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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철 "심각한 위법임을 알았지만 백원우의 요구라 거절하지 못했다"

靑선거개입 공소장에 진술 반영, 기소 13인 중 유일하게 불법성 인정
백원우는 박형철에 책임 떠넘겨 "그가 괜찮다고 해 위법 아닌줄 알아"


[김정환, 이정구, "박형철 '심각한 위법임을 알았지만 백원우의 요구라 거절하지 못했다'," 조선일보, 2020. 2. 10, A10쪽.]      → 좌파독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관련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진술


'범죄첩보서의 생산 및 경찰 하달은 대통령비서실 어느 부서의 권한이나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심각한 위법임을 인식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제공한 첩보라고 판단했지만 2선 의원 출신으로 청와대 내에서 입지가 굳은 백원우의 요구라 거절하지 못했다.'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기소한 13명의 공소장에는 이 같은 대목이 나온다. 모두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관련 내용이다. 박 전 비서관은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인물 중 유일하게 청와대의 불법성을 인정한 인물이다. 공소장에 언급된 박 전 비서관의 이 '자백'이 재판에서 '청와대의 조직적 선거 개입'을 입증할 핵심 증거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 전 비서관은 2017년 10월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으로부터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 관련 각종 범죄 첩보를 전달받았다. 당시 그는 첩보 생산 과정도 위법하고, 이를 경찰에 하달하는 것도 심각한 위법 행위라는 것을 인지했다.

그러나 박 전 비서관은 2선(選) 의원 출신이자 청와대에서 입지가 탄탄한 백 전 비서관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첩보 내용을 검증하지 않은 채 경찰청에 하달했다. 박 전 비서관은 또 백 전 비서관의 요구에 따라 2018년 3월 중순 울산지검에 전화해 '경찰이 신청한 압수영장을 기각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와 같은 공소장 내용은 모두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이 반영된 것이다.

대검 공안2과장 출신의 박 전 비서관은 검찰의 손꼽히는 '선거법 전문가'였다. 이번에 그가 한 진술은 문재인 청와대에 '치명적'일 뿐 아니라 본인도 기소를 피할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박 전 비서관이 그런 진술을 한 배경으로는 과거 그가 윤석열 검찰총장과 '국정원 댓글 사건'을 진행했던 이력이 거론된다.

박 전 비서관은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에서 수사팀장인 윤 총장 밑에서 부팀장으로 일했다.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선거법 위반으로는 처리하지 말라'는 검찰 상층부의 압력에 대해 수사팀 내부에서 '선거법 위반 기소가 원칙'이라고 주장했던 이가 바로 박 전 비서관이었다. 그해 10월 국감에서 윤 총장이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고, 이듬해 두 사람은 모두 지방 고검으로 좌천됐다.

두 사람이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는 건 검찰 내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윤 총장은 2002년 검사 옷을 벗고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로 일했다가 2003년 검찰에 다시 복귀해 광주지검으로 갔다. 그때 광주지검에 근무하던 박 전 비서관과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아내끼리도 잘 아는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박 전 비서관은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으로,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같은 길을 가는 듯했던 두 사람은 그러나 작년 여름 이후 '조국 사건'과 '울산 사건'으로 갈라졌고, 박 전 비서관은 사석에서 '형님'이라 부르던 윤 총장의 기소 결정으로 재판정에 서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법대로 처리하자고 주장했던 박 전 비서관이 더 심각한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것은 아이러니"라며 "윤 총장도 몹시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했다.

백원우 전 비서관은 '울산 사건'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선거법 전문가인 박 전 비서관이 '괜찮다'고 해서 위법하지 않은 줄 알았다"며 박 전 비서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에서는 백 전 비서관뿐만 아니라 조국 전 법무장관도 '당시 회의를 열어 결정했고 박 전 비서관도 반대하지 않 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박 전 비서관을 끌고 들어가는 전략을 취했다고 한다. 백 전 비서관은 검찰이 박 전 비서관의 진술을 근거로 질문할 때마다 흥분하며 "박 전 비서관과 대질 조사를 해달라"고 수차례 검찰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인사는 "박형철을 물고 들어가면 윤 총장이 박 전 비서관과의 인연 때문에 난처해질 것이라고 본 것 같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01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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