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5일 끝난 21대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 폭정의 유일한 의회 내 견제세력이었던 미래통합당이 참패함으로써 정치, 경제, 사회 등 국가 전반에 급격한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문 정권이 행정부와 사법부에 이어 입법부마저 장악한 대한민국의 상황은 향후 합법적 형식을 빌려 그들이 원하는 ‘자유를 뺀 민주주의’ 즉 민중민주주의 변혁을 가속화할 것이다. 통상 민중(인민) 민주주의란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과도적 권력체제로 구 통진당에서는 이른바 진보적 민주주의로 포장되어 있었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후폭풍은 안보영역일 것이다. 향후 대한민국은 6·25 남침전쟁 이후 가장 큰 안보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의 안보위기란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안보의 위기를 의미한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70여 년 동안 발생한 각종 안보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은 이를 ‘위기’라고 인식하고 이를 극복해 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실존하는 안보위기를 상당수 국민들이 ‘위기’라고 인식하지 않고 ‘평화’라고 믿는 풍조가 만연되어 있었다.
합법 형식에 의한 안보 기반의 무력화
특히 한반도 평화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이란 미명 하에 북한의 대남전략(對南戰略)에 부응하는 듯한 문 정부의 안보정책이 안보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었다. 여기에 이번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60%(180석)를 장악한 문 정권과 집권 여당(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국회에서 입법활동 등을 통해 합법적 절차를 빌려 전통적 안보의 기반을 훼손하는 정책을 거침없이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이것이 안보위기를 불러오는 후폭풍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대표적으로 ① 한미동맹(국군과 미군) ② 국정원 등 안보수사기관 ③ 국민의 안보의식이라는 3가지 축에 의해 유지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가안보의 3대 축이 모두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이번 총선 이후 국회의 의정활동을 통해 안보 지탱력이 급속히 와해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한미동맹의 균열이다. 한국은 세계 초강대국 미국과 강력한 군사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이의 물리력인 한미연합사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군이 자동개입함으로써 인계철선(trip wire)의 역할을 하는 강력한 전쟁억지력이다. 그러나 문 정부가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은 결국 인계철선 기능의 부재로 미군의 자동파병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한 집권여당(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한미연합사 해체를 수반하는 전시작전권의 전환을 자주국방이라는 미명 하에 가속화하도록 견인할 것이다.
여기에 안보무장력인 군이 흔들리고 있다. 문 정권의 ‘국방개혁 2.0’을 보면 평화와 번영을 책임지는 강한군대, 책임국방의 구현이라는 슬로건 하에 실제는 군의 전투력과 사기를 저하시키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이의 조속한 이행을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통해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군사분야 합의서는 우리 군의 정찰 및 감시자산 즉 눈과 귀 및 손발을 묶어 놓는 안보 깜깜이 합의이다. 김정은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한 지 2년이 되도록 북핵 폐기는 커녕 문 정권을 조롱하고 협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문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음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그러나 문 정권과 이의 추종세력들은 북한의 선동에 호응해 이른바 보수 적폐세력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방해하고 있다고 책임을 전가해 왔다. 이제 전체 의석의 60%(180석)를 장악한 집권여당은 남북관계의 개선이라는 미명 하에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및 부속 군사합의서의 조속한 이행 촉구를 위한 국회결의안을 채택하고, 남북관계발전법(법률 제15431호) 등 관련 법 개정이나 제정을 통해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을 합법화할 것이다. 또한 관련 예산 확보를 통해 이를 실행할 것이다.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제어하기 위한 유엔 및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안를 해제하도록 공식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먼저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의 재개 및 대북경제지원을 노골화할 전망이다. 이러한 행보는 국제공조와 한미공조에 역행하는 것이며 결국 안보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의 기반을 훼손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둘째, 안보수사기관이다. 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이른바 적폐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국정원, 안보지원사(구 기무사), 보안경찰, 검찰 공공수사부(전 공안부) 등 안보수사기관의 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 그 결과 이들 기관의 안보 대응력이 급속히 무력화되고 있다.
문 정권 출범 이후 간첩 검거(4명?)와 국가보안법 위반자 검거 건수 급감(이전 정권 대비 1/6 감소?)하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보수사기관의 인력이 감축되고 활동도 위축되어 과연 안보수사기관의 지휘부가 간첩이나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을 제어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현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2017년 11월 19일 국정원을 개혁한다며 자체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국정원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하고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며 타 기관에 이관하겠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는 야당의 반대를 제치고 이를 실현할 합법적 동력을 충분히 확보했다.
