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한·미 동맹의 향배가 결정될 운명적 한 해가 될 것 같다.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파기할 듯 기세등등했으나 막판에 미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당분간 방위비 협상이 동맹의 최대 현안이 될 것이나 지소미아 파기가 다시 대두될 가능성도 늘 열려 있다.
최근 미국은 우리에게 '미국 편에 설 건가 말 건가? 안보 분담과 비용 분담 중 뭘 택할 건가?'라는 단답형의 돌직구를 던지고 있다. 지소미아는 북핵 위협에 한·미·일이 공동 대응한다는 군사적 차원을 넘어 미국 주도의 자유세계 편에 남을지를 결정하는 시험대다.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은 안보 분담, 방위비 인상은 비용 분담에 해당한다. 통상 안보 분담과 비용 분담은 반(反)비례 관계다. 안보 분담이 늘면 비용은 줄고 안보 분담이 줄면 비용은 커지기 마련이다.
6·25전쟁 동안 흘린 피의 대가로 탄생한 한·미 동맹의 본질은 안보 분담이다.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는 대신 유라시아 대륙 귀퉁이에서 자유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월남과 이라크 파병을 포함해 자유세계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도 동참해왔다. 미·중 신(新)냉전으로 한·미 동맹 중요성은 더 커졌으나 문재인과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2017년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재인 정부는 동맹의 신뢰에 큰 상처를 주는 결정타 두 방을 날렸다. 중국에는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와 통합, 한·미·일 동맹을 안 한다'는 3불(不)을 약속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요청은 외면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더 나빠졌다. 문재인 정부는 성주 사드 기지의 정상 운용을 지연시키고, 초보적인 미사일 방어와 한·미·일 안보 협력마저 후퇴시키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선 여전히 못 들은 체 딴청을 피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안보 분담이 아닌 비용 문제로 접근하는 최초 미국 대통령이다. 한마디로 한국은 안보 분담을 거부하고 미국은 비용 분담을 우선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방위비 협상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의 뇌관이 될 수 있다. 한·미 동맹이 깨지면 미국은 불편하지만 우리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다. 미국보다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우선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는 양국이 외부 침략을 받으면 서로 도와준다는, 이른바 안보 분담을 말한다. 외부 침략을 받을 가능성이 없는 미국보다 한국이 일방적 수혜를 입는 구조다. '이익의 불균형'은 언젠간 '균형'으로 회귀하는 게 세상 이치다. 우리의 3불 선언, 지소미아 파기 시도, 인도·태평양 전략 불참은 '이익의 불균형'을 해소하기는커녕 확대하겠다는 소리다. 미국이 순순히 이런 손해를 받아들일 리 없다. 북핵과 중국 팽창이라는 공동의 위협에 우리의 적절한 분담이 있어야 동맹이 유지된다. 이런 안보 분담 현안이 먼저 정리돼야 방위비 협상도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다.
방위비 분담은 먼저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협상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 주둔군 지위 협정(SOFA) 5조에 따르면 우리가 부담하는 방위비는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인건비, 군수지원비, 시설 건설과 유지비에 국한된다. 미군 유지 비용은 전부 미국이 부담한다. 따라서 협정을 개정해 우리가 분담할 방위비 범위와 항목, 분담 원칙을 새로 정해야 한다. 또한 방위비 규모도 총액이 아닌 일본처럼 항목별 비용을 기준으로 바꾸고, 과거처럼 5년 단위로 적용해야 한다. 정확한 항목별 비용도 산출하지 않고 매년 총액만 가지고 씨름하다간 상호 불신만 키우고 치킨 게임으로 동맹이 파탄 날 위험에 상시 노출된다.
