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흔, 구본우, "세상이 광우병 괴담에 휩쓸릴 때… '팩트의 방파제'를 쌓았다," 조선일보, 2020. 3. 3, A10쪽.] → 대한민국 수호
"날마다 길거리에서 잠입 취재하는 심정이었다. 취재를 하면 시위대가 몰려와 신분증을 요구했다. 거부하면 '프락치'로 취급받았다. 조선일보 기자라고 밝히면 욕설과 폭력에 시달렸다."
2008년 봄 광우병 사태를 취재한 조선일보 기자들은 괴담(怪談)이 촉발한 비(非)이성적 광기가 한 사회를 어느 정도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지 목격했다. 당시 1~2년 차였던 본지 현장 취재 기자들은 지금도 당시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김진명 기자는 "시위대가 신분증을 요구하며 취재를 봉쇄한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들 입맛에 맞는 기사만 나가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했다.
2008년 봄 광우병 사태를 취재한 조선일보 기자들은 괴담(怪談)이 촉발한 비(非)이성적 광기가 한 사회를 어느 정도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지 목격했다. 당시 1~2년 차였던 본지 현장 취재 기자들은 지금도 당시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김진명 기자는 "시위대가 신분증을 요구하며 취재를 봉쇄한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들 입맛에 맞는 기사만 나가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했다.
시위대는 괴담에 동조하지 않는 조선일보에 노골적 적의(敵意)를 드러냈다. 첫날 청계천에서 집회가 열리던 날부터 80번째 열린 집회까지 취재했던 김경화 기자는 "동료 기자들이 수시로 시위대에게 맞거나 수첩을 빼앗기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조백건 기자는 "조선일보 기자 때리면 10만원 주겠다"는 고함도 들었다. 김성모 기자는 "시위대의 기세가 너무 등등해 사람 많은 곳에서 취재 수첩을 꺼낼 엄두도 못 냈다"고 했다.
사진기자들은 신분이 노출된 상태에서 카메라에 진실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주완중 사진부 기자는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취재 도중 '조선일보' 로고가 붙은 카메라와 렌즈를 탈취당했다. 주 기자는 "알 수 없는 누군가 배를 주먹으로 때렸고, 장비와 메모리 칩을 빼앗아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에 있던 동료 기자 도움으로 현장을 빠져나왔다. 취재 기자들의 머리를 때리는 일은 수시로 벌어졌다.
6월 25일 밤 당시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장이던 이광회 기자(현 AD 본부장)는 서울 신문로에서 시위대가 경찰 차량을 탈취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사실을 기사로 만들어 휴대전화로 신문사에 전했다. 통화 내용을 엿들은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프락치"라며 1시간 동안 이 기자를 둘러싸고 위협했다. 기자 신분을 밝힌 뒤에도 10여 명이 뒤를 따라오며 양복을 잡아채고 주먹질을 했다.
사진기자들은 신분이 노출된 상태에서 카메라에 진실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주완중 사진부 기자는 종로 영풍문고 앞에서 취재 도중 '조선일보' 로고가 붙은 카메라와 렌즈를 탈취당했다. 주 기자는 "알 수 없는 누군가 배를 주먹으로 때렸고, 장비와 메모리 칩을 빼앗아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에 있던 동료 기자 도움으로 현장을 빠져나왔다. 취재 기자들의 머리를 때리는 일은 수시로 벌어졌다.
6월 25일 밤 당시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장이던 이광회 기자(현 AD 본부장)는 서울 신문로에서 시위대가 경찰 차량을 탈취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사실을 기사로 만들어 휴대전화로 신문사에 전했다. 통화 내용을 엿들은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프락치"라며 1시간 동안 이 기자를 둘러싸고 위협했다. 기자 신분을 밝힌 뒤에도 10여 명이 뒤를 따라오며 양복을 잡아채고 주먹질을 했다.
