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아무 선택권 없이 학교가 정해주는 교과서 한 권으로 공부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한국사 교육의 다양성입니까?"
정부 검정을 통과해 내년 3월부터 고교 교실에서 사용될 한국사 교과서 8종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나 경제 발전을 이룬 산업화 과정 등은 축소하고, 민주화 과정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본지 보도가 나가자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교장은 "내년에 아이들이 배울 교과서 8종이 하나같이 '대한민국은 부끄러운 나라'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가 분석한 교과서 8종에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과거가 주를 이뤘다. 광복 이후 미군정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남한을 접수하고, 이승만 대통령은 '정읍 발언'(남한 단독정부라도 먼저 수립하자는 주장)으로 분단의 원인을 우리가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소련군은 북한 자치 세력을 인정하면서 간접 통치했다고 서술한다. '북한은 자주적이고 우리는 굴종적이다'라는 굴욕감을 준다. 또 6·25전쟁 이후 남한은 미국에 의존해 겨우 전후 복구에 성공하지만, 북한은 국가가 주도하는 강력한 사회주의 경제 운동으로 전후 복구에 나섰다고 서술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는 경제 발전상도 마찬가지다. 눈부신 경제 발전은 노동자 탄압과 국민의 희생으로 일궈낸 것이고, 그로 인한 정경 유착과 부정부패, 양극화 문제를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다. 4·19혁명이나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 우리 민주화 역사의 주요 사건 또한 지나치게 자극적인 사진을 싣고 있다.
이렇게 우리 지난 50여년 역사에 혹독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3대 세습과 주민 탄압, 경제 파탄 등으로 더 큰 실책을 저지른 북한에는 더욱 엄격한 평가를 내리고 지적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북한 정권이 국제적 고립 속에서도 '자립 경제'와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추진해 왔으며, 특히 김정은 정권은 '강성 국가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선 '그에 따른 국제적인 경제 제재를 받았다' 정도만 기술할 뿐, 그로 인한 한반도 평화 위협과 긴장 악화 같은 어려움은 제대로 쓰지 않았다.
우리 민족사의 빛나는 장면과 자랑스러움을 가르치고, 시행착오와 잘못을 돌이켜보게 할 교과서를 찾을 수 없다. 삼국 시대와 통일신라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를 대폭 축소해서 아이들이 제대로 접하기 어렵게 됐다. 현대사 부분은 국민을 탄압하는 정부, 노동자를 괴롭히는 악덕 기업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런 교과서로 역사를 배우고 자랄 학생들이 바라볼 우리 사회는 분노와 증오, 피해 의식, 수치심이 가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 검정을 통과해 내년 3월부터 고교 교실에서 사용될 한국사 교과서 8종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나 경제 발전을 이룬 산업화 과정 등은 축소하고, 민주화 과정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는 본지 보도가 나가자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교장은 "내년에 아이들이 배울 교과서 8종이 하나같이 '대한민국은 부끄러운 나라'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가 분석한 교과서 8종에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과거가 주를 이뤘다. 광복 이후 미군정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남한을 접수하고, 이승만 대통령은 '정읍 발언'(남한 단독정부라도 먼저 수립하자는 주장)으로 분단의 원인을 우리가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소련군은 북한 자치 세력을 인정하면서 간접 통치했다고 서술한다. '북한은 자주적이고 우리는 굴종적이다'라는 굴욕감을 준다. 또 6·25전쟁 이후 남한은 미국에 의존해 겨우 전후 복구에 성공하지만, 북한은 국가가 주도하는 강력한 사회주의 경제 운동으로 전후 복구에 나섰다고 서술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는 경제 발전상도 마찬가지다. 눈부신 경제 발전은 노동자 탄압과 국민의 희생으로 일궈낸 것이고, 그로 인한 정경 유착과 부정부패, 양극화 문제를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다. 4·19혁명이나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 우리 민주화 역사의 주요 사건 또한 지나치게 자극적인 사진을 싣고 있다.
이렇게 우리 지난 50여년 역사에 혹독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3대 세습과 주민 탄압, 경제 파탄 등으로 더 큰 실책을 저지른 북한에는 더욱 엄격한 평가를 내리고 지적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북한 정권이 국제적 고립 속에서도 '자립 경제'와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추진해 왔으며, 특히 김정은 정권은 '강성 국가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선 '그에 따른 국제적인 경제 제재를 받았다' 정도만 기술할 뿐, 그로 인한 한반도 평화 위협과 긴장 악화 같은 어려움은 제대로 쓰지 않았다.
우리 민족사의 빛나는 장면과 자랑스러움을 가르치고, 시행착오와 잘못을 돌이켜보게 할 교과서를 찾을 수 없다. 삼국 시대와 통일신라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를 대폭 축소해서 아이들이 제대로 접하기 어렵게 됐다. 현대사 부분은 국민을 탄압하는 정부, 노동자를 괴롭히는 악덕 기업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런 교과서로 역사를 배우고 자랄 학생들이 바라볼 우리 사회는 분노와 증오, 피해 의식, 수치심이 가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