합리적이고 우리 안보에 도움 되는 분야의 방위비 인상은 능동적으로 수용하되, 그동안 우리가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인 '평택 기지' 건설 비용을 방위비와 별도로 집행하는 등 타 동맹국과 비교해 적지 않은 부담을 해 온 것도 알려야 한다. 방위비 인상보다 미국산 무기 수입을 확대하는 게 상호 이익이 되고, 급격한 방위비 인상 요구가 결국 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장기적으로 양국 모두에 손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안보 분담에 대한 갈등이 첨예한 상태에서 급격한 방위비 인상을 놓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한·미 동맹은 갑작스러운 종말을 맞을 수 있다.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양국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선거를 좌우할 국내 여론이다. 그래서 양국 국민에게 동맹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
최근 미국은 우리에게 '미국 편에 설 건가 말 건가? 안보 분담과 비용 분담 중 뭘 택할 건가?'라는 단답형의 돌직구를 던지고 있다. 지소미아는 북핵 위협에 한·미·일이 공동 대응한다는 군사적 차원을 넘어 미국 주도의 자유세계 편에 남을지를 결정하는 시험대다.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은 안보 분담, 방위비 인상은 비용 분담에 해당한다. 통상 안보 분담과 비용 분담은 반(反)비례 관계다. 안보 분담이 늘면 비용은 줄고 안보 분담이 줄면 비용은 커지기 마련이다.
6·25전쟁 동안 흘린 피의 대가로 탄생한 한·미 동맹의 본질은 안보 분담이다.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는 대신 유라시아 대륙 귀퉁이에서 자유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월남과 이라크 파병을 포함해 자유세계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도 동참해왔다. 미·중 신(新)냉전으로 한·미 동맹 중요성은 더 커졌으나 문재인과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2017년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재인 정부는 동맹의 신뢰에 큰 상처를 주는 결정타 두 방을 날렸다. 중국에는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와 통합, 한·미·일 동맹을 안 한다'는 3불(不)을 약속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요청은 외면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더 나빠졌다. 문재인 정부는 성주 사드 기지의 정상 운용을 지연시키고, 초보적인 미사일 방어와 한·미·일 안보 협력마저 후퇴시키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선 여전히 못 들은 체 딴청을 피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안보 분담이 아닌 비용 문제로 접근하는 최초 미국 대통령이다. 한마디로 한국은 안보 분담을 거부하고 미국은 비용 분담을 우선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방위비 협상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의 뇌관이 될 수 있다. 한·미 동맹이 깨지면 미국은 불편하지만 우리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다. 미국보다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우선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는 양국이 외부 침략을 받으면 서로 도와준다는, 이른바 안보 분담을 말한다. 외부 침략을 받을 가능성이 없는 미국보다 한국이 일방적 수혜를 입는 구조다. '이익의 불균형'은 언젠간 '균형'으로 회귀하는 게 세상 이치다. 우리의 3불 선언, 지소미아 파기 시도, 인도·태평양 전략 불참은 '이익의 불균형'을 해소하기는커녕 확대하겠다는 소리다. 미국이 순순히 이런 손해를 받아들일 리 없다. 북핵과 중국 팽창이라는 공동의 위협에 우리의 적절한 분담이 있어야 동맹이 유지된다. 이런 안보 분담 현안이 먼저 정리돼야 방위비 협상도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다.
방위비 분담은 먼저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협상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 주둔군 지위 협정(SOFA) 5조에 따르면 우리가 부담하는 방위비는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인건비, 군수지원비, 시설 건설과 유지비에 국한된다. 미군 유지 비용은 전부 미국이 부담한다. 따라서 협정을 개정해 우리가 분담할 방위비 범위와 항목, 분담 원칙을 새로 정해야 한다. 또한 방위비 규모도 총액이 아닌 일본처럼 항목별 비용을 기준으로 바꾸고, 과거처럼 5년 단위로 적용해야 한다. 정확한 항목별 비용도 산출하지 않고 매년 총액만 가지고 씨름하다간 상호 불신만 키우고 치킨 게임으로 동맹이 파탄 날 위험에 상시 노출된다.
합리적이고 우리 안보에 도움 되는 분야의 방위비 인상은 능동적으로 수용하되, 그동안 우리가 세계 최대 해외 미군기지인 '평택 기지' 건설 비용을 방위비와 별도로 집행하는 등 타 동맹국과 비교해 적지 않은 부담을 해 온 것도 알려야 한다. 방위비 인상보다 미국산 무기 수입을 확대하는 게 상호 이익이 되고, 급격한 방위비 인상 요구가 결국 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장기적으로 양국 모두에 손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안보 분담에 대한 갈등이 첨예한 상태에서 급격한 방위비 인상을 놓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한·미 동맹은 갑작스러운 종말을 맞을 수 있다.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양국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선거를 좌우할 국내 여론이다. 그래서 양국 국민에게 동맹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