다음 날 새벽, 촛불을 든 시위대 50여 명이 조선일보 사옥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날 시위대는 '조선일보 쓰레기'라고 외치며, 사옥 현관 입구에 컵라면 용기와 비닐봉지 등 쓰레기를 쌓았다. 까나리 액젓과 컵라면 국물을 신문사 사옥 입구에 뿌려댔다. 100명 넘게 시위대가 모여들자 누군가 준비한 쇠망치와 사다리를 들고 건물 벽에 올라가 현관 위 조선일보 제호를 뜯어내 바닥에 던졌다. 일부 시위대는 이를 말리던 본지 경비원들을 밀치고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찼다. 이광회 기자는 "근무 인력이 적은 토요일에는 시위대 난입에 당하지 않도록 조명을 끄고 노트북 불빛만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에 대한 괴담 세력의 공격은 조선일보에 광고를 실은 기업으로 향했다. 집단으로 전화해 광고 중단 압력을 가하다가 실패하자 기업 명단을 공개하고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과학과 논리의 힘으로 맞섰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당시 논설위원으로 사설과 칼럼을 통해 과학적 사실과 합리성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은 '대중의 믿음과 다른 기사를 쓰려니'(2008년 6월 18일 자) 칼럼에서 "미국 사람 중에 미국 땅에서 미국 쇠고기 먹고 인간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만 미국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리는 것으로 돼 버렸다"며 "국민 대다수가 믿고 있는 것이 사실과 다를 때 기자는 어려워진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썼다. 5월 이후 세 번째 '광우병 괴담'을 비판한 칼럼이었다. 양 주필은 "대중이 거짓에 휩쓸릴 때 언론이 앞서 말하고, 정치인이 앞서서 '이건 아니다'라고 해야 되는데 우리 사회에선 이를 막아줄 '방파제' 역할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면서 "오로지 '우리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만이 기준인 세상에서 언론의 마지막 보루인 양심을 지켜야 했다. 명색이 기자라면 여기에 맞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에 돌을 던지던 세력이 떠들던 광우병 괴담은 하나도 실현되지 않았다. 2019년 12월 기준, 국내에 수입되는 쇠고기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미 50%를 넘겼다. 수입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4만7554t으로 전년(前年)보다 1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도 없다.
[천안함·사드 괴담 땐, 생존자·전문가 취재해 반박]
2010년 3월 26일 밤 천안함이 침몰했다. 장병 46명이 목숨을 잃었고 구조 작업을 하던 군인이 순직했다. "천안함은 스스로 좌초했다" "미군 군함과 충돌해 가라앉았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한국 사회에 난무했다. 참여연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 등이 주도했다.
조선일보는 전문가와 생존자, 유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2010년 4월 2일 자 "'꽝' 폭발음 함께 몸 붕 떠 전쟁 터진 줄 알았다"는 기사는 좌초 괴담에 대한 실증적 반박이었다. 최원일 천안함 함장은 "'쾅' 하는 충돌음과 함께 배가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었다"며 최초 폭발음이 들렸다고 했다. 천안함 괴담에 대한 반격은 5월 14일 자 '화약 성분 나왔는데도 "美 군함과 충돌" 주장', 6월 15일 자 '확실한 물증과 과학적 해명은 외면… 괴담 모아놓은 의혹 종합세트 수준' 기사로 이어졌다.
2011년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협정이 체결되면 수도료가 폭등해 빗물을 받아 써야 한다' '건강보험 제도가 없어져 맹장수술비가 900만원에 이를 것이다' '볼리비아는 미국과 FTA를 통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같은 괴담이 쏟아졌다. 조선일보는 11월 4일 자 '맹장수술비 900만원, 물값 폭등?… 황당한 FTA 괴담' 기사 등을 통해 가짜 뉴스를 분석했다. 우선 의료 분야는 협정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비가 오를 일이 없었고, 수도 등 공공 분야 역시 개방 대상이 아니었다. 볼리비아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사실 자체가 없었다.
'전자파 논란'이 거셌던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국면에서도 조선일보는 국민의 이성적 판단에 근거가 될 수 있는 사실을 끊임없이 제시했다. 사드가 들어서면 '전자파 때문에 주민들이 암에 걸리고 인근 농산물이 씨가 마를 것'이라는 괴담이 돌았다. 반대 집회에선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다"는 노래까지 나왔다. 조선일보는 2016년 2월 16일 자 ' 사드 레이더, 지표 5도 위로 쏴… 100m 밖 사람은 무해(無害)' 기사를 통해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을 둘러싼 논란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자파는 지면에서 5도 각도 상공 직진으로 발사되기 때문에 지표면에는 아예 닿지 않아 안전하다" "레이더가 반사돼 지표에 도달하더라도 세기가 약해져 인체에는 무해하다" 등 검증된 사실을 전달했다.
