나 박근혜는 국격을 말할 자격이 없는 사기꾼' '노동의 유연성 말하는 사람들은 다 또라이 XX들'이라고 했다. '삼성한테 무조건 다 세금을 거두어야 모두가 잘사는 나라가 된다'는 발언도 있었다. 수업 도중 본인이 '문재인을 좋아한다'고 밝히며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고 물은 교사도 있었다."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의혹이 '가짜 뉴스'라는 교사 주장도 있었다고 했다.
"조국 장관이 사퇴하던 날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검찰이 조국 가족을 계속 불러내 사퇴시키려고 한 것'이라며 '만약에 네 아내를 계속 불러서 조사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으냐'고 물었다. '조국 가짜 뉴스를 믿으면 다 개·돼지'라고도 말했다. 한 여학생이 '그래도 인턴 같은 것은 조국 딸이 잘못한 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뉴스를 믿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
―교사의 의견에 반하면 '일베 회원'으로 매도했다던데.
"한 학생은 '다른 건 몰라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 하나는 잘한 것 같다'고 학습지에 썼다가 '일베' 소리를 들었다. 도서관 사서는 '보수 관련 책을 빌려보고 싶다'는 학생 요청에 '한국 보수는 멍청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단체행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교사들이 우리에게 정치적 사상을 주입하지 말아 달라는 거다. 우리는 아직 어떤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라서 진보가 될 수도, 보수가 될 수도 있다. '우는 나쁘고, 좌는 착하다'는 선입견을 불어넣으려 한 건 학생들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도가 심한 정치 교사들은 교단에서 물러나거나 적어도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된다. 국어 시간엔 국어 수업을, 과학 시간엔 과학 수업을 듣고 싶다."
―보수 단체의 응원을 받는다고 들었다.
"보수 유튜버, 태극기 부대부터 정당의 국회의원까지 응원이 쇄도하는 것은 사실이다. 관심은 감사하지만 우리 행동에 정치색은 입히지 말아줬으면 한다. 메시지에만 집중해달라. 우리가 공론화에 나선 이유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집회를 열고 떠들어봤자 교사들은 '어쩌라고'하는 식이다. 외부로부터의 압박이 있어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본지는 이번 논란에 대한 학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교장과 교사 등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학교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교사들이 학생을 상대로 거리낌 없이 정치적 발언을 하고, '조국(전 법무장관)을 까면(비판하면) 일베' 같은 이분법적 교육을 일삼는 데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애초에 상당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학교 측이 '마라톤대회'를 열어 1·2학년을 모아놓고 반일 구호를 외치도록 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여러 학생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했다. 1·2학년이 3학년생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전 학년이 참여하는 학수연이 결성됐다. 우리가 실명을 공개한 이유는 우리의 주장에 거짓이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에 대한 반발이 학생 다수 의견이라 할 수 있나.
"학생들로부터 정치 교사에 의한 피해 사례를 모으고 있는데, 사흘 만에 50여건이 접수될 정도로 호응이 크다. 1~3학년 전교생 500명 중 최소 150명 정도가 학수연과 뜻을 함께한다. 3학년생 중심으로 50여명이 교내에서 행동을 주도하고 있다. 나머지 100여명은 연대 의사를 전달해왔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이름을 걸고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현수막과 피켓 제작에 쓰라며 수천~수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수능이 3주밖에 남지 않았는데.
"학수연에 참여하고 있는 고3 학생들은 주말에는 논술 시험을 보러 다니고 있다. 많이 바쁘지만 1~2학년 후배들이 마라톤 대회 영상을 보내오며 '공론화에 도움을 달라'고 부탁했을 때 거절할 수 없었다. 우린 대입(大入)에 필요한 학생생활기록부 작성도 끝나 학교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공부도 해야 하지만,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이 어떻게 교육의 중립성을 깨트렸다는 것인가.
"예컨대 '법과 정치' 같은 사회 과목의 경우 현대사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는데, 수업은 보수 정부 실정(失政)만 부각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 앞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교사들이 막말도 서슴없이 했다. 어떤 교사는 'MB나 박근혜는 국격을 말할 자격이 없는 사기꾼' '노동의 유연성 말하는 사람들은 다 또라이 XX들'이라고 했다. '삼성한테 무조건 다 세금을 거두어야 모두가 잘사는 나라가 된다'는 발언도 있었다. 수업 도중 본인이 '문재인을 좋아한다'고 밝히며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고 물은 교사도 있었다."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의혹이 '가짜 뉴스'라는 교사 주장도 있었다고 했다.
"조국 장관이 사퇴하던 날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검찰이 조국 가족을 계속 불러내 사퇴시키려고 한 것'이라며 '만약에 네 아내를 계속 불러서 조사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으냐'고 물었다. '조국 가짜 뉴스를 믿으면 다 개·돼지'라고도 말했다. 한 여학생이 '그래도 인턴 같은 것은 조국 딸이 잘못한 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뉴스를 믿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
―교사의 의견에 반하면 '일베 회원'으로 매도했다던데.
"한 학생은 '다른 건 몰라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 하나는 잘한 것 같다'고 학습지에 썼다가 '일베' 소리를 들었다. 도서관 사서는 '보수 관련 책을 빌려보고 싶다'는 학생 요청에 '한국 보수는 멍청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단체행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교사들이 우리에게 정치적 사상을 주입하지 말아 달라는 거다. 우리는 아직 어떤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라서 진보가 될 수도, 보수가 될 수도 있다. '우는 나쁘고, 좌는 착하다'는 선입견을 불어넣으려 한 건 학생들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도가 심한 정치 교사들은 교단에서 물러나거나 적어도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된다. 국어 시간엔 국어 수업을, 과학 시간엔 과학 수업을 듣고 싶다."
―보수 단체의 응원을 받는다고 들었다.
"보수 유튜버, 태극기 부대부터 정당의 국회의원까지 응원이 쇄도하는 것은 사실이다. 관심은 감사하지만 우리 행동에 정치색은 입히지 말아줬으면 한다. 메시지에만 집중해달라. 우리가 공론화에 나선 이유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집회를 열고 떠들어봤자 교사들은 '어쩌라고'하는 식이다. 외부로부터의 압박이 있어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본지는 이번 논란에 대한 학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교장과 교사 등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학교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