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파업, 현대·기아차 압도적…
車산업포럼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강성노조 기득권 강화시켜"
[류정, 윤형준, "171일:2시간:0," 조선일보, 2019. 10. 31, A1쪽.] → 민노총
171일, 40일, 2시간, 0.
이 숫자들은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최근 10년간 파업 일수다. 가장 많은 171일간 파업을 벌인 곳은 현대·기아차, 40일은 GM, 2시간은 폴크스바겐, 0은 도요타였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2012~ 2018년 7년 연속 파업을 벌여 회사에 15조원의 생산 피해를 입혔다. 한국GM 노조는 같은 기간 103일 파업을 벌였다. 반면 도요타는 57년간 파업이 전무했다.
이는 30일 자동차산업협회가 주관한 '자동차 선진국과의 노사관계 비교평가' 포럼에서 공개된 자료와, 본지가 집계한 국내 완성차업체 파업 현황을 종합한 결과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는 "1년마다 임금협상과 파업을 반복하는 나라는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는 한국의 기득권 노조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현 정부의 노동 정책이 강성 노조의 기득권만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훼손시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노동유연성 제고 등 노동 개혁 과제에는 접근도 못 한 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이상적 과제에만 매달려 고용을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독일(폴크스바겐) 같은 제조업 강국은 파업 요건이 조합원 75% 찬성 등으로 강화돼 있는데도 한국은 전체 노동자 중 10%도 안 되는 강성 노조가
조합원 최소 과반의 찬성만 얻으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런 고용 환경에서 정상적인 경쟁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주 52시간제 등 최근 정부의 정책들은 대기업·공기업·공무원 노조의 기득권과 목소리를 더 강화해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한국에만 있는 노동 적폐들을 없애지 않으면 경제 성장은 요원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