조선일보에 대한 괴담 세력의 공격은 조선일보에 광고를 실은 기업으로 향했다. 집단으로 전화해 광고 중단 압력을 가하다가 실패하자 기업 명단을 공개하고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과학과 논리의 힘으로 맞섰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당시 논설위원으로 사설과 칼럼을 통해 과학적 사실과 합리성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은 '대중의 믿음과 다른 기사를 쓰려니'(2008년 6월 18일 자) 칼럼에서 "미국 사람 중에 미국 땅에서 미국 쇠고기 먹고 인간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만 미국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리는 것으로 돼 버렸다"며 "국민 대다수가 믿고 있는 것이 사실과 다를 때 기자는 어려워진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썼다. 5월 이후 세 번째 '광우병 괴담'을 비판한 칼럼이었다. 양 주필은 "대중이 거짓에 휩쓸릴 때 언론이 앞서 말하고, 정치인이 앞서서 '이건 아니다'라고 해야 되는데 우리 사회에선 이를 막아줄 '방파제' 역할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면서 "오로지 '우리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만이 기준인 세상에서 언론의 마지막 보루인 양심을 지켜야 했다. 명색이 기자라면 여기에 맞서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에 돌을 던지던 세력이 떠들던 광우병 괴담은 하나도 실현되지 않았다. 2019년 12월 기준, 국내에 수입되는 쇠고기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미 50%를 넘겼다. 수입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4만7554t으로 전년(前年)보다 1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도 없다.
[천안함·사드 괴담 땐, 생존자·전문가 취재해 반박]
2010년 3월 26일 밤 천안함이 침몰했다. 장병 46명이 목숨을 잃었고 구조 작업을 하던 군인이 순직했다. "천안함은 스스로 좌초했다" "미군 군함과 충돌해 가라앉았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한국 사회에 난무했다. 참여연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 등이 주도했다.
조선일보는 전문가와 생존자, 유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2010년 4월 2일 자 "'꽝' 폭발음 함께 몸 붕 떠 전쟁 터진 줄 알았다"는 기사는 좌초 괴담에 대한 실증적 반박이었다. 최원일 천안함 함장은 "'쾅' 하는 충돌음과 함께 배가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었다"며 최초 폭발음이 들렸다고 했다. 천안함 괴담에 대한 반격은 5월 14일 자 '화약 성분 나왔는데도 "美 군함과 충돌" 주장', 6월 15일 자 '확실한 물증과 과학적 해명은 외면… 괴담 모아놓은 의혹 종합세트 수준' 기사로 이어졌다.
2011년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협정이 체결되면 수도료가 폭등해 빗물을 받아 써야 한다' '건강보험 제도가 없어져 맹장수술비가 900만원에 이를 것이다' '볼리비아는 미국과 FTA를 통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같은 괴담이 쏟아졌다. 조선일보는 11월 4일 자 '맹장수술비 900만원, 물값 폭등?… 황당한 FTA 괴담' 기사 등을 통해 가짜 뉴스를 분석했다. 우선 의료 분야는 협정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비가 오를 일이 없었고, 수도 등 공공 분야 역시 개방 대상이 아니었다. 볼리비아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사실 자체가 없었다.
'전자파 논란'이 거셌던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국면에서도 조선일보는 국민의 이성적 판단에 근거가 될 수 있는 사실을 끊임없이 제시했다. 사드가 들어서면 '전자파 때문에 주민들이 암에 걸리고 인근 농산물이 씨가 마를 것'이라는 괴담이 돌았다. 반대 집회에선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다"는 노래까지 나왔다. 조선일보는 2016년 2월 16일 자 ' 사드 레이더, 지표 5도 위로 쏴… 100m 밖 사람은 무해(無害)' 기사를 통해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을 둘러싼 논란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자파는 지면에서 5도 각도 상공 직진으로 발사되기 때문에 지표면에는 아예 닿지 않아 안전하다" "레이더가 반사돼 지표에 도달하더라도 세기가 약해져 인체에는 무해하다" 등 검증된 사실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