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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노동당 지령 따라 움직인 南 민노당

2012.05.30 14:25

관리자 조회 수:879 추천:93

[사설: “北 노동당 지령 따라 움직인 南 민노당,” 동아일보, 2012. 5. 19.]

1980, 90년대 주체사상파 운동권 출신이 대거 참여한 민주노동당이 북한 노동당의 지령에 따라 움직인 정황이 드러났다. 2004년부터 민노당 당권을 장악한 민족해방(NL)계 주사파는 조승수 심상정 노회찬 씨 등 민중민주주의(PD)계가 2008년 3월 NL계의 종북주의를 문제 삼아 탈당하자 거칠 것이 없었다. 민노당은 지난해 12월 국민참여당 및 진보신당 탈당파를 끌어들여 통합진보당을 만들었고 종북세력은 통진당 당권파로 변신했다.

대남공작기구인 북한 노동당 225국의 전신인 대외연락부는 2005년 12월 민노당 중앙위원과 사무부총장이 연루된 간첩단 일심회에 보낸 지령에서 대표와 사무총장, 정책위원장 후보를 지명하고 최고위원회 구성까지 지시했다. 2006년 1월 실시된 민노당 선거 결과는 거의 북의 지령대로였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일반 당원들은 잘 몰랐을 수도 있지만 민노당은 ‘북한 노동당의 남한 지역당’이었다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북한은 2000년 1월 민노당 창당 직후 남한 내 종북세력에 “민노당을 중심으로 투쟁을 전개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지난해 8월 적발된 왕재산 간첩단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북한 노동당 225국은 왕재산 총책인 간첩 김덕용에게 지난해 3월 보낸 지령문에서 민노당에 “연립정부 구성이 아닌 국회 의석을 양보 받아내는 것, 정책적 담보를 받아내는 것 등 연대 방안들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민노당은 통진당 창당을 주도해 지난 총선 때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를 맺고 후보 단일화를 통해 지역구에서 7명을 당선시켰다. 야권연대 협상 파트너였던 민주당 한명숙 전 대표는 이런 통진당의 실체를 알고서도 연대를 강행했는지 밝혀야 한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야권연대의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지만 조만간 의원총회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어느 모로 보나 종북 통진당과 확실히 단절할 필요가 있다. 요즘 통진당의 행태를 보면 야권연대가 선거전략 면에서도 민주당에 유리할 것 같지 않다.

김대중 노무현 좌파 정권은 물론이고 이명박 정권에서도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종북 세력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지난해 8월 취임사에서 “북한을 추종하고 이롭게 하는 집단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면서 종북 세력 척결을 공언했으나 이 약속을 지켰다고 볼 수 없다. 검찰과 경찰은 종북 세력과의 정면 대결을 통해 국가체제를 수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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