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1·8 검찰 대학살' 인사와 검찰 직접 수사 조직을 축소하는 직제 개편,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잇단 검찰 힘빼기 조처에 대해 검찰 중간 간부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잇따라 사표를 던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다수가 이들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하며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했던 김웅(49·사법연수원 29기) 법무연수원 교수는 이날 사의를 표명하며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수사권 조정 법안은)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며 "국민에게는 검찰 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 공화국"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CCTV로 감시·억압하는 중국식 경찰국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했던 김웅(49·사법연수원 29기) 법무연수원 교수는 이날 사의를 표명하며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수사권 조정 법안은)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며 "국민에게는 검찰 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 공화국"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CCTV로 감시·억압하는 중국식 경찰국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수사권 조정을 1839년 아프리카인들이 반란을 일으켜 접수한 아미스타드 노예 무역선으로 비유했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범선을 운항할 줄 몰라 백인에게 키를 맡겼는데, 키를 잡은 선원들은 노예제가 있는 미국으로 아미스타드를 몰고 갔다는 것이다. 현 정부가 '검찰 개혁'을 내세우고는 결국엔 노예제(경찰 통제 국가)로 몰고 갈 것이란 주장이었다.
김 교수는 정부·여당의 수사권 조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다 지난해 7월 수사 실무를 맡지 않는 연구직으로 좌천됐다. 그는 형사부 검사 시절 다룬 사건 이야기를 담은 '검사내전'을 썼고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날 올린 글에서 "(수사권 조정은) 정보경찰의 권력 확대 야욕과 선거에서 경찰의 충성을 맞거래했기 때문 아니냐,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 아니냐"며 "그래서 '검찰 개혁'을 외치고 '총선 압승'으로 건배사를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법을 통과시킨 뒤 가진 축하 파티에서 "검찰 개혁"과 "총선 압승" 건배사를 외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웅 법무연수원 교수가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운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비판한 글에는 많은 검사가 호응했다. 김 교수가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며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고 올린 글에는 "동감한다" "부당한 명엔 거역하겠다"는 검사들의 지지 댓글이 460여개나 달렸다. 검찰 내부망인 만큼 댓글은 모두 실명으로 달린다. 전체 검사 2150여명의 최소 20%가 공개적으로 댓글을 달았다는 것은, 검찰 내부가 그만큼 동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댓글 중 상당수는 김 교수의 사의 표명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내용이었지만, 정부가 '검찰 개혁'이란 명목하에 진행하는 조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비애가 가슴에 맺힌다"거나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과 직결되는 형사절차 제도가 형사 사건 당사자 입장에서 숙고되지 않은 채 가위질 되고 패스트트랙으로 통과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생각했다"는 검사도 있었다. 김 교수처럼 아예 노골적으로 검찰 개혁을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규정한 검사도 있었다. 이 검사는 "사기극의 피해자는 역시 국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교수가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김 교수는 정부, 여당이 밀실에서 만든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이대로는 안 된다. 경찰 권한 분산도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청와대 핵심부에 찍혀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을 당했다"며 "여당·정부가 법안 통과를 일방적으로 강행하자 사퇴를 결심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조국 일가 수사에서 파생된 '상상인그룹 수사'를 이끌던 김종오(51·30기)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검사도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작년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를 배임수재, 횡령 등 혐의로 구속시킨 인물이다. 김 부장이 이끌던 조세범죄수사부는 '수사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생겼지만, 이번 직접 수사 부서를 대거 없애는 법무부의 검찰 직제 개편안으로 폐지됐다. 그는 "검찰을 응원하며 살겠다"고만 했다.
이날 '이프로스'에는 정유미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현 정부 입장을 지지해 온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의 처신을 비판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 글에 찬성하는 후배 검사들 댓글이 120여개 달렸다. 검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던 후배들이 업무보다는 소셜미디어 등으로 현 정부 옹호에 치중하는 모습에 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이라며 "정권의 무도한 '검찰 죽이기'란 반감을 반영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 8일 검찰 고위 간부 1차 '대학살'에 이어 차·부장급 2차 '보복 인사'가 이뤄질 경우, 검찰의 집단적 반발이 표출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미 전날인 13일 정희도 대검찰청 감찰2과장이 내부망 '이프로스'에 "1월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는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는 생각"이라며 반발하는 글을 올렸다. 부·차장급 인사는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직제 개편안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시작했다. 법무부는 전날 "일선 검찰청을 포함한 대검 의견을 듣고 직제 개편을 본격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대검 의견을 받기 전에 실무 논의를 진행한 것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에 이어 법무부가 대놓고 검찰을 '패싱'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김웅 교수가 정부의 검찰 개혁 및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비판한 글을 올리며 사의를 표명한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무연수원을 찾아 부장검사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강연은 미리 예정돼 있던 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강의가 끝난 뒤 배웅을 나온 김 교수에게 "그간 고생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가 '이프로스'에 올린 글 내용을 알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가 사의를 표명한 사실은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현 정권 관련 수사들을 지휘했다가 법무연수원장으로 옮긴 배성범(58·23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도 만났다.