문제는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에서 일탈해 대통령과 그 참모들의 입맛에 부응하는 코드화된 정보활동을 전개한 탓, 바로 ‘정보의 정치화’(politicized intelligence)이다. 결코 ‘대공수사’ 탓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안보수사 및 정보기관의 제1의 임무는 남북분단 상황에서 현존하는 북한의 대남적화 위협을 막아내고 국민의 생명과 안보를 지켜내는 일이다. 어떠한 안보 사안도 이를 우선할 수는 없다.
따라서 국가정보목표우선순위(PNIO: Priority of National Intelligence Objectives)에서 북한의 대남(간첩)공작을 막아낼 대공정보와 대공수사권의 효율적 운용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문 정부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국정원법 개폐 작업을 추진할 것이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이관받는다는 경찰은 보안수사인력을 강화하기는 커녕 100여 명이 넘는 보안경찰을 감축하고 경찰서 보안과를 통폐합하는 작업을 진행시켜 왔다. 보안경찰역량을 강화해야 할 판에 도리어 축소하는 방향으로 역행하고 있다. 그러면 간첩은 누가 잡을 것인가?
또한 군의 안보수사기능을 수행할 안보지원사(구 기무사)의 방첩기능도 이른바 실체도 없는 쿠데타 음모라는 계엄대비문건 파동으로 초토화된 상태이다. 검찰 공공수사부(구 공안부)도 간첩사건 등 안보수사지휘는 뒷전으로 밀어버리고 적폐수사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민국의 4대 안보수사기관이 실질적으로 무력화되는 위기에 처해 정상적인 안보수사 기능 작동이 미미한 실정이다.
풍전등화의 대공수사권과 국가보안법
이런 상황에서 국정원법의 개정을 통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될 운명에 놓여 있다. 이와 함께 국가보안법의 개폐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종북세력들은 국가보안법이 사상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악법이고 애국인사와 통일 인사들을 탄압하는 반민주악법이며 통일의 상대방인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해 통일을 저해하는 반통일악법이라고 매도하며 안보수호법인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선동해 왔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 때문에 이를 실천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이라며 국가보안법의 개폐 작업을 추진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문 대통령은 야당 시절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주장해 온 대표적 인사이며 문 대통령의 전현직 핵심 참모들 상당수가 국가보안법 위반 경력자이다. 또한 2014년 10월 5일 ‘10·4 남북공동선언 1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민관 방북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 북한 정치인들을 만나 “우리가 정권을 뺏기면 하고 싶어도 (교류를) 못 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절대로 안 뺏기게 당을 철통같이 방어하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있습니다”라고 했고 같은 날 기자들에게는 “국가보안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향후 국가보안법 폐지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셋째, 국민들의 안보의식이다. 한반도 평화구축의 핵심 관건은 과연 우리가 북한 및 제3세력의 안보 위협으로부터 평화를 지킬 국력(군사력 포함)을 보유하고 있느냐의 여부이다. 미국학자 레이 클라인((Ray S. Cline)은 국력 산정 지표로 국토·인구(Critical mass), 경제력(E), 군사력(M), 국가전략(Strategy), 국민의지(Will) 등을 제시하며, ‘국력=(C+E+M)×(S+W)’라고 규정했다. 여기의 국민의지(Will)는 국가를 수호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국민들의 정신력 즉 안보 측면에 대비하면 ‘안보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클라인의 국력산정 모델을 한국의 안보 상황에 비유해보면, 아무리 막대한 군사력과 경제력 등을 보유하고 있어도 국민의 안보의식이 낮다면 안보 대응력은 무력화될 수 밖에 없다. 남북관계가 급속히 개선되면서 국민 80% 이상이 북한 김정은을 신뢰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서울 한복판에서 폭압통치자 김정은을 찬양하는 ‘백두칭송위원회’가 노골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국가안보를 걱정하거나 대북경계심을 논하면 수구꼴통으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는 이번 4·15 총선에서도 확인되었다.
앞서 지적했듯이 대한민국 안보의 3대 축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4·15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절대다수의 의석을 확보한 상황은 문 정권이 추진할 국가보안법과 대공수사관권의 폐지 등 이른바 안보 관련 개혁입법이나 대북지원정책을 뒷받침할 예산 확보 등에 고속도로를 깔아준 격이 되어 버렸다. 김정은과 북한의 정찰총국 등 대남공작부서들의 환호할 상황이 구축된 것이다.
이후 초래될 안보 혼란 상황에 대해서는 이러한 정국을 마련해준 다수의 국민들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나 현실은 모든 국민들이 피해와 고난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대재앙을 초래할 거대한 안보위기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