김 교수는 정부·여당의 수사권 조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다 지난해 7월 수사 실무를 맡지 않는 연구직으로 좌천됐다. 그는 형사부 검사 시절 다룬 사건 이야기를 담은 '검사내전'을 썼고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날 올린 글에서 "(수사권 조정은) 정보경찰의 권력 확대 야욕과 선거에서 경찰의 충성을 맞거래했기 때문 아니냐,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 아니냐"며 "그래서 '검찰 개혁'을 외치고 '총선 압승'으로 건배사를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검경 수사권 조정법을 통과시킨 뒤 가진 축하 파티에서 "검찰 개혁"과 "총선 압승" 건배사를 외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웅 법무연수원 교수가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운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비판한 글에는 많은 검사가 호응했다. 김 교수가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며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고 올린 글에는 "동감한다" "부당한 명엔 거역하겠다"는 검사들의 지지 댓글이 460여개나 달렸다. 검찰 내부망인 만큼 댓글은 모두 실명으로 달린다. 전체 검사 2150여명의 최소 20%가 공개적으로 댓글을 달았다는 것은, 검찰 내부가 그만큼 동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댓글 중 상당수는 김 교수의 사의 표명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내용이었지만, 정부가 '검찰 개혁'이란 명목하에 진행하는 조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비애가 가슴에 맺힌다"거나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과 직결되는 형사절차 제도가 형사 사건 당사자 입장에서 숙고되지 않은 채 가위질 되고 패스트트랙으로 통과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생각했다"는 검사도 있었다. 김 교수처럼 아예 노골적으로 검찰 개혁을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규정한 검사도 있었다. 이 검사는 "사기극의 피해자는 역시 국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교수가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김 교수는 정부, 여당이 밀실에서 만든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이대로는 안 된다. 경찰 권한 분산도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청와대 핵심부에 찍혀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을 당했다"며 "여당·정부가 법안 통과를 일방적으로 강행하자 사퇴를 결심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조국 일가 수사에서 파생된 '상상인그룹 수사'를 이끌던 김종오(51·30기)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검사도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작년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를 배임수재, 횡령 등 혐의로 구속시킨 인물이다. 김 부장이 이끌던 조세범죄수사부는 '수사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생겼지만, 이번 직접 수사 부서를 대거 없애는 법무부의 검찰 직제 개편안으로 폐지됐다. 그는 "검찰을 응원하며 살겠다"고만 했다.
이날 '이프로스'에는 정유미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현 정부 입장을 지지해 온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의 처신을 비판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 글에 찬성하는 후배 검사들 댓글이 120여개 달렸다. 검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던 후배들이 업무보다는 소셜미디어 등으로 현 정부 옹호에 치중하는 모습에 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이라며 "정권의 무도한 '검찰 죽이기'란 반감을 반영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 8일 검찰 고위 간부 1차 '대학살'에 이어 차·부장급 2차 '보복 인사'가 이뤄질 경우, 검찰의 집단적 반발이 표출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미 전날인 13일 정희도 대검찰청 감찰2과장이 내부망 '이프로스'에 "1월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는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는 생각"이라며 반발하는 글을 올렸다. 부·차장급 인사는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직제 개편안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시작했다. 법무부는 전날 "일선 검찰청을 포함한 대검 의견을 듣고 직제 개편을 본격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대검 의견을 받기 전에 실무 논의를 진행한 것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에 이어 법무부가 대놓고 검찰을 '패싱'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김웅 교수가 정부의 검찰 개혁 및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비판한 글을 올리며 사의를 표명한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무연수원을 찾아 부장검사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강연은 미리 예정돼 있던 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강의가 끝난 뒤 배웅을 나온 김 교수에게 "그간 고생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가 '이프로스'에 올린 글 내용을 알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가 사의를 표명한 사실은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현 정권 관련 수사들을 지휘했다가 법무연수원장으로 옮긴 배성범(58·23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